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태권도로 예의범절 배워요
고양 스포츠를 이끄는 사람들 소천섭 고양시태권도협회장
오마중·고양고 등 태권도 명문
고양시 수련생은 2만 명 정도
중국·베트남 등 국제 교류 계획
“국기 태권도, 관심 높아졌으면”
[고양신문] “태권도는 건강뿐 아니라 예의를 배울 수 있는 종목이에요. 20년 넘게 도장을 운영하고 협회장을 맡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예의범절 교육입니다. 태권도가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소천섭 고양시태권도협회장은 협회 이사와 부회장을 거쳐 2021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23년 동안 군 생활을 하면서 태권도대회 선수단장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난 2000년에 태권도장을 개관해 현재까지 태권도 꿈나무를 육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고양시태권도협회는 1990년에 창립됐다. 현재 200여 개 태권도장이 가입해 있다. 소 협회장은 고양시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이 2만 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태권도 무료 강습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수련생의 비율이 성인이나 노인에 비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훨씬 더 많다.
고양시에 태권도 꿈나무를 키우는 학교는 총 5개다. 오마중학교, 발산중학교. 고양제일중학교. 고양고등학교, 정발고등학교 등이다. 학교마다 10명에서 15명의 학생 선수가 훈련하고 있다. 소 협회장은 태권도 선수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어 중고등학생 선수를 육성하는데 한계를 느낀다고 한다.
“태권도가 어릴 적 다들 한 번씩 하는 운동인 데에 비해 선수로 이어지는 경우는 줄어들고 있어요. 협회 차원에서 지원하는 데에 한계가 있으나 그런 환경에서도 고양시에 훌륭한 꿈나무들이 전국체전과 생활체육대축전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기뻐요.”
고양시태권도협회에서 주최·주관하는 대회는 매년 3개로 지난 4월과 7월에는 각각 ‘제25회 고양시장배 태권도대회’와 ‘제27회 협회장기 태권도대회’가 열렸다. 오는 10월에는 의장기 대회가 예정돼있다. 또 협회에서는 매년 2, 4, 6, 8월에 태권도 심사를 하고 있는데 8월에 치러질 심사는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심사를 진행할 수 있는 체육관은 고양체육관과 어울림누리 체육관뿐인데, 고양체육관은 농구팀이 계약해 사용하고 있어 대관이 어렵고 어울림누리 또한 생활체육 대회가 자주 열려 대관 예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55개 종목 중 실내에서 하는 종목이 20개가 넘어요. 그러다 보니 경기장 대관이 어려운 실정이라 태권도장 7개 정도를 선정해 비대면으로 진행해요. 영상으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심사의 긴장감이 덜해 선수들의 기량이 대면으로 진행할 때보다 떨어져 아쉽죠. 선수 부모님들도 대면으로 진행하면 참관할 수 있지만 비대면 심사는 장소의 한계로 참관하지 못하게 돼 아쉬워 합니다.”
고양시태권도협회는 ‘한·중태권도대회’의 정례화를 계획하고 있다. 고양시가 국제 태권도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오는 9월 베트남 다낭시와의 업무협약을 추진할 예정인데, 베트남에서 열리는 ‘다낭태권도대회’에 고양시 선수단이 참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 선수들이 고양시를 방문해 합동으로 훈련했다.
“‘한·중태권도대회’를 고양시에서 정례화해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요. 올해는 중국에서 단체 비자가 나오지 않아 진행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오는 9월에는 베트남 다낭으로 가서 업무협약을 맺는데 이런 국제 교류를 통해 태권도 꿈나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태권도는 반듯한 자세를 기본으로 하고 단전호흡을 통해 훈련하기 때문에 척추 건강에 좋다. 소 협회장의 말을 빌리면, 태권도는 품새 또한 유연성을 기를 수 있어 중국의 우슈만큼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소 협회장은 태권도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국기원 차원에서 어린이, 성인, 노인별로 난이도를 세분화한 품새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논란되는 학교폭력과 관련해 태권도의 기본자세인 예의범절을 교육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태권도장을 운영할 때도 그렇지만 대회나 심사 개회사에서도 늘 강조하는 게 예의범절입니다. 학교생활하면서 학생들이 예의를 갖추도록 태권도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운영하는 도장에서도 예의, 예절을 꼭 강조해 가르치죠. 주위 학부모, 교사분들을 통해 태권도를 배운 학생들은 예의범절이 남다르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어요.”
국기원 세계태권도본부가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ICH) 등재 준비와 검증을 마치고 유네스코의 판정만 남긴 상황에서 등재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소 협회장은 ‘국기’ 태권도가 세계 무대에서 사랑받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의 관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의회와 시민들이 태권도에 조금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태권도는 예의를 배울 수 있는 자랑스러운 국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