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고양시, 도로에는 '수은' 가로등

[고양시의회 5분 자유발언] 손동숙 환경경제위원장

2023-12-20     윤시영 기자
5분 자유발언을 진행 중인 고양시의회 손동숙 의원.

[고양신문] 탄소중립을 표방하는 고양시가 환경·인체에 해로운 수은 가로등을 설치한 데 대한 지적이 나왔다.

손동숙 고양시의원(환경경제위원회,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제280회 제1차 시의회 본회의에서 ‘탄소중립도시 고양특례시의 불편한 민낯’이라는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진행했다. 손 의원은 “고양특례시가 인체에 해로운 수은 가로등 설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로 확인됐다”라며 “시가 최근 5년간 친환경적인 LED 램프가 아닌 수은 성분이 포함된 메탈할라이드 램프를 사용한 것은 잘못된 시설물 관리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친환경적이고 전력 효율성이 높은 LED 램프를 사용하는 타 지자체와 달리 고양시는 메탈할라이드 램프, 이른바 ‘수은 램프’를 설치해 사용 중이다. 손동숙 의원은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시책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는 최근 5년간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에너지 소비율이 높고 탄소 배출량이 많은 메탈할라이드 램프를 약 5억원어치나 구매·설치해, 시민의 일상 속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며 환경 파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고효율에너지 기자재 보급 촉진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메탈할라이드 램프는 에너지 효율성이 낮으므로 2018년부터 고효율 에너지 인증 대상 기자재에서 제외된 상태다. 특히 고양시는 지난해 7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조례」를 제정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이어오고 있는데, 메탈할라이드 램프를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지적이다.

메탈할라이드 램프와 LED 램프의 비교. [자료제공=손동숙 의원]

에너지 효율과 환경문제뿐 아니라 원활하지 않은 열 발산을 겪는 메탈할라이드의 안정성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에서 인천 계양구를 잇는 부천 오정대로에서 가로등이 폭발하는 등 메탈할라이드 램프의 안정성 문제는 지속해서 지적된 바 있다.

손동숙 의원은 “탄소중립을 선언한 시가 법률과 조례를 무시하고 메탈할라이드 램프를 구매· 설치한 것은 탄소중립 도시로의 시대적 역행 및 정부와 시의 시책에 반하는 행위를 보여준 것”이라며 “법령으로 사용을 금지한 램프를 지자체에서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는 것 또한 조명업체 이권 카르텔로 비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손 의원은 “현재 시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든 메탈할라이드 램프가 더 길어진 수명과 더 크고 넓은 조명을 제공하는 동시에 더 적은 전력을 소비하는 LED 램프로 교체된다면, 당장은 큰 예산이 지출될지라도 연간 절약 가능한 전기 요금을 통해 투자에 대한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로 인한 환경적 가치는 미래의 경제적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대대적인 가로등 램프 교체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