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가르며 달리는 자유로움 ‘하체 근력에 최고’
고양 스포츠를 이끄는 사람들 박병일 고양시롤러스포츠연맹 회장
2007년 창립, 20여 동호회 활동
고양 롤러인구 1000여 명 이상
하체근력과 신체밸런스에 효과적
‘토당동 트랙 지붕설치 절실해요’
[고양신문] “롤러스포츠는 55세에 시작했어요. 다른 운동을 하다 한눈에 빠져들었죠. 바람을 가르며 느껴지는 자유로움이 좋았어요.” - 박병일 고양시롤러스포츠연맹 회장
고양시롤러스포츠연맹은 2007년 창립해 1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롤러스포츠 붐이 일었던 2000년대 초반에는 꽤 많은 동호회가 있었지만 현재는 20여개, 강습을 주로 하는 클럽은 10여개 정도다. 동호회는 40~60대 직장인 위주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 동호인들은 함께 모여 한강에서 새벽 로드를 즐기는데 길면 성산대교에서 서울숲까지, 짧게는 성산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달린다. 클럽에는 유치부, 초등부 위주로 강습을 진행하는데 30~40대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클럽이나 동호회에 소속해 활동하는 동호인은 500여명 정도지만 롤러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는 1000명 이상이다.
연맹이 주최·주관하는 대회는 시장배, 연맹회장배, 시의장배로 총 3개다. 작년까지는 시장배와 회장배만 진행했지만 올해는 롤러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시의장배도 개최할 예정이다. 연맹은 유치부나 초등부 사이에서 롤러스포츠가 활성화되는 것을 틈타 초등학생 선수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클럽에서는 토당동의 트랙을 이용하거나 임시방편으로 롤러를 탈 수 있게 해둔 고양종합운동장 2층 복도를 이용하고 있다.
토당동에는 주로 연맹 대회를 진행하는 야외 트랙이 설치돼 있다. 롤러스포츠 스피드 트랙 경기장은 2개의 직선코스와 직경이 같은 대칭인 2개의 굴곡부를 가진 경기코스를 말한다. 트랙 규격은 길이 200m, 폭 6m이고 두 개의 직선주로의 길이는 57.84m, 경사진 굴곡부의 안쪽 반지름은 13.420m, 반원 길이 42.16m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국제 규격에 맞는 트랙이지만 지붕이 없어 경기를 진행하는 것과 더불어 동호인들이 이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야외에 설치돼 있고 지붕도 없다 보니 눈이나 비가 온 당일뿐 아니라 완전히 마를 때까지 이용할 수 없다. 박병일 고양시롤러스포츠연맹 회장에 따르면 동호인들이 트랙을 이용할 수 있는 건 일 년 365일 중 100일 남짓이다. 또 트랙 사이로 눈이나 비가 스며들면서 트랙이 금 가거나 갈라지기도 하면서 안전에도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때문에 연맹의 숙원 사업은 토당동 트랙 지붕 설치가 됐다.
“고양시에 트랙이 얼마 없는 상황에서 토당동 트랙도 제대로 이용할 수 없게 되니 동호인들 활동에도 제약이 있어요. 지붕 설치가 시급하죠. 전주나 새만금 대회처럼 장거리로 이동해야 할 때 나오던 지원금도 축소돼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에요.”
롤러스포츠는 스케이트보드, 스피드, 인라인하키, 인라인프리스타일, 아티스틱으로 나뉜다. 스케이트보드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종목이다. 인라인프리스타일은 인라인 스케이트 장비를 착용하고 기술이나 연기를 수행하는 스포츠로 스피드 슬라럼, 클래식 슬라럼, 페어 슬라럼, 배틀 슬라럼 등이 있다. 고양시롤러스포츠연맹 동호인들은 스피드를 주로 즐긴다. 스피드는 듀얼 타임트라이얼, 스프린트, 제외경기, 포인트경기, 계주경기, 마라톤 등의 세부종목으로 운영된다. 로드나 트랙에서 진행되며 결승선에 들어오는 순서대로 순위가 갈린다.
박병일 회장이 처음 롤러스포츠를 시작한 건 2007년도다. 허리디스크로 한방 치료를 받게 됐고 병행할 운동을 찾던 중이었다.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았던 박 회장은 인라인을 배우고 있던 아이들을 보게 됐고 한쪽에선 학부모 강습도 진행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동했다. 당시 양복을 입고 있었지만 장비를 빌려 입고 강습을 받았다. 이후 인라인 준강사자격증까지 취득했고 동호회에 가입해 본격적인 동호 활동을 시작했다.
“인라인으로 허리디스크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엄청난 도움을 받았어요. 인생의 즐거움도 많이 느꼈죠. 2017년에 출전했던 새만금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바다 옆 방조제 길을 달리는데 모래로 아스팔트 바닥이 반짝거리더라고요. 해가 질 무렵이라 햇빛을 받아 더 황홀했어요.”
2000년대 초반 롤러스포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인라인 인구도 늘어났다. 박 회장이 꼽는 롤러스포츠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한번 장비를 갖춰두면 크게 돈 들일 일이 없다는 것과 하체 근력을 이용해 타야하기 때문에 하체 운동에 좋다는 것이다. 성장기 아동에겐 하체 발달에 도움을 주고 성인에겐 저렴한 경비로 단 시간 큰 효율을 누릴 수 있는 운동이다.
박 회장은 롤러스포츠에 입문 시 제대로 레슨을 받고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비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어렵지 않게 탈 수 있지만 기초를 배워야 부상의 위험이 적어진다.
“하체 근력부터 전반적인 몸의 밸런스를 키우기에 등산, 자전거보다 좋다고 생각해요. 20km를 왕복 달리면 한 시간 정도 지나 있어요. 다른 운동도 해봤지만 이만큼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이 없어요. 기본 장비만 있으면 큰 경비 들이지 않고 큰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는 종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