“올바른 좌표 설정과 빠른 속도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앞서나가야”
고양경제포럼 – 홍남기 항공대 석좌교수 ‘4차 산업혁명과 정부·기업의 전략적 대응’ 특강
4차 산업혁명 모든 분야에 영향
데이터·기술·지식이 경쟁력 원천
융합형 신산업생태계 시장 주도
융합·생태계적응·변화 대응해야
[고양신문] 고양경제포럼(회장 이상헌)이 12일 소노캄 고양에서 10월 정기모임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홍정민·이용우 국회의원, 김동원 고양시 기업지원과장, 정원호 고양시정연구원장, 배병복 원마운트 회장, 주은형 낫소 대표, 소순희 테마파크 쥬쥬 대표, 한상태 동의보감 원장, 곽영애 머리하는 날 대표, 하성용 중부대 교수 등 각 분야의 인사 50여 명이 참석해 초청 강사의 강연을 듣고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날 고양경제포럼의 발제자는 지난 5월 37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9월 항공대 석좌교수로 부임한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였다. 홍남기 교수는 정부의 요직을 거치며 국가의 각종 정책을 이끌었던 경험과 AI, IoT, 빅데이터, 모바일을 바탕으로 눈부시게 발달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과 최신 글로벌 동향을 짚어내며 국가와 기업 그리고 지역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강연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기술이 경제·사회 패러다임 바꿔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촉발된 측면이 있다. 정부 역시 같은 해 12월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 대책을 수립했고, 2017년 11월에는 4차산업혁명위원에서 ▲지능화 혁신프로젝트 ▲핵심기술력 확보 ▲산업인프라 생태계 조성 ▲미래사회 변화 대응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정책대응 계획을 발표하면서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왔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논의가 시작된 지 불과 10년도 채 안 되다 보니 그 개념에 대한 이해가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약간 풀어서 보면 4차 산업혁명이란 빅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로 촉발되는 초연결 기반 지능화 혁명으로, 산업과 국가 시스템은 물론 사회 각 분야와 개인의 삶 전반에까지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기술발전 주도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기존의 산업혁명과 확실히 다른 점은 경제뿐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고, 지금 7세 아이들의 65%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정도로 일자리의 근본적인 변화, 그리고 신기술 기반이다 보니 개도국에는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해 지구촌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직업·고용형태 등에 충격적 변화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특징적 모습은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변화하면서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동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드와 같은 기업은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이 되는데 걸린 시간이 불과 1년 3개월밖에 안 될 정도로 그 변화 속도는 가히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또 석유와 같은 자연자원이 아니라 데이터와 지식이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으로 등장해 IoT,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AI와 융합하면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융합한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지능정보기술은 직업과 고용형태 등 산업과 사회 전반에 충격적 변화를 강제하면서 승자독식 구조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 미비한 법·제도로 인한 분쟁 증가, 인간소외 등의 역기능을 초래하는 측면이 있기에 이에 대한 법적, 제도적, 사회적 대응 역시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 중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최신 동향을 살펴보자. 먼저 글로벌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ICT, 바이오, 수송 등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기업과 정부의 연구개발(R&D)투자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63조원에 더해 정부도 30조원을 투자하면서 연간 총 90조원이 넘을 정도로 우리도 연구개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전통 기업인 GE도 최근 글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10억불을 투자하면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신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혁신의 패러다임도 오픈형 혁신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가장 전통적인 분야인 자동차 산업에서조차 자율주행차 개발 붐이 일면서 ICT뿐만 아니라 사이버보안, 인지심리학 분야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할 정도로 기업 간 융합이 확대되고 있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기업처럼 초연결을 통한 공유경제 서비스가 시장을 창출·선점하는 융합형 신산업생태계가 출현하면서 모든 기업이 사업재편을 가속화 하고 있다. IBM이 이미 2014년에 PC 사업 부분을 중국 레노버에 매각하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나, 환경오염을 줄이고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한 줄기세포 활용 육류 개발 스타트업(Start-up) 기업이 나타난 것이 그런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활성화하면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자리 감소, 고용환경 변화 등 하회 충격에 대한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차가 극히 위험한 순간에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로를 건너는 행인을 칠 수밖에 없었다면 우리는 과연 그 사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또 해킹 때문에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져야 하나. 이처럼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윤리적 문제 역시 중요하게 대두할 것이다.
변화와 혁신은 선택 아닌 필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우리의 현주소는 어떠할까. IT 강국이라는 말에서 보듯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력은 세계 4~5위 수준이고, 충분한 발전 가능성과 잠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경제혁신과 사회혁신으로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구현하기 위해 2019년부터 핵심기술 확보, 융복합 산업인프라·생태계 조성, 혁신 인재 육성 등을 위한 관련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기업과 기업인들도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엔데믹 시대에 걸맞은 선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핵심기술 확보-AI융합-생태계적응-변화주도라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이제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과 창업에 나서고 또 업무 프로세스에 예측 가능성을 높여 비용을 줄여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서 나가기 위해서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좌표를 설정하고 일단 그 방향이 정해지면 신속하고 강력하게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라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