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협의 없이 일방적 의회 승진 발표에 ‘발칵’

인사 문제 두고 시의회, 집행부 또 다시 대립각

2023-06-08     남동진 기자

 

김영식 의장 승진 인사 예고
현 사무국장 졸지에 ‘오리알’
파견복귀 두고 고양시와 마찰
“이런 인사 어딨나”내부 황당


[고양신문] 최근 주요 현안마다 갈등을 겪고 있는 고양시와 시의회가 이번에는 인사문제를 놓고 다시 한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고양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고양시의회는 오는 9일 인사권 독립 이후 첫 자체 승진 인사를 예고했다. 현재 5급 사무관인 유영열 의정담당관을 4급 서기관으로 승진시킨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동안 고양시와 관련된 모든 인사권은 시장이 쥐고 있었으나 작년부터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시의회 직원들에 대한 승진임용은 시의회 의장이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갑작스런 이번 승진 인사로 인해 졸지에 시의회와 고양시와의 인사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고양시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최석규 서기관(4급)은 본청에서 파견된 인력으로 당초 올해 말까지 의회 업무를 맡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유영열 의정담당관이 승진을 앞두면서 졸지에 의회사무국장 자리를 놓고 4급 서기관 2명이 다투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5급이상 승진인사의 경우 통상적으로 결원이 발생할 시 인사위원회를 열도록 되어있는데 이번의 경우 현직 의회사무국장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4급 승진인사를 발표한 것이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원래 사전협의를 마무리하고 승진인사를 발표했어야 하는데 내부사정도 있었고 김영식 의장님의 의지가 강해서 밀어붙인 부분이 있다”며 “의회 내에 4급 자리가 사무국장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현 최석규 사무국장님이 본청에 복귀하시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 집행부 측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당초 1년 임기를 조건으로 파견을 갔던 사무국장이 갑작스럽게 본청으로 복귀할 경우 하반기 인사발령을 앞둔 시 입장에서는 행보가 꼬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시의회 인사권이 의장에게 넘어간 것은 맞지만 시 집행부와 협의를 거쳐서 승진 인사를 발표해야 하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결정한 뒤 파견직원을 복귀시키려고 하면 앞으로 누가 의회에 파견나가려고 하겠나”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수 년전 고양시와 시의회가 인사갈등을 빚으면서 사무국장 공백 사태까지 발생했던 지난 8대 전반기 시의회 문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번 승진 인사를 두고 의원들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시의원은 “이미 이동환 시장이 의회사무국장의 본청 복귀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는데도 김영식 의장이 승진 인사를 강행한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괜한 기싸움으로 공직자들간의 분란만 조장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