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고양시 경제단체..."심적·물적 일체감 형성해야"
2024년 첫 고양경제포럼 '경제단체 통합 결실과 과제'
[고양신문] 20년 넘게 고양시 경제인들을 양분해 온 고양상공회의소(이하 ‘고양상의’)와 고양시기업·경제인연합회(이하 ‘고경연’)가 16일 이상헌 회장 취임과 함께 마침내 한 가족이 됐다. 고양시 첫 통합 경제단체의 새출발에 앞서, 고양경제포럼이 그간의 행보를 주목해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는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 첫 고양경제포럼은 '경제단체 통합 결실과 과제'를 주제로 17일 소노캄 호텔에서 열렸다. 강우람 한우물 대표 사회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이용우 국회의원, 이택수 경기도의원, 고덕희·신현철·손동숙 고양시의원, 김종혁·박재이·장철영 예비후보 등 지역 정치인들을 비롯해 최국진 고경연 통합TF위원과 김종호 고양상의 통합TF 위원 등 이번 통합의 주역들인 경제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16일 취임한 이상헌 회장은 이날 새로운 고양상의의 탄생을 기념하며 “그동안 고양상의와 고경연이 바깥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지역 경제축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듯 보였겠지만, 사실 회원사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두 단체 모두 알고 있었다”라며 “오로지 통합만이 살길이라는 마음으로 홍흥석 전 고양상의 회장과 두 단체 회원사의 도움으로 함께 통합을 성사해 마침내 하나 된 고양시 경제단체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지지부진 10년…극적통합 ‘막전막후’
이날 포럼의 첫 주제발표는 최국진 고경연 통합TF 위원이 맡았다. 그는 ‘경제단체 통합의 과정과 결실’이라는 제목으로 두 경제단체가 통합되기까지의 긴 노력과 내부 사정 등을 풀어나갔다. 최 위원은 “말뿐이던 통합 논의만 지난 10년간 지속됐고, 마침내 유의미한 움직임은 2016년 이후 총 세 차례에 걸쳐 이어졌다”라며 “2016년만 하더라도 양 단체 간 불신과 경계의 벽이 높았지만, 양보와 격론 속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최 위원에 따르면, 본격적인 통합TF팀은 2016년에 첫 출범했다. 출범 초, 고양상의-고경연 통합의 첫 논의를 여는 서명 합의가 있었지만 당해 연말 위원선발과 관련한 갈등으로 흐지부지됐다. TF의 첫 노력이 와해해 두 단체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도 이 시점이다. 그러나 2021년부터 2022년 동안 원상필 항공대 교수,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 허신용 고양시 비서실장 등 9명의 주도하에 2차 통합TF가 재출범했다. 하지만 내부 이해관계를 이유로 또다시 와해했다.
그리고 마침내 작년, 두 단체에 세 번째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최 위원은 “지난 두 번의 실패에도 두 단체의 회장님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구체적인 타협이 이루어졌다. 고양상의 홍흥석 회장이 퇴임하고 고경연 이상헌 회장이 취임하는 대신, 고양상의가 고경연을 흡수하는 식으로 통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라며 “타협안 동의 이후 통합을 두고 열린 이사회 표결 결과 또한 29대 11로 적극 찬성하는 의견이 많아 최종적으로 통합됐다”라고 덧붙였다.
최국진 위원이 꼽은 이번 세 번째 통합 시도의 성공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1차·2차와 달리 통합에 대해 각 단체의 회장들이 통합과 관련된 정보를 직접 알리며 회원사들의 지지와 의견을 끌어냈다는 것. 1차·2차 때는 통합논의에 대한 정보가 회원사들 사이에서 구체적으로 공유되지 않아 내부 의견 규합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둘째, 이상헌 회장이 고양상의 총회 자리에서 앞으로의 통합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것이 최 위원이 꼽은 기존 시도와의 차이점이다
통합 이뤘는데…“물거품 안 되도록”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종호 고양상의 통합TF 위원은 ‘경제단체 통합 이후의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통합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줄여 어떻게 해야 성숙한 경제단체로 발전해 나갈지를 논의하자는 취지의 주제발표였다.
김 위원은 “통합이 이루어진 것도 중요하나 앞으로 고양상의가 마주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라며 “별개의 경쟁 혹은 우호 단체가 단일화되었을 때, 동일한 단체에 소속되었다는 ‘일체감’을 형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상공인의 권익을 대표하고 회원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높인다는 단체의 뚜렷한 목적이 있어 심적 일체감을 조속히 형성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분열을 부추기는 언동을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단체 내 심적 일체감 형성을 위해 김종호 위원이 제시하는 방법론이 있다. 바로 고경연이 진행하던 활동 프로그램을 고양상의가 함께 이어가며 기존 골프 아카데미 등의 프로그램 속에서 자연스레 두 조직이 융화되는 것. 회원사 간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심적 일체감을 이뤄냈다면 내부 조직과 회원사 등을 차질 없이 통합해 ‘물적 일체감’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제도적 지원 강화…“기업인이 적극 요구해야”
이날 포럼에는 통합의 주축이 된 경제인뿐 아니라 절차적인 어려움 해결을 도울 지역정치인들도 발언을 이어 나갔다. 이택수 경기도의원은 “지역경제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고양시·경기도 세수가 모두 줄었다. 특히 경기도 경제노동위 소관 2024년도 본예산 또한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에서 4.3%로 감소했다. 김동연 지사가 복지와 환경예산을 늘리는 바람에 기업지원 예산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기도 일자리정책과와 사회적경제육성과, 특화기업지원과에는 기업 및 경제단체, 일자리 지원 예산이 있으니 하나로 새로 출범한 고양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고양시 기업들이 적극 신청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손동숙 시의원 또한 “가정 두 개가 합치는 것도 힘든데,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지닌 경제단체가 합쳐지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과도기에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겠으나 세부적인 협의사항은 시의회와 민간에서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고양시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상공업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기업지원 근거법안 등을 발의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