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시장 해외출장비 늘리고 실무부서 예산 줄여
국외여비예산, 시의회 전액삭감 아태지부총회·킨텍스3전시장 관련한 해외업무 동력 잃어
[고양신문] 고양시가 2024년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이동환 시장이 해외출장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국외여비 예산은 증액시키고 실무부서가 필요한 국외업무여비 등은 삭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이러한 2024년도 본예산을 시의회에 작년 11월 제출했고, 시의회는 시장이 해외출장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국외여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시장 출장예산↑ 마이스 실무예산↓
시 집행부가 시의회에 제출한 2024년도 본예산안을 살펴보면, 고양시 실무부서·공무원들의 해외일정에 투입되는 ‘국외업무예산’ 13건 중 고양시장의 출장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2건의 예산이 증액됐다. ‘국제교류·행사 공무국외 출장여비’는 작년 실제 집행된 예산보다 1억5000만원 늘었고, 시 공통으로 사용하는 ‘공무국외업무여비’ 또한 작년 집행예산 대비 2억원 늘었다.
작년 12억7503만원이었던 국외업무예산이 올해는 17억9000만원으로 증액되었는데, 작년 대비 늘어난 5억1497만원 중 3억5000만원이 시장 출장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다.
반면 각 부서에서 실무진행을 위해 사용하는 국외업무여비는 삭감된 채 예산이 편성됐다. 대표적으로 올해 예정된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고양시 소속 선수들을 지원·보조하기 위한 ‘올림픽 격려 국외출장’은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보다 1053만원가량 줄어든 2500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해당 예산은 고양시청 소속으로 출전하는 국가대표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으로 시장이 아닌 과장·국장급이 해외로 나갈 때 사용한다”라며 “고양시가 긴축재정에 돌입하다 보니 실국별 예산심의 결과 삭감됐다”라고 밝혔다.
삭감된 또 다른 예산으로는 킨텍스 마이스산업 관련 국외업무도 있다. 바로 킨텍스에 들어올 마이스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는 ‘마이스 행사 유치 및 개최지원’ 예산이 작년 1000만원에서 올해는 600만원으로 삭감됐다. 해당 예산은 고양시장 출장 목적으로 사용이 불가하고, 관할 부서인 전략산업과 내부 인원만 활용할 수 있다.
전략산업과 관계자는 해당 사업에 대해 “고양시 마이스산업의 핵심인 킨텍스에 기업들을 유치하는 사업이고, 인프라 개발과는 다르게 도시마케팅을 위한 전략적인 핵심 국외사업”라며 “당초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예산부서에 증액요구를 했으나, 예산부서에서 삭감하라는 요구가 있어 어쩔 수 없이 400만원을 감액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답변했다.
이처럼 실무부서에서 활용해야 할 예산 중 일부가 삭감되고, 정작 시장출장으로 사용한 공통 경비만 증액된 상황이라 시의회는 이를 문제 삼아 올해 2024 본예산안에서 시장의 국외 여비를 전액 삭감한 것.
김해련 시의원은 “고양시장은 총 11번의 해외출장을 강행했음에도 민선8기 출범 후 타 지자체 대비 이렇다 할 기업 유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고양시 각 업무부서에서 실무 진행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줄이고, 시장 출장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이 증액되어 본예산안에 올라와 시의회가 전액 삭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국외여비 ‘전액삭감’ 여파는
시의회가 시장이 사용할 수 있는 국외여비를 ‘전액삭감’함으로써 시장뿐만 아니라 실무부서의 업무수행 차질도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마이스·올림픽 업무뿐 아니라 고양시 전반적인 해외 업무들에 비상등이 켜진 것.
우선 고양시가 작년 11월 유치한 ‘세계지방정부연합 아태지부 총회’ 준비에 제동이 걸렸다. 행정지원과 국제교류팀 관계자는 “내년 아태지부 총회가 예정된 만큼, 총회 진행의 실무적인 내용을 확정 짓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올해 유관 국가들과 협의를 하는 등 해외출장이 필수적이다”라며 “그런데 이번 삭감으로 제동이 걸려 상황이 많이 어렵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국외여비 삭감으로 각 부서들의 고정적인 해외업무에 생기는 제한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전략산업과의 경우 앞서 언급된 ‘마이스행사 유치 및 개최지원’뿐 아니라 ‘킨텍스 지원활성화 시설 개발사업’을 위한 국외일정 추진도 어려워졌다. 해당 사업은 킨텍스 인근 호텔부지에서 관광사업을 추진할 해외 운영사와 시설개발을 담당할 개발시행사와의 업무 협의를 위한 국외활동 사업이다. 본예산안에서도 1500만원으로 작년에 비해 100만원이 증액되는 등 비중 있게 편성됐다. 당장 올해 4월 착공할 킨텍스 제3전시장과 함께 해외기업과의 협동이 이루어져야 하나, 이러한 부분이 어렵게 됐다.
올해부터 새롭게 편성된 예산들도 문제다. 대표적으로 주민자치과에서 코로나로 인해 미뤄왔던 ‘해외선진도시 벤치마킹’과 덕양구 도서관센터에서 추진하는 ‘해외도서관 공무국외연수’도 차질을 빚는다. 각각 500만원으로 편성된 두 사업은 그간 코로나로 미뤄왔다가 올해 드디어 시작하는 사업이나, 과도한 해외출장으로 인한 예산삭감으로 내년으로 더 미루거나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