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길목에서 만나는 예술가곡의 세계

[공연]

2022-12-02     유경종 기자

유럽 무대 ‘독보적 바그너 가수’ 명성
독일가곡 우리가곡 함께 감상하는 무대  
12월 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고양신문] 중후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하는 베이스 연광철이 오래간만에 고양의 관객들을 만난다. 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는 <베이스 연광철 리사이틀>에서는 슈베르트, 슈만, 슈트라우스의 독일가곡과 귀에 익숙한 우리 가곡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고양문화재단이 진행한 기획공연 시리즈 ‘2022 아람 로열 클래식’의 마지막 순서를 장식할 이번 공연을 통해 베이스 연광철은 지난 2012년 고양국제음악제 이후 정확히 10년 만에 고양을 찾게 된다.

1993년 파리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에서 우승 후, 독일 라이프치히 오페라극장과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 솔리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한 연광철은 어느덧 유럽 무대 데뷔 30주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를 독보적인 바그너 가수로 빛나게 해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만 100회 이상의 바그너 오페라 공연으로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고, 이외에도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모차르트, 로시니, 벨리니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동양에서 건너온 작은 거인으로 우뚝 섰다. 올해에도 파리 국립오페라 <파르지팔>, 함부르크 국립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주역으로 출연하며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연광철은 오페라 커리어만큼이나 솔리스트로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그동안 크리스티안 틸레만, 마르크 민코프스키 등 세계적인 지휘자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음악계의 찬사를 받아왔다. 음반으로는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의 <마이스터징거>, 베르트랑 드 비이 지휘의 <피가로의 결혼>, <코지 판 투테>, <돈 조반니> 등이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도 선보이는 독일 예술가곡 리트(lied)에 대한 관심도 상당해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슈트라우스 등의 작품을 묶어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바그너 가수이자 리트 가수일 뿐 아니라 여러 오페라 무대에서 다양한 음악 세계를 선보여 온 연광철의 다양한 면모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1부는 슈베르트, 슈만, 슈트라우스의 독일가곡을 선보이며 △이어지는 2부에서는 탄생 120주년을 맞이한 김소월 시에 곡을 붙인 우리 가곡과 독일의 작가 테오도르 폰타네의 시에 반주를 맡은 피터 오브차로프(연세대 교수)의 초연곡, 그리고 바그너의 아리아를 차례로 들려준다.

독일 가곡으로는 ‘비밀, 웃음과 눈물’ 등 어떤 장르보다도 시적·음악적 개성이 잘 드러나는 서정적인 슈베르트의 작품, 독일 가곡의 대가 슈만의 첫 번째 연가곡으로 서정적인 선율과 드라마틱한 격정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요람’과 그의 연인 클라라에게 준 음악선물로 감동적인 고백이 담긴 ‘헌정’ 그리고 슈트라우스의 ‘내일이면, 밤, 자유케 되어’ 등이 준비되어 있다.  

한편, 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우리 가곡을 선보이는 2부 공연에서는 그동안 우리말 특유의 굴곡과 호흡을 표현하고 우리말 낭송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써 온 연광철만의 창법을 들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독일의 작가 테오도르 폰타네의 시에 붙인 피터 오브차로프의 ‘다시 여기 바깥에도’와 ‘그렇게 다를 것 없이’가 세계 초연되며, 오페라 아리아로 바그너의 <방랑하는 네덜란드인> 중 2막 달란트의 아리아 ‘딸아, 낯선 이를 환영해 주겠니?’도 들어볼 수 있다.

공연을 준비한 고양문화재단 관계자는 ”한해의 마지막 달을 차분하게 맞이할 수 있는 공연“이라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연광철의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노래를 감상해보시기 바란다”며 초청 인사를 전했다. 공연 티켓은 R석 6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이다. 문의 1577-7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