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혼례 속으로의 여행으로 맛갈스러운 희극연출
2004-09-20 이소영
지난 10일~19일 10일간, <덕양 어울림누리>에서 '고양의 잔칫날'이라는 부제로 신명나는 전통문화 체험의 장이 펼쳐졌다. 서울예술단이 복합문화공간인 우리의 '덕양어울림누리' 개관작으로 선보인 음악극 <시집가는 날>이 그것. <시집가는 날>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무료로 잔치국수가 마련되었고 고양시민들이 직접 전통혼례를 재연하여 결혼의 의미를 되새김과 동시에, 결혼 축제의식을 직접 참여하는 잔치 한마당이 열렸다. 또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위한 할인행사와 푸짐한 사은품도 마련되어 즐거운 공연관람을 꾀하기도 했다. 극작가 오영진의 대표작 <맹진사댁 경사>를 무대화한 <시집가는 날>(극본 박만규·연출 이종훈)은 구습 결혼제도의 모순과 양반의 권력지향적인 위선과 횡포를 희화한 작품. 이미 여러 차례 무대에 올라 유명한 작품으로 이번에는 서울예술단이 심여를 기우려 뮤지컬보다는 오페레타 형식에 더 가까운 음악극으로 재탄생시켰다. 기존의 맛깔스러운 음악과 춤으로 관객을 사로잡던 마당극과는 차별적으로 공간의 위엄함과 화려한 전통적인 색채를 부각시켜 결혼의 축제성과 흥겨움을 스펙터클한 무대로 옮겨 고품격적인 음악극으로서 우리의 마당극과 잘 접목시킨 새로운 반란의 장을 선사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특히, 작품의 주요 공간인 맹진사의 집은 경북 안동에 있는 조선 중기 유학자 유성룡의 생가인 충효당을 모델로 삼아 실물에 가깝게 제작한 것은 물론, 고증을 통해 재현하는 전통 혼례와 60여명의 배우가 참여하는 혼례행렬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였다. 김종엽 김재건 최창주 유희성 등의 인기 연극인들이 총 출연하여 공연의 묘미를 더했다.이 공연을 관람한 두아이의 가장인 김씨는 "고양시에서 이런 값진 공연을 가족과 함께 관람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매번 주말이면 어떤 공연을 택할지 즐거운 고민을 하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고양문화재단은 더많은 관객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 광화문에서 덕양어울림누리까지의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이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