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을 사로잡는 이야기의 주인공, 바로 당신!

2023-06-15     조문주 시민기자

스타 PD & 인플루언서 김민식 작가
식사도서관 ‘나를 이야기하는 무대’ 수업 
“예상 깨는 강약조절 있어야 흥미진진”

스타PD, 베스트셀러 작가, 파워블로거, 인기 유튜버 등 다양한 직함으로 불리는 김민식 작가.  

[고양신문]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과 연출상을 받은 프로듀서, 스타등용문의 대표작이었던 MBC의 시트콤 <뉴 논스톱>과 드라마 <내조의 여왕>, <이별이 떠났다> 등을 연출한 김민식 PD. MBC ‘스타 PD’로 시작해 대학에서 강의 중인 교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외로움 수업』 등 9권의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 파워블로거, 1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입담 좋은 유튜버까지 김민식 PD를 부르는 호칭은 정말 다양하다. 

이렇게 멋진 호칭이 가득하지만, 그의 이력은 의외다. 공대 출신으로 엔지니어는 중도 포기, 영업사원도 중도 하차, 통역 대학원으로 전향했으나 그마저도 직업으로 삼지 않았다.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즐거운 일을 찾아가던 그는 드디어 꿈의 직업이었던 MBC 공채 PD가 되어 인기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하지만 노조 집행부 활동을 빌미로 비제작부로 좌천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책 제목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처럼 좌절하지 않고 7년을 매일같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적극적으로 즐기고 놀았다. 그 결과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하고 드라마 연출자로 복귀하기도 했다. 이제는 스타 PD가 아닌, 누구에게나 숨어있는 글쓰기 본능을 일깨워주는 따듯한 마음의 작가이자 강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곳이 도서관"이라고 말하는 김민식 작가는 1년에 200여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다. 그 때문일까? 이제는 도서관에 그의 책이 많아졌다.

타고난 이야기꾼이 진행하는 1대1 코칭

1년간 200여 권의 책을 읽는 독서광이라 밝힌 타고난 이야기꾼인 그가 일산동구 식사도서관에서 진행 중인 ‘나를 이야기하는 무대’ 프로그램의 멘토로 나섰다. 8월까지 총 14번 진행하는 이번 수업에는 20명의 참가자들이 원고작성과 발표, 말 잘하기 방법을 차례차례 배워나가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본인만의 강연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9월 일산호수공원에서 대한민국 독서대전 행사의 일환으로 강연 시간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5월부터 시작된 김민식 PD와의 수업을 함께 한 참여자들은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떨리는 목소리로 발표했다. 낯선 이들 앞에서 지나온 몇십 년의 세월을 10분 안에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살아온 삶을 담담히 말하며 앞으로의 새로운 꿈을 찾아가는 이들에겐 칭찬의 박수가 쏟아졌고, 힘든 날들을 지나오며 눈물을 흘리는 이에게는 위로와 치유의 마음이 전해졌다. 

식사도서관에서 진행 중인 '나를 이야기하는 무대' 수업.

“사람들은 실패를 이겨낸 이야기에 감동”

김민식 작가는 수강생들의 이야기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경청하면서 더해야 할 이야기와 빼야 할 이야기를 알려주면서 “살아온 경험이 모두 다른 만큼 각자의 삶을 압축하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수강생들에게 원고를 작성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큰 힘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김 작가는 “사람들은 성공기에는 관심이 없다. 잘난 이야기를 하고 나면 밥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 실패와 좌절에 공감하고 다시 일어나는 것에 희망을 느낀다”라며 솔직하게 스스로를 표현해 준 수강생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청중을 사로잡는 이야기의 비법은 서커스 속 저글링과 같아요. 평탄하게 공만 주고받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날카로운 칼도 쑥 나오고 뜨거운 불도 뿜어져 나와야 객석에서 집중도도 높아지고 탄성도 나오는 것입니다.”

글의 강약을 조절해야 재미있고 청중을 사로잡는 원고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 김 작가는 결과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즐겁게 완성하길 바란다”라며 응원을 보냈다.

“역사를 알게 되면 자부심을 느끼고 나라를 사랑하게 됩니다. 나를 알아야 자신을 사랑하고 앞으로의 많은 시간을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지 않겠어요? 그게 바로 이야기의 힘입니다.”

팬심 가득한 마음으로 김민식 작가와 인증샷을 찍은 기자.  

가장 행복한 노후? 이야기와 노는 것 

글쓰기는 내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한다. 특히 오늘날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졌다. 100세 시대를 맞아 긴 노후를 보내는 현명한 방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누군가가 공감하고 응원해 주는 것이 가장 큰 공부이자 놀이”라고 말한 김 작가는 최근에 펴낸 책 『외로움 수업』이 “나이가 들어 힘든 시간이 왔을 때, 그 시간을 솔직하고 진솔하게 지낸 모습이 담긴 책이라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일정의 3분의 2가 남아있는 식사도서관 ‘나를 이야기하는 무대’ 수업은 신동진 아나운서와 본격적인 스피치 교육과 발성법을 배우면서 최종 무대를 준비해 간다.

수강생들과 함께 유쾌한 포즈로 사진을 찍은 김민식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