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의 시작, 춘곤증의 원인과 극복법

유용우 한의사의 건강칼럼

2023-02-24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두뇌에 혈액 공급이 적어지면서 머리가 무거워지고 의욕이 저하되고 짜증이 유발되며 자주 졸음이 오는 춘곤증은 간과 비장이 봄의 왕성함을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몸에 불균형을 초래하면 더 심해질 수 있다.

[고양신문] 봄이 되면 자주 피곤해지고 쉽게 졸리고, 식욕이 감퇴하고 소화도 잘 안 되면서 의욕을 잃고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한다. 우리 몸이 계절 변화에 잘 적응 못 해서 생기는 일종의 환절기 증상인데, 흔히 춘곤증이라고 표현한다. 때로는 손발 저림이나 두통, 눈의 피로,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불구하고 오후만 되면 졸음이 쏟아지고 나른해지면서 권태감을 느낀다.

한방에서 봄이란 목기(木氣)가 충만한 절기다. 시작, 판단, 발생, 청춘을 상징하는 계절이다. 하루의 시작점인 새벽을 상징하고 만물이 시작돼 새싹이 돋아나며, 동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다.

또한, 봄은 판단과 결정, 결행을 의미한다. 농사꾼이라면 올해 어떠한 농사를 짓겠다, 회사라면 어떤 사업을 하겠다, 학생이라면 오늘 하루 어떤 공부를 하겠다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때 얼마나 단단한 의지(意志)로 실행하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지고 또 한해도 달라진다. 이러한 의지에 따라 온몸의 장부조직과 세포의 대사과정이 온전하게 발현된다면 왕성한 생명력을 가지고 활달하게 보낼 수 있게 된다. 

봄에는 목의 장부인 간(肝)에서 새로운 영양분을 몸에 공급하고, 재활용 공장인 비장(脾臟)에서 건강한 혈액을 제공해 왕성한 활동을 지원한다. 그렇지 못하면 내 몸과 자연이 어긋나고 장부의 불균형 등이 노출되면서 힘들고 피곤해진다.

봄을 산뜻하고 활기차게 맞으려면 겨울에 몸과 마음의 휴식과 비축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 하루를 기준으로 하면 밤에 자는 동안 충실한 휴식과 회복이 이루어져야 스스로 가뿐하게 일어나 하루를 산뜻하게 시작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눈과 머리가 가볍고 상쾌하게 일어나서 아침 입맛까지 왕성하다면 금상첨화다. 숙면을 위한 의지를 확고히 하고 노력해야만 하는 이유다.

오장육부 중 봄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장부는 간장(肝臟)과 비장(脾臟)이다. 즉 인체에서 육체와 정신의 생명 활동을 지원하는 영양분을 만드는 공장이 간과 비장이기 때문이다. 간은 소화흡수 된 음식물을 인체에 필요한 성분으로 변형시켜 혈중으로 보내는 생산 공장이다. 

그리고 비장은 몸에서 한번 사용된 체액을 재활용시켜 준다. 이렇게 간과 비장이 온전하게 작동하면서 봄을 맞이하면 세포에 충분히 영양을 공급해서 힘찬 출발, 약동하는 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반대로 간과 비장이 봄의 왕성함을 뒷받침하지 못하면 우리 몸에 부족함과 불균형이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부족과 불균형은 소화기 점막과 근육, 두뇌 등에 영향을 준다. 

춘곤증은 소화기 점막에 혈액 공급이 적어지면서 식욕이 감퇴하고 소화가 느려지며 식곤증을 느끼고, 두뇌에 혈액 공급이 적어지면서 머리가 무거워지고 의욕이 저하되고 짜증이 유발되며 자주 졸음이 오고, 어느 순간부터는 근육에 혈액이 부족해지면서 몸이 무겁고 나른하며 만사가 귀찮아지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과 한의학에서는 봄나물로 식욕을 돋우거나 보약으로 기운을 보충했다. 정도가 심한 경우 비장의 기능을 개선하는 한방치료와 생활습관 변화가 필요하다. 음식은 오래 씹어 먹으면서 자신의 정량보다 한 수저 정도 적게 먹고, 맨발로 흙과 모래, 돌 등 자연 속을 걸어보자. 그러한 바탕 위에 보약이나 적절한 건강식품을 찾아 섭취한다면 점차 비장이 살아나면서 활력 넘치는 봄을 보낼 수 있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