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역사 흐르는 고양의 물줄기 따라 걸어볼까요
신간 『고양 하천 이야기』 출간
18개 하천탐방길 곳곳 발품으로 기록
흥미로운 정보, 풍성한 현장 사진 담아
책 읽고 탐방길 걷는 시민 많아졌으면
[고양신문] 고양시에는 하천이 몇 개가 있을까? 대부분의 시민들은 많아야 서너 개 이름을 꼽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한강과 공릉천, 창릉천... 또 뭐가 있더라?”
놀랍게도 고양시를 지나는 크고 작은 하천의 수를 모두 합하면 무려 70개에 달한다. 국가하천인 한강을 비롯해 18개의 지방하천, 그리고 51개의 소하천까지. 이들 하천은 비가 오면 빗물을 실어 나르고 각종 용수를 공급해주고 지역 주민들에게 쾌적한 친수공간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나아가 각종 동식물들을 위한 보금자리 역할까지 하면서 도심의 생태계 보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가치가 있는 고양시 하천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한 자료는 없을까? 반갑게도 작년 말 고양시 하천의 숨은 가치를 소개하는 책자가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고양하천연구회와 고양시 생태하천과가 기획·발간한 『고양 하천 이야기』가 그 주인공이다.
하천 탐방길 안내하는 가이드북
총 300페이지에 달하는 『고양 하천 이야기』는 고양시 주요 하천에 대한 현황과 각 하천의 역할, 그리고 생태적 가치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천의 가치에 대해 열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하천길을 한 번이라도 더 걸어보도록 권하고 싶다’는 머리말 문구처럼 이 책은 각 하천의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전문 학술지나 자료집 같은 형태를 띄고 있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고양의 하천을 친근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가이드북 성격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책을 펼치면 맞이하는 첫 번째 챕터는 고양의 생태하천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있으며 이후 두 번째 챕터부터 공릉천 탐방길을 시작으로 총 18개 하천 탐방길을 안내하고 있다. 각탐방길 도입부마다 출발지와 도착지, 소요시간, 주변시설 그리고 대중교통까지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으며 페이지를 넘기면 하천의 역사와 하천을 중심으로 산재한 관광포인트 및 문화재, 그리고 하천에 기대어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의 삶까지 함께 그려냈다.
각 하천마다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이 책이 추천하는 대표적인 곳을 꼽으라면 선유천 탐방길을 들 수 있다. 선유천이 흐르는 선유동 일대는 고양시에서 몇 안 되게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전형적인 농촌마을 풍경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화천의 경우 일산신도시 개발 당시 인공수로로 탄생한 하천이지만 20년의 세월을 겪으면서 자연성이 점차 회복되고 지금은 인근 주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대장천 또한 도심 하천의 바람직한 정비모델로 소개되고 있다.
직접 걸으며 작성 “많이 활용됐으면”
『고양 하천 이야기』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한기식 고양하천연구회 대표와 유경종 고양신문 기자가 의기투합한 덕분이다. 책을 기획한 한기식 대표는 지난 10년간 하천 구석구석을 누비며 지도를 만들고 자료를 수집하는 등 누구보다 고양의 하천을 사랑하는 시민이다. 책의 주요 내용을 집필한 유경종 기자는 평소 고양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기획기사를 꾸준히 써왔으며 특히 2019년 고양의 주요 하천길을 소개하는 ‘고양의 생태하천 나들이’ 기획기사를 연재하기도 했다.
고양의 하천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합심한 덕일까.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생생한 현장성이다. 탐방길을 직접 걸으며 그린 지도와 관광포인트, 사계절 모습이 다채롭게 담긴 사진 자료들은 각 하천이 지닌 매력을 더욱 빛내고 있다. 고양의 하천길 탐방에 관심이 생긴 시민들이 있다면 이 책이 훌륭한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기식 대표는 “각종 개발과 정비사업으로 인해 하천의 모습이 수시로 변해왔고 덕분에 최근의 모습을 확인하려면 여러 차례 현장에 방문해야 했다”며 “앞으로도 하천의 모습이 계속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안내서가 주기적으로 발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경종 기자는 “이 책을 통해 하천의 매력을 알게 되고, 직접 탐방길을 걷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1000부 가량 인쇄된 『고양 하천 이야기』 책자는 고양시 각 도서관과 관광정보센터 등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다양한 관광프로그램을 비롯해 하천네트워크 활동가와 걷기동호회, 생태동아리 회원 등에게도 배포돼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