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지역구 사업 성과 ‘신경전’

이인애 도의원 '공릉천 친수공간 사업' 보도자료에 심상정 의원실 '황당'

2023-06-15     남동진 기자
'공릉천 친수공간 조성사업'이 예정된 신원마을 인근 공릉천 구간. 심상정 국회의원과 이인애 도의원이 각각 5억원의 경기도 특조비를 확보해 총 1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 예정인 가운데 해당 사업 성과를 두고 양 의원 간의 신경전이 일고 있다.

 

[고양신문] 신원마을 인근 공릉천 일대에 친수공간 조성사업이 예정된 가운데 해당 사업을 둘러싸고 지역구 국회의원과 도의원 간의 신경전이 일고 있다. 

사업을 담당하는 덕양구청 생태하천과는 지난 8일 원신동행정복지센터 현장민원실에서 열린 ‘공릉천 친수공간 조성사업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해당 사업은 신원마을 인근 공릉천 하천변 1.5㎞구간(왕복 3㎞)에 친수문화공간을 마련해 인근 주민들이 운동과 휴식, 문화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추진되고 있으며 지역구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과 이인애 국민의힘 도의원이 각각 5억원의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을 확보해 사업에 힘을 보탰다. 

각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심상정 국회의원이 확보한 ‘공릉천 친수공간 조성사업’ 5억원은 신원마을 1단지~벽제교 구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주요 내용은 신원마을 1단지 앞 다목적 광장 조성, LED등 조명설비, 벽제교 하부 쉼터 공간 조성, 벽제교 하부 CCTV설치, 파크골프장 설치 등이다. 이인애 도의원이 확보한 ‘송강시비공원 일원 하천이용자 편익시설 설치사업’ 5억원의 경우 신원마을 8단지~송강시비공원 구간이 사업대상이며 마찬가지로 주차장 확보를 비롯해 주민들을 위한 각종 쉼터공간 및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틀 뒤 이인애 도의원이 ‘공릉천 친수공간 조성 도비 5억 확보로 주민복지 향상 기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보도자료에서 이인애 의원은 ‘공릉천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본인의 성과로 홍보하는 한편 “이번 공릉천 친수공간 마련을 위해 1년차 도의원인 제가 지역 4선 국회의원 못지않게 5억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내용의 상대 의원을 ‘저격’(?)하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심상정 의원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심 의원실 관계자는 “보도자료에 나온 ‘공릉천 친수공간 조성사업’ 5억원은 우리 의원실에서 확보한 예산이고 언급된 사업내용 또한 우리 사업구역에 해당하는 내용”이라며 “(이인애 도의원이)본인이 따낸 사업을 자랑해야지 다른 의원이 확보한 사업을 마치 자기 것인양 홍보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황당해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게다가 본인 사업도 아닌 내용을 다른 당 국회의원까지 들먹여가며 치적으로 자랑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도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인애 도의원은 보도자료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인애 의원은 “제가 확보한 교부금 사업명은 ‘송강시비공원 주변 편의시설 설치’이긴 하지만 같은 공릉천 구간을 사업대상으로 하고 있고 세부 내용도 공릉천 친수공간 사업과 큰 차이가 없다”며 “사실상 같은 공간에 사업비만 나눠 투입된 것이기 때문에 마치 제가 다른 의원의 성과를 뺏은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공릉천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둘러싼 지역구 의원 간의 갈등을 두고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신원마을 한 주민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같은 공릉천에 구간만 나눠서 비슷한 사업을 하는 것인데 굳이 문제삼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반면, 다른 한 주민은 “엄연히 사업명도 다르고 대상 구간도 다른데 타당 국회의원의 사업을 본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견해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지역구 사업을 둘러싸고 내년 총선을 의식한 신경전이 펼쳐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