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시범 등 태극권 저변 확대 힘쓸 것”

고양 스포츠를 이끄는 사람들 고영근 고양시우슈협회장

2023-07-05     황혜영 인턴기자

‘마음·호흡·동작’ 조화 중요
동호인 100여명, 주로 실버
20여년간 태극권 지도 전파
“태극권이 우슈 발전의 중심”

태극권은 100세 시대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중강도 전신운동이라고 말한 고 협회장은 태극권을 통해 음양의 조화부터 인생의 이치, 대자연의 법칙까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장 임기 동안 고양시민이 태극권과의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양시 태극권 저변 확대의 작은 초석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양신문] 고영근 고양시우슈협회장은 중국 산서성 태원에서 양진탁 노사로부터 10년 동안 전통양식 태극권을 사사했고, 중국 하북성 한단시 및 상해시 국제대회에 참가해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태극권을 시작한 것은 1993년 부산외국어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재직 당시 중국을 방문해 태극권의 매력에 빠지면서부터다. 

우슈는 한국어로 ‘무술’을 뜻하는 말로 장권, 남권, 태극권을 포함해 백 가지 이상의 무술 종목을 통칭하는 말이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2020년 말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6개 동호회, 실버 비율 높아
고 협회장은 2004년 부산에 거주할 당시 지역 주민들에게 태극권을 가르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태극권 전파에 나섰다. 20년 가까이 태극권을 지도하는 그는 최근 수련원에 20·30대 회원이 생겨 반기고 있다.

“제가 운영하는 수련원에 작년 9월부터 수련 중인 30대 여성 회원분이 있어요. 무협 만화 작가라고 하는데, 만화 그릴 때 참고하기 위해 수련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고양시 우슈 동호회는 6개 정도로 10~20명의 동호인이 속해 있다. 덕양노인복지관태극권클럽의 경우 30명으로 가장 많은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태극권은 노인들의 낙상 예방과 척추질환 개선, 심혈관 기능 개선을 통해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에도 효과적이어서 실버 인구에게 인기가 좋다. 실버 동호인의 비율이 높긴 하지만, 고 협회장이 운영하는 용천태극권수련원에는 20·30대 회원들도 수련하고 있다. 고 협회장은 고양시 우슈 전체 동호 인구가 100여 명 정도로 다른 종목 동호인 규모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우슈는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태극권은 움직이며 하는 명상이에요. 힘과 속도보다는 마음, 호흡, 동작의 조화가 중요하죠. 동작을 천천히 하면서 몸이 조화롭게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몸과 마음의 이완과 평정을 찾을 수 있어요.”

2022 고양시 우슈협회장배 우슈·태극권대회. 경기를 마치고 서로 시범을 보이며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우슈대회는 전통권·전통병기, 태극권·태극병기, 태극기공으로 나뉘고 그 안에서 적게는 2가지, 많게는 21가지 종목으로 분류된다. 이를 연령대별로 나누어 경기를 진행한다. 우슈 발전을 위해서는 우슈보다 태극권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고 협회장은 태극권만이 우슈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슈 발전의 키는 태극권에 있다고 생각해요. 태극권을 살리면 우슈가 살아나는 거죠. 어디 가서 ‘taichichuan’이라고 하면 알 정도로 태극권은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운동이지만, 한국에서는 우슈에 깔려 발전하지 못하고 있어요. 일본에는 우슈협회와 태극권연맹이 따로 있어요. 한국에서는 태극권이 엘리트 중심 체육이 돼버리는 게 아쉽죠. 이런 말을 하는 게 어떤 분들에게는 반갑지 않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수십 년을 우슈, 태극권과 함께 한 입장에서 우슈 활성화를 위해 태극권 발전에 집중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0월 호수공원서 시범 보일 것
고 협회장이 고양시에서 작은 수련원을 열어 태극권을 지도한지도 5년이 돼 간다.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점차 태극권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그의 수련원도 활기를 찾았다.

우슈 동호인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올해부터는 관장들만 모였던 세미나에 일반 동호인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각 클럽 도장에 동호인 50여 명과 모여 수련한 것을 보여주고 배우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외에도 고양시우슈협회가 진행하는 대회 끝에는 항상 서로의 태극권을 선보이는 자리가 있는데, 이를 통해 우슈 동호인들이 서로 끈끈해지는 계기가 됐다. 10월 14일에는 고양시우슈협회장배 대회가 열리는데, 이를 홍보하기 위해 대회 전 호수공원에서 동호인 200여 명과 함께 태극권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범단을 만들어 공개적으로 시범도 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려고 합니다. 시범을 통해 고양시민이 태극권을 접하고 인연을 맺는 계기뿐 아니라 태극권에 함께해서 일상이 활기차고 몸과 마음의 균형감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 협회장의 말을 빌리면 태극권은 정서 안정, 집중력 향상, 불안감과 우울증 해소 등 현대인의 고질병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몸의 중심이 왼발에서 오른발로 이동하는 것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기 떄문에 하체 근력에 집중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하체 근지구력과 평형 능력도 향상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태극권은 중강도 전신운동으로 100세 시대에 건강을 지킬 수 있어요. 인생의 이치, 대자연의 법칙이 태극권에 그대로 들어가 있어요. 음양의 조화가 좋은 운동이죠.”

태극권이 실버 인구뿐 아니라 지식노동자, 학생 등 현대인에게 필요한 중강도 운동이라고 태극권의 매력을 강조한 고 협회장은 30년 넘게 태극권을 수련하고 협회장 자리까지 오면서 태극권이 더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고양시민이 태극권과의 인연을 맺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고양시 태극권 저변 확대의 작은 초석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