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국·외국인 50명’도 국제회의로 인정···K-MICE 성장 발판 될까

개정된 MICE 산업 관련 법률 - 국제회의산업육성법·관광진흥법

2023-03-05     권구영 기자

융·복합화 되는 마이스 산업
국제회의 범주·기준 현실화로
정부·지자체의 지원범위 확대
MICE 산업 시장 더욱 커질 것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뒤 화면)와 김원수 여시재 국제자문위원장, 김철원 경희대학교 교수(사진 오른쪽)가 2021고양 데스티네이션 위크에서 특별대담을 나누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회의가 이와 같은 온·오프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되거나 소규모화되면서 국내에서도 현실에 맞게 관련 법률이 개정됐다.

[고양신문] 마이스(MICE) 산업은 기업회의(Meeting), 포상 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Event)를 아우르고 있다. 국제회의와 전시·박람회를 주축으로 참가자와 관광객을 유치하고 산업간 정보교류와 네트워킹을 강화할 수 있는 유망 융·복합 산업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의 법률 지원체계는 두 갈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과 ‘관광진흥법’을 근간으로 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에 대한 지원과 육성정책을 담당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전시산업발전법’을 바탕으로 전시산업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국제회의는 고부가가치 산업
특히, 국제회의산업은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국가 이미지를 높일 뿐만 아니라 여행, 호텔, 쇼핑 등 관련 산업에 끼치는 파급효과가 큰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이다. 국제회의를 개최하면 직간접적으로 고용이 증대되고 국제회의 관련 산업이 발전하며 경쟁력이 향상되는 등 국제회의 그 자체가 하나의 산업적인 의미도 지닌다. 

국제회의산업은 MICE 산업으로 그 범위가 점점 확장되고 있고, 메르스, 사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과 기후변화로 인한 관광산업 위기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영상회의 확산 등에 따라 실제 회의장에 직접 참석하는 평균 참가자 규모가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국제회의 규모 변화와 소규모 개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법령상의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지속해서 제기해왔다. 

‘관광진흥법’과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을 주도했던 한국MICE협회 법률개정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지난해 11월 25일 간담회에서 그간 진행 경과를 공유하고 향후 추가적인 법률 개정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법률개정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에는 서원준 티에스엠 대표, 박래춘 수원컨벤션센터 마이스본부장, 김춘수 인제스피디움 대표, 이봉순 한국PCO협회장, 윤유식 한국MICE관광학회장, 김한석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 김성태 대구컨벤션뷰로 사무국장, 권종술 한국관광공사 MICE실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사진 = 한국MICE협회]

기업회의도 국제회의에 추가
이러한 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정부가 관련 법과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제회의의 범주를 넓히고 그 기준도 대폭 완화하면서 국제회의산업이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해 9월 국회 정기국회에서 ‘관광진흥법’과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국제회의산업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12월 국제회의산업법과 이와 관련한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국제회의의 범주에 ‘기업회의’가 추가됐고, ‘국제회의 기준’도 낮아졌다.

기존법에서는 국제회의에 대한 지원범위를 외국인이 참가하는 회의로 세미나·토론회·전시회 등으로만 한정해 국내외 기업 간 빈번하게 진행되는 회의는 빠져 있었다. 그러나 개정된 관광진흥법에서 관광사업의 종류(법률 제3조)와 국제회의산업법에서 국제회의에 관한 정의 조항(법률 제2조)에 기존의 세미나·토론회·전시회 외에 ‘기업회의’를 추가했다. 

이로써 민간 기업의 행사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 효과가 있으면 행사 기획·유치·개최·진행 등에 필요한 부분에 관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 또, 단순히 국제회의를 위탁받아 ‘대행’하는 기능을 넘어 국제회의를 직접 ‘개발·주최’한다는 개념도 법률에 담았다. 국제회의업의 범위가 확장돼 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MICE 산업의 발전도 촉진될 것이라고 업계가 기대감을 나타내는 이유다.

26년 만에 국제회의 기준 완화
특히 이번에 국제회의 기준이 한결 완화된 부분도 시선이 쏠리는 대목이다. 국제회의 참가국 기준이 기존 ‘5개국’에서 ‘3개국’으로, 국제회의 외국인 참가자 수 기준은 ‘100명’에서 ‘50명’으로, ‘3일 이상’이어야 했던 회의 일정도 ‘2일 이상’으로 낮춘 시행령(국제회의산업법 시행령 제2조 국제회의의 종류·규모)도 지난해 말 발효됐는데, 이번 기준 완화는 법 제정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사실 주요 경쟁국인 일본(외국인 50명 이상)과 대만(참가자 100명 이상, 외국인 40%)이 국제회의 기준을 이미 크게 낮춘 것에 비해 한국은 ‘5개국 이상 외국인 참가, 참가자 300명 이상(외국인 100명 이상), 3일 이상 진행하는 회의’라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해서 지원대상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미 2020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진행한 ‘국제회의 기준 등 개선의견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2.4%가 외국인 참가자 수 기준을 100명 이상에서 ‘50명 이상’으로 낮춰줄 것으로 희망한 것에서 보는 것처럼 현장의 요구는 진작부터 있었다. 

1996년 제정된 국제회의산업법을 26년 만에 개정해 국제회의 기준을 완화한 이유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해외국가의 변화와 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면서 “대규모 국제회의부터 하이브리드·소규모 국제회의까지 전방위적으로 국제회의 유치를 강화해 국제적으로 마이스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K-MICE 성장의 발판 마련
아울러 개정된 국제회의산업법에서 ‘국제회의시설’로 추가된 ‘지원시설’의 요건 규정도 구체적으로 규정(시행령 제3조 5항)했다. 신설된 ‘지원시설’ 규정은 ‘80㎡ 이상의 전용면적’과 ‘카메라·마이크 등 원격영상회의 설비’, ‘칸막이나 방음시설 등 이용자 정보 노출 방지에 필요한 설비’ 등을 모두 갖춘 시설로 구체적 요건을 정했다. 이로써 킨텍스 화상상담실, 부산 벡스코 마이스 화상상담장, 고양시 MICE 육성센터, 대구 MICE 지원센터 등이 국제회의 지원시설로 새롭게 인정받게 됐다.

이번에 국제회의산업을 규정하고 있는 관련 법률 개정작업을 추진한 곳은 한국MICE협회였다. 2021년 4월 열린 ‘2021 아태 마이스 비즈니스 페스티벌’ 세션에서 법률 개정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된 이후 윤유식 한국MICE관광학회장, 이봉순 한국PCO협회장, 김춘수 인제스피디움 대표, 권종술 한국관광공사 MICE실장 등 학계와 협회 그리고 업계 대표 9명으로 구성된 법률개정특별위원가 조직돼 몇 차례의 논의와 현장의 요구를 수렴·반영한 개정안을 마련했고, 국회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파주시을)의 대표 발의로 법안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연말에는 관련 시행령도 개정됐다.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

한국MICE협회 법률개정특별위원장으로 이번 법 개정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은 “이번 마이스 산업 관련 법률 개정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범위가 확대되면서 기업이벤트 등으로 MICE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국제회의가 발굴·유치되고 국제행사로 발전하면서 K-MICE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