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탁구 매력만 쏙쏙
‘생활체육 신흥강자’

고양 스포츠를 이끄는 사람들 강태서 고양시피클볼협회장

2023-12-15     황혜영 인턴기자

2021년 창립한 준회원 단체
내년 3월 전용경기장 계획
테니스·탁구 닮은 신흥 종목
부상위험 적어 누구나 즐겨 

강태서 고양시피클볼협회장. 

[고양신문] 무릎 정도 높이의 네트 위로 공을 넘긴다. 라켓과 공만 보면 탁구 같기도 하지만 게임 진행 방식을 보면 테니스 같기도 하다. 한류초등학교 체육관에는 매일 오후 5시 피클볼을 치려는 사람들이 모인다. 공을 받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지만 격렬하지 않아 부상 위험이 적은 피클볼은 남녀노소 즐기는 생활체육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고양시피클볼협회는 2019년 동호인 중심으로 운영되다 회원수가 늘어나면서 2021년 12월 협회를 창립했다. 1대 협회장을 맡았던 김창주 협회장이 알미공원 야외공연장에서 공원에 나온 사람들과 함께 복식을 꾸려 시작한 게 협회까지 결성하게 됐다. 협회가 창립한 지 오래되지 않아 협회 내 동호인 규모가 크진 않다. 단일팀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정회원은 120여 명이고 비회원으로 피클볼을 즐기는 시민이나 학생을 포함하면 300여 명이다. 

협회는 운영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한다. 120여 명의 정회원이 포함된 채팅방과 밴드를 통해 협회 소식을 전달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도 이뤄진다. 또 현재 이용하고 있는 한류초 체육관 등의 경기장별 일정을 공유하고 밴드에서 참가 등록을 받는다. 

매일 한류초등학교 체육관에 모여 운동하는 고양시피클볼협회 동호인들.

교육 통해 저변확대 노력
고양시피클볼협회가 주최·주관하는 대회로는 상·하반기 각 1회씩 열리는 자체 정례대회가 있다. 전용 경기장이 없는 탓에 정발고등학교와 저동고등학교 체육관을 빌려 진행한다. 고양시피클볼협회 동호인들은 대한피클볼협회가 주최하는 대회에도 참가한다. 

지난 10월엔 서울 테니스장에서 열린 ‘제1회 피클볼 서울 오픈’에 출전해 남자 복식 2부(김종철·김태민), 남자 복식 3부(김세윤·양기영), 여자복식 3부(박초윤·기홍선), 시니어 2부 남자 복식(김창주·강두철) 등에서 우승을 거뒀다. 이외에도 수원시피클볼협회나 서울 강동구협회가 주최하는 대회에서도 혼합복식에서 강세를 보였다.

협회는 피클볼의 생활체육화에 집중하고 있다. 생활체육으로의 저변 확대를 위해 대회 외에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고양시 지원을 받아 화정초등학교와 정발고등학교 체육관에서 매주 3회씩 학생과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피클볼을 가르치고 있다. 협회에 소속된 동호인 중 피클볼 지도 자격증이 있는 몇몇을 파견한다. 

협회에서는 피클볼을 처음 도전한 동호인을 위해 초보자 대상 강습도 진행하고 있다.

전용구장 개장 맞춰 클럽 활성화 구상
고양시피클볼협회의 최대현안은 전용경기장 확보다. 피클볼 프로그램에 참여한 비회원까지 추산하면 300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피클볼을 즐기고 있지만 전용경기장이 없는 상황이다. 동호인들은 공원 야외공연장 등 유휴시설을 활용해 운동하고 있다. 협회 창립 이후 전용경기장 확보를 위해 고양시와 협의했고 내년 3월 설치를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태서 고양시피클볼협회장은 내년 3월 개장과 함께 클럽 10개 이상을 만들어 활성화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용경기장이 개장되면 고양시장배 대회는 물론 다른 지역의 피클볼협회를 초청해 대회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전용경기장에서 전국대회를 개최하기까지 열심히 해야죠. 전용경기장이 있으면 평소에 동호인들이 운동할 때도 편리해요. 지금은 체육관을 빌려야 하지만 전용경기장이 생기면 동호인 규모도 더 늘어갈 거라고 생각해요.”

피클볼 전용 공(왼쪽)과 전용 패들(오른쪽)

피클볼은 실내외에서 즐길 수 있는 구기종목이다. 네트를 두고 공을 패들로 쳐 상대쪽으로 넘겨야 하는 대부분의 규칙은 테니스와 비슷하다. 구멍이 있는 폴리머 공과 규격의 패들을 사용해야 한다. 공을 땅에 튀겨 상대에게 넘긴다는 점에서 탁구, 라켓을 이용해 네트 반대편으로 공을 넘긴다는 점에서 테니스·배드민턴을 닮았다. 피클볼은 1965년 미국 사업가이자 정치인인 조엘 프리처드가 아이들과 구멍 난 플라스틱 공을 쳐보면서 발명됐다. 미국에서는 2021년 메이저리그 피클볼(MLP)이라는 프로 경기도 출범할 만큼 확산됐다.

“피클볼은 장애인, 아이들 제한 없이 할 수 있어요. 탁구, 테니스와 비슷하다 보니 룰만 알면 할 수 있어요. 경기하다 다칠 일도 없어요. 공을 받으려고 집중해야 해서 활동량이 적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격렬하다거나 공을 치기까지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죠.”

3대 운동으로 최적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공무원으로 34년 일했다는 강 협회장은 퇴직 후 피클볼로 새로운 세상을 맛봤다. 주로 즐겼던 골프와는 달리 사람들과 팀을 꾸려 운동하거나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강 협회장이 피클볼을 시작하게 된 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5월쯤이다. 이웃에게 추천받아 피클볼을 처음 접하게 됐고 어렵지 않은 게임 진행과 집 가까이서 할 수 있다는 점에 빠져 지금까지 피클볼과 함께 하고 있다. 

강 협회장은 피클볼이 새로운 생활체육 강자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클볼은 남녀노소 즐길 수 있고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 생활체육 종목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모여 운동할 수 있는 운동도 피클볼만한 게 없다. 

“피클볼은 사랑과 우정을 만끽할 수 있는 남녀노소 생활체육 종목이에요. 생활체육 초창기에는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종목이 게이트볼 정도였죠. 패들도 비싸지 않아요. 스포츠를 하며 비용이 부담됐던 분들에겐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피클볼에 관심 갖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협회에도 애정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