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현안 대응, 소속감 높인 비결이죠”
[아파트 넘어 마을로] 가영진 삼송신원마을연합회장 인터뷰
[고양신문] 현대사회 주거 형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 한때 삭막한 도시문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아파트가 최근 새로운 공동체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고양시의 경우 신규택지지구를 중심으로 각 단지가 통합된 아파트 단지 연합회가 조직돼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개별단지 입주자대표회와 달리 이들 연합회는 단순히 아파트 내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교통, 주거환경 등 시 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면서 지역사회의 중요한 의견 그룹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안 해결 외에도 플리마켓 등 다양한 공동체 활동,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활용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로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소속감도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눈에 띈다.
고양신문은 이처럼 지역사회 새로운 자치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파트 연합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순서로 공릉천을 끼고 있는 삼송신원마을 아파트 연합회 가영진 회장<사진>을 만나봤다.
2만2천명 아우르는 연합회
온라인 소통하며 문제 해결
신분당선 연장, 덕양분구 등
현안 해결, 공동체문화 앞장
❚삼송신원마을연합회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우리 삼송신원마을연합회는 신원마을을 좀 더 발전시키고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기 위해 1단지부터 10단지까지 함께 아우르는 연합회다. 회장인 저를 비롯해 김주연 사무총장, 오세장 비대위원장, 주석관 고문 등을 비롯해 단지별 총무 9명으로 구성돼 신원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신원마을 전체로 보면 약 2만2000명 정도 살고 있는데 최대한 많은 입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기 위해 온라인 카페와 단톡방을 함께 운영 중이다. 이러한 커뮤니티를 통해 현안마다 주민들과 함께 논의도 하고 힘을 합쳐 문제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연합회 회장을 맡게 된 계기는.
연합회 회장을 맡기 전에도 신원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회장과 8단지 입대위 대표 등 다양한 동네일을 해왔다. 활동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은 사실 개인적 이유가 있는데 제가 아이가 셋인데 아들 한 명이 자폐증이 좀 있었다. 아버지가 된 입장에서 내가 좀 더 마을을 위해 열심히 나서면 동네 주민들도 우리 아이와 같은 장애아에 대한 인식이 좋게 바뀌고 포용력이 넓어지지 않을까 해서 나서게 됐다. 사실 직장생활하면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동네일을 하다 보니 우리 마을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외되는 문제도 보게 되고 사명감도 생기게 되더라. 그래서 좀 더 좋은 신원마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3대 연합회 회장을 맡게 됐고 현재 4대까지 연임해 활동 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게 눈에 띈다.
카페나 단톡방에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함이나 각종 현안에 대해 올리면 그걸 취합해서 매달 운영진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한다. 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은 시청이나 경찰서 혹은 지역정치인들과 만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작게는 공릉천 환경 개선이나 동네 치안문제, 크게는 교통문제 등 다양한 현안이 있는데 시 공무원이나 정치인 입장에서도 우리처럼 대표성을 가진 단체가 있으면 논의가 수월하다 보니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지역현안 해결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주민 30~40명이 모여서 공릉천 주변을 돌며 청소도 하고 플리마켓도 크게 열어서 아파트 단지 간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리 신원마을 카페나 단톡방의 특징 중 하나는 실명제로 운영된다는 건데 아무래도 본인 이름을 내걸기 때문에 신뢰도도 높아지고 불필요한 감정적 대응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또한 연합회 차원에서 논의된 사안들은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다 보니 주민들의 소속감과 참여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것 같다.
❚신원마을의 주요 현안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건이 있다. 그동안 신원마을을 포함해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교통환경이 매우 낙후되어 있고 그래서 지난 총선에서 종로, 은평, 지축, 삼송 등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신분당선 연장을 합동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현재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신원마을 연장노선까지 반영된 상태인데 사업 주체인 서울시와 국토부 모두 적극적인 입장인 만큼 기재부만 전향적으로 나선다면 사업이 확정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연합회의 요구는 올해 상반기까지 신분당선 연장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덕양구 분구 문제다. 현재 고양시가 발표한 분구 초안은 삼송 택지지구 전체에서 신원마을만 분리하는 내용인데 우리 주민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분구안이다. 왜냐하면 신원마을은 애초에 삼송택지지구에 포함되어 있고 생활권도 이쪽인데 우리만 덕양북구(가칭)에 포함되는 것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편의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인구수만 가지고 무 자르듯 행정구역을 나누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는게 우리 신원마을 주민들의 입장이다.
신원마을 중학교 학군 문제도 쟁점이다. 삼송과 지축 학군이 통합되면서 신원마을 학생들이 멀리 떨어진 지축중학교로 배정받는 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다행히 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앞으로 신원마을 학생들은 지축중학교로 배정하지 않겠다는 답변은 받았지만 원흥중에 배정된 학생들을 위한 버스노선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연합회 활동을 통한 성과도 많을 것 같은데.
3년 전 분구 문제와 관련해 연합회가 적극 나서면서 계획안을 잠정 연기시킨 게 큰 성과였다. 그때 신원마을 주민들의 결속력이 많이 높아졌고 연합회의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또한 신원고등학교가 설립되는 과정에 신원마을연합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했고 자체기금으로 학교에 200만원어치 운동기구를 지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연합회가 활성화하면서 아파트 간 소통과 협조가 많아지는 점이 좋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신원마을에 어떤 이슈들이 생길 때마다 연합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 항상 지역발전을 위한 사명감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주민들도 함께 동참하고 나서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