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조합을 ‘전국 1위’로… “자부심 느끼는 조합 만들 것”

[고양시 조합장 인터뷰] 김보연 고양시산림조합장

2023-05-01     남동진 기자

 

3선 연임 최고령 조합장
학구열과 지역 애착심 통해
‘경영위기’조합 흑자 탈바꿈
조합원 소득구조 개선 위해
임업직불제 활성화 등 노력

[고양신문] “다른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보다 더 나은 소득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합원들의 자산증가에 도움이 되도록 임업직불제를 활성화하겠습니다.”

탄탄한 조합원 지지를 바탕으로 3선 연임에 성공한 김보연 고양시산림조합 조합장. 첫 취임 당시 경영위기였던 산림조합을 8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면서 조합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덕분에 김보연 조합장은 지난 2회 선거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경쟁자 없이 무투표 당선으로 21대 고양시산림조합장에 취임했다. 지난 25일 식사동 산림조합 숲카페에서 그를 만나 취임 이후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벽제조합장·도의원 이어 산림조합장까지
1948년생의 김보연 조합장은 성석동 고봉산 자락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양시에서 지내고 있다. 어린 시절 한국전쟁으로 피난을 다녀오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김 조합장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글방에서 한학을 배우며 자랐다. 어린 시절 배운 천자문, 명심보감, 사자소학 등은 어른이 돼서도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배움에 대한 강한 열망은 예순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해 2013년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산림조경분재학과에 입학해 석사과정을 마치기도 했다. 지역에서도 많은 활동을 해왔다. 어린 시절부터 4H와 농촌지도자, 새마을지도자 활동 등 다양한 지역봉사활동을 해왔으며 그러한 노력 덕분에 제9·10·11대 벽제농협 조합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도의원에 당선돼 제7대 경기도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했다. 그때 보고 배웠던 경험들은 현재 산림조합을 운영하는 데 있어 큰 밑거름이 됐는데 특히 독일 견학 당시 울창한 숲을 보면서 ‘강국은 숲이 울창한 나라’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숲과 나무를 잘 키우면 전 국민이 먹고 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자연재해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굳힌 그는 이후 산림조합장에 나서며 3선 연임까지 성공했다.

작년 경영실적을 인정받아 올해 산림조합중앙회 시상식에서 ‘경영성과’와 ‘금융종합업적평가’ 대상 2관왕을 수상했다.

금융자산 5배 증가… 경영분야 2관왕
“지금보다 산림조합을 더 발전시켜 달라는 조합원들의 엄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임 초기를 생각해보면 경영상태가 너무 열악했었고 희망이 잘 안보였던 게 사실인데 점차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면서 조합원들이 다시 한 번 믿고 지지해주신 것 같아요.”

김 조합장의 말처럼 고양시 산림조합은 그동안 많은 성장을 해왔다. 취임초기 경영개선권고조합으로 낙인찍힐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당당한 흑자경영 조합으로 탈바꿈하기에 이르렀다. 7억원 남짓이었던 출자금은 현재 40억원까지 증가했고 예수금과 대출금을 합한 금융자산 또한 800억원에서 3912억원으로 5배가량 늘었다.

특히 작년의 경우 조합 당기순이익이 34억원을 넘어 경영성과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적극적인 신규예금 유치를 통해 금융업적평가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는 등 경영분야 2관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보연 조합장은 “저뿐만 아니라 임직원 모두가 화합하고 단결해서 이룬 성과”라며 “올해 내로 금융자산을 최대 5000억원까지 늘리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1년 5월 식사동에 위치한 산림생태문화센터 준공식


산림생태문화센터, 고양대표 힐링명소로
자산규모의 증가만큼 조합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17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현재 8명이 늘어난 25명이 됐고 일산에 새로 지점을 개설하는 등 지점수도 증가했다. 지점이 3개 이상 되거나 자본금 30억원이 넘어야 둘 수 있는 상임이사직을 이제는 당당히 임명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하게 된 것. 김보연 조합장이 취임 당시 공을 들였던 여성위원회를 통해 조합 이사진의 성별구성이 다양해졌고 대의원 중에서도 여성대의원이 여럿 탄생했다. 덕분에 작년 말 총회 기준 조합원수는 2517명으로 많은 성장을 보였다. 

재작년 준공한 산림생태문화센터 또한 고양시 산림조합이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2020년 산림청 공모사업을 통해 식사동 425-4일원에 조성된 이 건물은 총 15억원의 사업예산이 투입돼 사업면적 1224㎡, 건축면적 612.5㎡ 규모로 건립됐다. 이곳은 방문객들이 머물며 쉴 수 있는 숲카페를 비롯해 각종 산림관련 교육과 대관이 가능한 강당 및 세미나실, 산림조합원들이 생산하는 다양한 임산물을 판매하는 전시판매장, 100여종의 묘목과 다육식물, 초화류 등을 판매하는 나무판매장 등이 마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누리길 숲체험 교육, 화분 분갈이 지원사업 등 다양한 체험교육 또한 이곳에서 진행돼 시민들을 위한 도심 힐링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나무시장 확대, 환원사업 늘릴 것 
“모든 일은 사람이 이끌어간다고 생각해요. 직원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강조하는데 도전정신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게 제 신조입니다. 공부하고 성장하는 자세를 가지고 조합원들과 준조합원들, 다른 고객님들을 만족시키며 감동을 주는 산림조합이 되자고 항상 강조하고 있어요.”

김보연 조합장은 산림조합의 더 큰 성장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봄철에만 운영하는 나무시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현대식 하우스 건물을 지어 연중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봄철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나무를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금융사업과 관련해서는 향후 5년 내에 들어설 창릉지구 내에 지점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림조합 본연의 역할을 높이겠다는 각오도 엿보인다. 김보연 조합장은 “탄소중립이라는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산림조합의 역할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 같다”라며 “특히 고양시의 경우 타 지자체에 비해 1인당 생활숲 면적이 부족하고 개발사업도 늘어나는 만큼 지자체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도시숲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을 위한 환원사업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타 조합에 비해 열악하다보니 조합원들에게 만족스러운 환원사업을 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최대의 서비스를 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아울러 조합원들의 결속력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정례적인 행사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산림조합 조합원으로서 자부심과 권리를 누리를 누릴 수 있도록 더 많은 홍보활동을 통해 이끌어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