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정성으로 꽉 채운… 겉은 바삭 속은 촉촉 에그 타르트
[맛있는 외출] 수제타르트 전문점 ‘달콤 타르트’
매일매일 굽는 14가지 다양한 종류 타르트
바삭하고 두툼한 홍콩 스타일 타르트 쉘
제철 재료로 만드는 과일청 음료도 인기
[고양신문]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원중초등학교 바로 옆에 자리한 파란 담장의 ‘달콤타르트’를 지나가다 보면 고소한 파이굽는 향기에 이끌려 저절로 가게로 들어서게 된다. 오전 11시 갓 구워진 달콤타르트의 대표 메뉴인 에그 타르트가 냉장고에 들어가기 전 상온에서 식혀지고 있다.
한손으로 들기에도 묵직한 에그타르트를 한입 베어 물자 바삭하고 고소한 파이가 파사삭 부서진다. 속을 가득 채운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달콤하게 입안에 퍼지며 저절로 미소를 띠게 된다. 쌉쌀한 커피와 부드럽고 달콤한 타르트는 바쁜 오전을 보내고 조금은 지친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 같은 디저트다.
포르투갈 수녀원에서 처음 만든 타르트
부드러우면서 바삭한 이 맛있는 디저트의 역사는 19세기 포르투갈에서 시작된다. 포르투갈어로 ‘파스텔 드 나타’ 라고 불리는 에그 타르트는 프랑스식 파이의 일종인 '타르트'에 달걀노른자와 우유, 바닐라 에센스를 섞어 만든 '커스터드'를 넣어 만든 디저트다. 포르투갈 리스본 벨렘지역의 리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는 수녀들의 흰옷을 빳빳하게 만들기 위해 달걀흰자를 이용해 수녀복에 풀을 먹였다. 이렇게 흰자를 많이 쓰다 보니 노른자가 잔뜩 남게 되었는데 이때 수도원에서 남는 노른자를 활용해 개발한 디저트가 바로 에그 타르트다.
1820년 포르투갈의 자유 혁명 이후 수도원의 성직자들이 모두 떠나면서 레시피는 설탕공장에 전해졌고 1837년 설탕공장 사장이 ‘파스테이스 드 벨렝’ 과자 집을 오픈하게 되었다. 이후 전 세계로 타르트가 알려지기 시작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에그 타르트의 페이스트리 타입의 쉘(파이 부분)은 400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온 마카오를 지나 홍콩으로 오면서 두툼한 버터 쿠키 타입으로 변한다. 식사동 달콤 타르트는 전통 타르트에서는 변형된 홍콩식의 바삭하고 고소한 버터 쿠키 쉘로 만들어진 타르트다.
다양한 메뉴로 사랑받는 곳
달콤 타르트의 에그 타르트는 모양부터 우리가 아는 타르트가 아니다. 한입에 쏙 들어올 평범한 타르트가 아닌, 한 손으로 들기에 묵직할 정도의 큰 에그 타르트는 두툼한 버터 쿠키 쉘 속에는 커스터드 크림이 꽉 차서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다. 타르트는 빵 만드는 과정과 다르게 파이를 이루는 쉘 부분과 필링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 김민정 사장은 전날 미리 버터, 우유, 달걀, 아몬드가루와 밀가루를 이용해 타르트 쉘을 만들고 직접 만든 신선한 커스터드 크림을 채워 아침에 매장에서 굽는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계량부터 진열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준비된다.
파이 종류는 약 14가지로 굽는 날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매장에는 귀여운 당근 초콜릿이 올라간 당근 타르트부터 폭신한 레드 벨벳 케이크가 올라간 타르트, 사과 필링과 고소한 쿠키 가루가 올라간 애플 크럼블, 커스터드 필링이 가득한 에그 타르트, 블루베리를 설탕 조림해 올리고 크림치즈로 부드러운 속을 채워놓은 크림치즈 블루베리 타르트, 아몬드를 고소하게 구워 올린 아몬드 플로랑탱, 진한 초콜릿이 들어간 브라우니 타르트, 상큼한 체리가 들어가고 바삭한 쿠키가 올라간 체리 크럼블, 씹는 맛이 고소한 코코넛 타르트, 상큼한 레몬이 들어가 입맛을 돋우는 레몬 타르트까지 매번 새로운 타르트를 개발 중이다.
타르트는 취향 따라 따듯하게 먹기도 하고,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푸딩처럼 차게 먹을 수도 있다. 2~3일 내 바로 먹는 건 상온 보관이 가능하지만 오래 두고 먹으려면 구매 직후 냉동을 하는 게 좋다. 에어프라이기나 오븐 170도에서 5~7분 구우면 구입했던 맛 그대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타르트 전문점인 까닭에 음료 종류는 여느 카페처럼 많지 않다. 대신 신선한 제철 재료인 자몽과 청귤, 레몬, 유자를 이용해 청을 담그고 겨울엔 생강 청을 담근다. 과일 차와 시원한 에이드는 비타민이 많아 감기 예방과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줘 엄마들에게 인기 음료 메뉴다.
“아이들이 편하게 들르는 쉼터 되고파”
매장은 싱그러운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을 맞아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달콤 타르트의 테라스에 앉아 있으면 아이들이 까르르 웃으면서 하교하는 모습을 늘 볼 수 있다. 급식을 먹고도 달콤함이 아쉬운 아이들의 참새 방앗간이 되어주는 가게는 엄마의 손을 잡고 들어와 다양한 맛의 타르트를 먹으며 동화책을 보는 쉼터가 되어준다.
도서관 사서 이력을 가지고 두 아이를 키우는 김민정 사장은 “무거운 가방 메고 지나가는 중학생 아이를 보면 저희 아이 같다”라며 “가게에 들어오면 서비스 쿠키를 챙겨주기도 한다”라고 말한다. 이어 “타르트를 안 사더라도, 아이들이 언제나 들어와서 편하게 책을 읽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과 편한 좌석을 많이 준비해 두었다”고 말한다. 둘러보니 영어 원서부터 다양한 그림책과 동화, 어른을 위한 책들도 골고루 꽂혀있다. 좋은 책들을 방문한 손님들과 나누고자 6월에는 책 바자도 계획 중이다.
김민정 사장은 “최근 원재료 값이 많이 올랐지만 1개 3000원, 6개 세트 1만7000원을 유지하며 속 재료를 꼭 꽉 채우고 있다”라며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타르트”라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엄마의 단단한 마음으로 용기있게 시작!
타르트의 맛만 보면 오랜 내공을 가진 베이커리 전문가일 것 같지만, 사실 김민정 사장은 중학생, 초등학생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시간이 길었던 전업주부였다.
“큰아이 친구 엄마의 제안으로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하다 보면 늦어질 것 같아 무작정 용기를 내었습니다.”
아이를 모두 키우고 은퇴 후 본인만의 작은 가게가 가지고 싶었던 그의 꿈은 이처럼 불현듯 시작됐다. “처음 시작은 두려웠지만, 엄마로 살아오며 다져진 단단한 마음으로 부딪혀보니 지금처럼 시간이 흘렀다”고 말하는 그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엄마들 모두 저처럼 용기를 가져보시기를 바란다”며 하루하루 꿈을 만들어가는 공간인 ‘달콤 타르트’로 달콤한 초대를 했다.
수제타르트 전문점 달콤 타르트
주소 고양시 일산동구 위시티3로 75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문의 031-965-8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