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북한산 탐방객수 큰 감소...산악사고는 봄철 부쩍 늘어

21년 333만 명·작년 245만 명 작년 안전사고 216건 중 3월~7월 105건, 48% 차지

2023-04-24     황혜영 인턴기자

[고양신문] 작년 북한산을 찾은 탐방객 수가 245만여 명으로, 2021년 333만여 명, 2020년 390만여 명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실내 모임 등이 제한되면서 많은 인구가 산으로 모였으나, 마스크 해제를 비롯해 코로나19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등산객이 줄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등산객 10월·4월·5월 순으로 많아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북한산을 방문한 탐방객은 평균적으로 10월(34만8740명)에 가장 많았다. 이어 봄철인 4월(32만4657명), 5월(31만6820명), 3월(28만9425명) 순으로 탐방객이 많았다.

북한산에서 발생한 탐방객 안전사고 전체 건수는 2020년(203건)에 비해 2022년(216건)에 더 증가했지만, 유형별로 세부적으로 분석했을 때 사망사고와 골절·상처로 발생한 부상 건수는 줄었다. 사망사고는 2020년 6건, 2021년 2건, 2022년 0건으로 파악됐고, 부상 유형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골절·상처로 인한 부상 건수는 2020년 51건, 2021년 43건, 2022년 38건으로 조사됐다.

작년 발생한 안전사고는 3월(13건)부터 점차 증가해 7월(36건)까지 5개월간 105건 발생해 전체 안전사고 중 약 48%를 차지했다. 

북한산지구 대부분을 관할하는 고양소방서에서 파악한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2020년 87건, 2021년 74건, 2022년 68건으로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고양소방서의 구조 68건 중 실족부상(39건)과 일반조난(16건)이 약 80%로 전체 구조 건수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 

유재헌 고양소방서 119구조대원은 “일률적이지는 않지만, 활동 인구가 많으면 그에 비례해 사고 확률도 높아진다”며. “봄철에 등산객이 많아지다 보니, 산악사고도 다수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안전사고 대비하지만...“공백 발생하기도”
고양소방서는 등산 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시기별 점검 및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봄철 해빙기에는 바위 위 얼음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발생하는 낙석, 바위 틈의 얼음이 팽창했다가 녹아 무너지는 토사 등이 발생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고양소방서는 매년 해빙기마다 국립공원공단, 민간산악단체와 협동해 낙석 제거와 점검을 하고 있다. 

암벽 사고 등에 대비한 산악 구조훈련과 북한산의 복잡한 산길과 등산로를 파악하기 위한 지리 조사도 한 달에 한 번씩 이루어진다. 

북한산 산악 안전사고 구조 현장 [사진 제공 = 고양소방서]

다른 지역의 경우 산악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구조대가 있지만, 고양소방서는 일반 구조대가 산악 구조까지 담당한다. 유재헌 구조대원은 “관내에 북한산 국립공원이 있다 보니 산악 구조를 같이 나가게 된다. 때문에, 일반 구조 출동에 나간 사이 산악 구조 요청이 오면 출동력 공백이 발생한다. 빈번하지는 않지만, 일반 구조와 산악 구조를 겸하고 있어 생기는 애로사항”이라고 털어놨다. 

유 대원은 기억에 남는 구조활동으로 북한산에서 러시아 일가족을 구조했던 사건을 꼽았다. 러시아에서 온 일가족 4명이 북한산에 올랐고, 해가 지면서 길을 잃게 된 것이다.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로도 의사소통이 어려워 고립돼있는 공간에 대해 자세히 듣기 어려웠다고 한다. 연락도 잘되지 않아 난감했지만, 여러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구조에 성공했다. 유 대원은 “야간, 생소한 위치, 언어 장벽 등 악조건에서 요구조자를 찾아냈다. 최소한의 정보로 구조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조 요청을 할 때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등산로에 있는 좌표를 알리거나 스마트폰이 있다면 지도 앱에서 위치를 파악해 전달하면 된다. 구조대원과 소통하기 위해 휴대폰 배터리를 아껴두는 것도 필요하다.

북한산 산악사고 현장, 요구조자를 헬기로 이송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고양소방서]

휴대폰 잘 점검하고 접지력 좋은 신발 착용해야
유 대원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휴대폰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휴대폰이 산의 음영지역에서도 신호를 유지하려고 하다 보니, 평지에서보다 더 많은 배터리를 소모한다고 한다. 이는 구조 시 소통에 장애가 될 수 있어, 산행 전 배터리를 완충하거나 보조 수단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안전 산행을 위해 필수로 갖춰야 하는 장비에 대해 유 대원은 “보호대나 엄청난 장비보다는 계절에 맞는 의류와 필요한 장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조를 하다 보면 일반 운동화를 신어 접질리거나 낙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접지력이 좋은 신발을 꼭 착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북한산은 암릉 지역이 많아 전문 클라이머에게도 인기가 많다. 암벽 등반을 하는 경우, 일반 등산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해서는 안 된다. 유 대원은 “암벽 등반하시는 분들의 사고 발생 빈도는 낮은 편이지만,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봄철에는 낙석이 발생할 수 있으니 암벽 등반 시에는 전문 장비를 꼭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날이 풀리면서 산을 찾는 이들에게 유 대원은 “자신의 운동 능력에 맞는 등산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고”고 당부했다. 보통 운동을 시작하려는 목적으로 산행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은데, 산행 전 어떤 코스가 자신에게 적합한지 파악하고, 신체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등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소방서 119 구조대원 [사진 제공 = 고양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