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림암센터 이진수 원장
“돈벌려고 의사되지 마라”
지난 99년 삼성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현대 정세영씨와 유명 연예인들의 주치의를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1년 한국인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9월 귀국해 현재 일산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을 맡고 있다.
미국과 국내 의료체계의 차이점이라면.
미국에서는 환자들이 의사들의 지시에 절대적으로 따르지만 국내에서는 의사를 믿지 못하는 풍토가 아쉽습니다. 환자 스스로 진단과 처방까지 하겠다고 나서 당혹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처음 병원을 찾은 환자는 정확한 진찰을 위해 2시간 가량 시간이 걸리지만 여기서는 의사앞에 앉은 환자들이 옷도 벗지 않고 서둘러 진찰을 끝내고 싶어합니다.
어렸을 적 꿈과 의대를 지원한 사연은.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과학자가 돼서 우주여행을 하고 싶었습니다. 솔직히 슈바이쳐 박사처럼 누군가에게 봉사한다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비위가 약해 대학시절 친구가 다리수술을 받는 장면으로 지켜보다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외과의보다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암치료 분야를 선호하게 됐습니다. 또한 할머님과 어머님이 차례로 암으로 돌아가신 것도 암을 정복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계기입니다.
미국으로 간 계기는.
74년 의대를 졸업하고도 국내에서는 인턴도 못하고 있다가 지역사회 의학이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대학원 교수 추천으로 78년 가족과 함께 미국행을 선택했습니다. 23년 간 미국에서 살았지만 처음에는 언어 때문에 가장 힘들었습니다. 생활이 너무 힘들어 국내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비행기를 탈 돈이 없어 귀국을 포기했었습니다.
암센터 병원장을 제안받았을 때는.
처음 제안을 받고난 후 한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싶다는 마음과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의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사는 동안 하고싶은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되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말고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의사가 되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본인은 스스로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엇인가 성취했다는 말은 정체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박대준 기자 djpark@koyan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