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상시 유턴, 제대로 알고 하자

이광수의 교통안전 칼럼

2023-03-14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고양신문] 필자는 업무상 여러 기관이나 단체에 교통안전 강의를 많이 다니는 편이다. 특히 운수업체에 가서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는 내용도 세부적이고 깊게 해야 한다. 그분들도 교통에 대해서는 전문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분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질문을 많이 하는 것 중 단연 으뜸이 상시 유턴이다. 상시 유턴을 비보호 유턴이라고도 부르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안다면 상시 유턴이 더 정확한 말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비보호 유턴이라고 하면 전방 차량 신호등이 파란불일 때 유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상시 유턴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 많다는 얘기다.

일단 유턴 표지판을 크게 3가지로 구분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냥 유턴 표지만 있는 경우, 유턴 표지에 대각선이 그어진 경우, 그리고 유턴 표지 하단에 글자로 보조표시가 달린 경우다.

상시 유턴 표지

첫째, 그냥 유턴 표지만 있고, 아무 글자도 없는 표지판을 상시 유턴이라고 한다. 이 상시 유턴 표지판은 전방 차량 신호가 파란불이든, 빨간불이든 색깔에 상관없이 반대 방향 차량 흐름에 방해를 주지 않을 때 유턴이 가능하다.

유턴 금지 표지

둘째, 유턴 표지에 대각선이 그어져 있는 표지판은 유턴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다.

조건부 유턴 표지

셋째, 상시 유턴 표지판 하단에 ‘좌회전 시’, ‘보행 신호 시’, ‘직좌신호 시’, ‘보행 및 좌회전 시’, ‘승용차에 한함’ 등과 같은 보조표시가 달린 것을 조건부 유턴이라고 한다. 이런 보조표시가 달렸을 경우, 보조표시의 내용이 성립하는 상황에서만 유턴할 수 있다.

문제는 상시 유턴이다. 이 상시 유턴은 비보호 유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비보호 좌회전에 익숙한 운전자들이 이를 유추해서 생각한다. 그래서 전방 차량 신호등이 파란불이나 좌회전 신호일 때 유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안전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좌회전 신호나 보행 신호에 유턴하기 위해 계속 기다리고 있는 때도 있다. 그런데 반대 방향에 진행 차량이 전혀 없음에도 유턴하지 않아 뒤에 있는 차량이 먼저 유턴하는 예도 종종 목격한다. 앞 차량이 상시 유턴의 개념을 정확히 몰라 일어나는 일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상시 유턴은 전방 차량 신호등 색깔에 상관없이 모든 신호에서 유턴할 수 있다. 비보호 좌회전과 상시 유턴의 차이점은 비보호 좌회전은 전방 차량 신호등이 파란불일 때 반대편 차량에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 좌회전해야 하지만 상시 유턴은 신호에 상관없이 유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둘의 공통점은 반대편 차량에 방해를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시 유턴은 불필요한 대기시간이 줄어들 수 있지만, 운전자가 유턴할 시기를 판단해야 하므로 유턴할 때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불법 유턴을 시도했다가 경찰관에게 적발되었을 때 범칙금과 벌점은 첫째, 유턴 위반의 경우 승용차는 6만원, 승합차는 7만원, 벌점은 없다. 둘째, 신호위반의 경우에는 승용차는 6만원, 승합차는 7만원, 벌점은 15점이고, 셋째, 중앙선 침범의 경우에는 승용차는 6만원, 승합차는 7만원, 벌점은 30점이다. 그리고 과태료는 신호위반의 경우 승용차는 7만원, 승합차는 8만원이며, 중앙선 침범의 경우 승용차는 9만원, 승합차는 10만원이다.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경우 범칙금(과태료)과 벌점은 2배가 된다.

그렇다면 교통사고 발생했을 때 과실비율은 어떻게 될까. (과실비율분쟁위원회 자료 참조,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음)

첫째, 유턴하다 교차로를 직진해 오는 차량과 충돌했다면 유턴한 차량이 신호기 지시(좌회전, 적색 등)를 따랐는지를 먼저 따지게 되며 만일 이를 따라 유턴했다면 과실은 없다. 그렇지만 상시 유턴 구역 또는 직진 신호에 따라 진행한 유턴일 땐 유턴한 차량이 주변을 살필 의무가 생겨 80%의 과실 책임을 진다. 따라서 유턴할 때 교차로를 직진해 건너오는 차량과 부딪힐 가능성이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둘째, 유턴 중 교차로를 우회전해 들어오는 차량과 충돌했을 경우 신호를 받고 유턴을 했더라도 20%의 사고 책임을 지게 된다. 상시 유턴 구역에서 이와 같은 사고가 났다면 유턴을 진행했던 차량이 70%의 사고 책임을 진다. 항상 우회전 차량이 없는지를 확인하여 안전을 확보한 뒤 진행해야 한다.

셋째, 유턴하던 차량끼리 충돌했을 땐 선행 차량보다 후행 차량이 더 중한 사고 책임을 지게 된다. 유턴 후행 차량은 선행 차량의 유턴을 방해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어 사고 책임 역시 100%까지 나올 수 있다. 선행 차량과 후행 차량이 동시에 유턴했더라도 후행 차량에 80%의 사고 책임이 있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

결론적으로 운전자는 평소 유턴 개념을 정확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시 유턴 구간에서 운전자가 안전하게 유턴하기 위해서는 표지와 신호, 주위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운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만약 불법 유턴하다가 예상치 못한 사고를 일으키면 형사처벌은 처벌대로 받고, 민사적인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안전운전을 위해 평소에 잘 모르는 도로표지판이나 변화된 도로교통 법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