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지정, 유량확보, 생물다양성… 창릉천 풀어야 할 과제 ‘차근차근’
창릉천 통합하천사업 기본계획용역 착수보고
1년간 타당성조사 및 계획수립 진행
자문단 회의, 생태전문가 추가 약속
이재오 위원장 “3년 안에 사업 완료” 주문
[고양신문] 3200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 창릉천 통합하천사업의 기본계획과 타당성조사를 위한 용역 착수보고회가 19일 행주동에 자리한 고양한강방문자센터에서 19일 열렸다. 이날 보고회에 앞서 창릉천 통합하천사업 자문단 사무실(한강방문자센터 2층) 개소식이 열렸고, 보고회 종료 후에는 전문가 자문단회의가 이어졌다. 이날 이동환 시장과 이정형 부시장, 정일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이 시종 자리를 지켰고, 자문단장을 맡고 있는 이재오 민주화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원들이 보고를 경청한 후 의견을 나눴다.
지난달 시작된 창릉천 통합하천사업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 용역은 내년 6월까지 1년간 진행되며 ㈜한국종합기술, ㈜케이아이씨(), ㈜일도엔지니어링이 함께 과업을 맡았다. 과업은 △작업계획 △자료수집 △타당성조사 △기본계획수립을 거쳐 최종 성과품을 완성하게 된다. 이날 착수보고 발표를 한 한국종합기술 노영민 상무는 과업 목적에 대해 “치수, 이수, 환경과 친수, 생태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수변인프라 구축을 통해 도심속 명품하천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일 90여 톤 하수처리수 재이용
이날 착수보고회는 창릉천 통합하천사업의 방향과 윤곽을 감지할 수 있는 자리였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치수와 관련해서는 최상류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간에서 홍수 대비 계획빈도를 100년으로 잡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여러 범위에서 제방이 신축, 또는 보축되고, 15개의 교량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치수분야에서 새롭게 제시된 아이템은 제방단면을 횡으로 넓게 키워 안정성을 높이고, 다양한 용도의 공간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일명 ‘대규격제방’의 도입이다. 여기에 보조제방까지 추가로 조성해 본제방과 보조제방 사이에 친수공간, 생물서식처, 취수지 역할을 겸하는 천변저류습지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가장 큰 숙제는 이수와 친수, 생태적 과제와 직결되는 하천 수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다. 이를 위해 △창릉천과 북한천 상류에 다목적 저류지(5000톤 규모) 신축 △중류 지역에 2개의 가동보 설치 △빗물재이용 등의 방법과 함께 △하수처리장에서 배출하는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삼송수질복원센터에서 처리한 재이용수(일일 3만2000톤)를 5.8km 상류지점까지, 난지물재생센터에서 처리한 재이용수(일일 86만톤)를 7km 상류지점까지 유지용수 공급관로를 통해 끌어올려 방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업추진 위해 지구지정 조정 필수
수질·환경과 관련해서는 △지류, 하수관로, 비점오염원 등 오염원 유입 원천 차단 △식생체류지와 침투도랑, 빗물정원, 식생여과대 조성 △하도 내 정화식물, 여울, 소 조성을 통한 자체 정화능력 향상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생태적 관점에 기반한,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은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친수분야에서는 창릉천 주변 주요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물놀이장, 피크닉마당, 이벤트광장, 야외공연장 등 다채로운 친수시설을 적극 도입한다는 방향을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창릉신도시 구간에 설치될 것으로 알려진 일명 ‘창릉천 제2호수공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아무래도 창릉신도시 구간은 조성 주체인 LH가 설계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발표를 맡은 노영민 상무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현안은 지구지정 변경 문제”라고 밝혔다. 현재 일반보전, 완충보전, 특별보전(향토문화재 강매석교 소재 구간), 근린친수 등 다양한 명목으로 지정된 지구구분을 면밀히 검토해 사업계획에 부합하는 지구로 조정하는 행정절차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종료 후 유지비용도 고려해야”
발표에 이어 진행된 자문단회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재선 연세대 교수는 “적잖은 비용이 소요될 재이용수 시설의 유지관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준환 경기도의원은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핵심 관광지를 개발하면 수요를 창출하고 운영비용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고, 원종범 고양시의원은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창릉천 상류부터 하류까지 주요 포인트들을 자전거, 또는 차량으로 이동하며 현장답사하는 일정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한편 앞서 지난달 열렸던 ‘창릉천 통합하천사업 심포지엄’에서 “생태적 연결성 회복이 사업 목표에 담겨야 한다”고 말했던 정민경 고양시의원은 이날 회의에서도 생태적 관점의 부재를 지적하며 “자문단에 생태전문가를 추가할 것”을 재차 주문했고, 이정형 부시장으로부터 “의원님께서 추천해 주시면 추가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자문단의 얼굴 역할을 하는 이재오 위원장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이 위원장은 “창릉천에 배를 띄울 수 있도록 바닥을 수심 2.5m 이상으로 깊게 준설하고, 준설 과정에서 나오는 모래와 자갈 처리 방안을 사업계획에 담이야 한다”면서 사업 방향과는 거리가 먼 견해를 밝혀 다른 참가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아울러 “현 시장 임기 내에 어떻게 해서든 사업이 마무리돼야 한다”면서 제시된 일정을 훌쩍 앞당겨 사업에 착수하고, 3년 내에 완료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