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끊기고, 마을버스 못 탈 수도… 고양시장은 의회로 ‘책임 떠넘기기’
추경예산 집행시기 놓친 여파 장애인 지원, 승강기교체 지연 “최악 경우 이달 말 급식중단” 25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 예산심의 된다면 불편 줄여
[고양신문] 고양시 2차 추경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한 여파가 고양시민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달 7일부터 21일까지 계획된 제276회 의회 임시회에서 2차 추경예산 1946억원을 승인하지 못함에 따라 △학교무상급식 △마을버스 운행 △취약계층 복지 △노후승강기 교체 등 여러가지 시민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학교무상급식과 마을버스 지원이다.
우선, 고양시의 학교무상급식 제공에 차질을 빚게 됐다. 고양시 학교무상급식 대상은 262개교(사립유치원 88곳, 초등학교 90곳, 중등학교 44곳, 고등학교 38곳, 인가 대안학교 2곳) 약 12만여 명 학생들이다.
학교급식에 필요한 식품비와 운영비, 인건비 등을 지급하는 학교무상급식비 재원은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 분담률이 63%, 시비가 37%를 차지한다. 이번 2차 추경에 요구했던 금액은 약 110억원(시비)이었다. 고양시는 이달 25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 다시 110억원을 상정할 계획이다.
시 학교급식지원팀 담당자는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에서도 180여 억원의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고 학교별로 급식비로 사용가능한 보조금이 있기 때문에 당장 언제 학교급식이 중단된다 말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달 25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도학교무상급식 예산이 통과하지 못하다면 대금지급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식재료 생산농가와 공급단체가 납품을 거부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10월말이나 11월부터 학교급식 제공 중단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마을버스 재정지원금 20억원(시비)도 지원되지 않아 마을버스 운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차 추경에 책정된 20억원은 8월분 일부, 9~12월분 마을버스 재정지원금이다. 2차 추경 지연으로 인해 이미 9월 재정지원금을 실제 청구금액인 7억3900만원보다 7%(5200만원) 삭감한 6억8700만원을 지급할 수밖에 없어 마을버스업체는 운수종사자 인건비 지급이 어려워졌다. 고양시에 따르면 현재 고양시의 마을버스 운영업체 수는 21개이고, 노선수는 90개다.
정병철 경기도 마을버스 조합 고양시지부장은 “본예산으로 세워진 마을버스 재정지원금은 8월달에 이미 소진돼 9월부터 급여 상당부분이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은행대출 등을 통해 충당하고 있지만, 우리가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10월 31일이 지나면 더 이상 버스를 운행하기 힘들다”면서 “이달 18일~20일경에는 항의의 표시로 버스를 시청에 주차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모급여(영아수당), 장애인 활동지원비,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등 취약계층 지원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영아(만0~1세)를 둔 가정에 매달 지급하는 부모급여 5억5923만원(시비)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고양시 가정복지과 담당자는 “11월달부터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급여 지급 대상 영아는 만0세 5078명, 만1세 2432명 등 7510명이다. 만0세를 둔 부부에게는 70만원, 만1세를 둔 부모에게는 35만원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장애인 활동지원비는 대상자 증가로 예산이 조기에 소진, 추가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장애인활동지원급여 4억8000만원(시비), 장애인활동 24시간 지원 1억7000만원(시비), 활동보조 가산급여 3억3000만원(시비) 등을 확보하지 못했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경기형) 사업 역시 지원비 지급이 늦어지게 됐다. 고양시 3개 보건소에 총 예산 6억4000만원 중 시비 1억6000만원은 아직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노후된 고양시 공동주택 승강기 교체도 어려워지게 됐다. 고양시는 이번 추경안에 노후승강기 교체 지원 보조금 9억원을 편성해 내년 6월까지 교체가 필요한 승강기 약 700여대 중 600여대에 1대당 150만원씩 교체비용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추경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지원 단지 선정 공고와 심사를 거쳐야 하는 실제 보조금 지급 예정 기간이 미뤄지면서, 보조금을 편성하더라도 지원하지 못할 수도 있게 됐다.
이 외에도 동절기 도로 제설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15억1000만원 역시 집행하지 못할 상황이었지만, 긴급 예산인 만큼 시는 예비비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도자료 등을 통해 2차 추경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한 책임을 고양시의회에 떠넘기는 이동환 고양시장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적지않다. 한 시의원은 “이동환 시장이 그동안 8번에 걸쳐 본회의 출석하지 않았는데, 여기에 대한 어떤 해명도 없었다. 그렇다고 추경예산 통과를 위해 사전에 시의회와 소통하려는 의지나 노력 역시 일절 없었다. 의회 파행에 대해 고양시의회도 책임져야 하지만 민생을 최종 책임져야하는 시장으로서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보도자료를 계속 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또 “지난 회기 때 처리하지 못했던 2차 추경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해 이달 25일부터 30일까지 열리기로한 제277회 임시회 일정을 늘리는 방안을 시의회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