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망무의 레스토랑>으로 놀러오세요
청년작가와 함께하는 ‘2023 청취갤러리’
첫 전시는 <Mang mu's Restaurant>
3월 3일까지, 화정터미널 2층 청취다방
[고양신문] 고양시가 운영하는 청년 취업 공간인 청취다방(청년들의 취업과 소통이 있는 수다방)이 고양문화재단과 손을 잡고 ‘고양아티스트365’ 선정 작가들과 함께하는 전시 ‘2023 청취갤러리’를 진행하고 있다. 연중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3개월씩 총 4명의 고양 청년 작가의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화정버스터미널 2층 청취다방의 복도를 활용한 이번 전시의 첫 순서는 망무 작가가 스타트를 끊었다. 망무 작가는 ‘선택에 따른 결과’를 주제로 작업한 ‘식’ 시리즈를 통해 환경오염과 동물권에 대한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먹는 행위’ 되돌아보는 작품들
전시장에서 만난 첫 작품은 ‘메뉴’로, 레스토랑의 메뉴판으로 변신한 금색테두리의 전신거울이다. 작가는 “거울 속의 나에게만 집중하며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화려한 거울로 작업했다”면서 “거울에 새겨진 메뉴는 전시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복도를 열심히 찾은 맛집 레스토랑이라 생각하고, 입장하기 전에 메뉴를 보며 기다리면서 어떤 음식을 고를지 한번 생각을 해보세요. 그리고 내가 고른 이 음식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생각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작품은 ‘확장과 축소’다. 선택하기 전에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물어보는 작품으로 ‘의미의 전복’을 의도해 본 작품이라고 한다. 정방형사진들이 여러 장 전시된 작품들 중 일상 사물들 한가운데 자리한 여자의 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보통 정중앙에 먼저 시선이 가기 때문일까? 갑자기 영화의 한 대사가 떠올랐다. “무엇이 중헌디?”
다음에 만나는 작품은 음식을 먹는 여자의 모습이 클로즈업된 사진들이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음식 안에 온전한 동물모습이 섞여 있어서 놀라 뒷걸음치게 한다. 비록 모형이지만 여자의 표정과 함께 소름이 돋았다. ‘먹방’은 자극적으로만 소비되는 먹방 콘텐츠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그냥 음식을 소비하기보다 나는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가에 초점을 두기를 의도해서 작업했다”고 강조했다.
‘What did you eat?’ 시리즈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작품명부터 평범하지 않다. ‘돼지 피자’ ‘병아리 인 더 헬’ ‘해달 핫도그’ ‘고슴도치 프라이’ 등 귀여운 이미지의 동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오히려 섬뜩한 괴리감이 느껴지도록 유도한 작품이다.
작가의 작품들 중 거울을 이용한 작품이 하나 더 있다. 작가가 모든 작업을 하고 난 뒤에 사용했거나 구매했던 모든 영수증을 거울에 부착한 ‘영수증’이라는 작품이다.
“옛날에는 레스토랑을 개업하면 거울에 ‘축 발전’이라고 써서 선물했다고 해요. 그 개업거울을 직접 구매해서 거기에 구매영수증들을 붙였어요. 여러분들이 제가 준비한 음식들 중에 어떤 음식을 선택했는지, 그 선택한 음식들이 어떤 재료들로 구성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독특한 아이템을 이용한 작가의 발상이 재밌어서 영수증을 하나하나 훑어봤다. 레스토랑을 개업하며 소비되는 재료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지를 전시된 작품들의 재료들로 보여주는 작가의 방식은 호기심을 넘어 그 이상을 생각하게 했다.
식사비 대신 “맛집 리뷰 남겨주세요”
전시관람 후에 쓰는 방명록 또한 전시의 주제에 맞춰 맛집 리뷰를 하듯이 만들었다. 이름, 방문날짜, 별점과 함께 추천 메뉴(작품명), 추천 이유를 쓰는 난이 있어서 관람객들에게 전시에 동참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무심코 지나치는 음식소비문화와 환경오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달해준 작가의 작품들은 생각을 나눌 좋은 주제라 다양한 연령층이 관람하면 좋겠다. 청취다방에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청취다방 관계자는 “갤러리는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작가 엽서, 작가 인터뷰 영상 등 작품 홍보와 작품 판매도 지원할 예정”이라며 “청취갤러리에서 신진청년작가가 본인의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공유하며 작가로서 더 발전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청년들의 취업과 소통이 있는 수다방
청취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는 청취다방은 2018년 고양시 청년들의 취업과 소통을 위해 설립된 고양시 제1호 청년공간이다. 공간지원, 취업창업, 문화예술, 교류공감 등 청년의 행복한 삶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청취다방은 이름부터 남다르다. 공용공간은 아아룸(아이스 아메리카노룸), 소그룹공간은 기똥차룸·활기차룸, 세미나룸은 아바라룸(아이스룸·바닐라룸·라떼룸), 신체활동공간은 뜨아룸(뜨거운 아메리카노룸)으로 부른다. 감성이 묻어나는 이름으로 이용대상은 만 18~39세 고양시 청년이다.
운영시간은 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금~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내용은 청취다방 홈페이지(goyangjobcafe.kr)를 참고하거나 전화(031-8075-2869)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