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44개동 중 민주당 41개동·국힘 2개동 1위
22대 총선 고양시 표심 분석
[고양신문] 현 정부에 대한 유권자의 중간평가는 매서웠다. 고양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3번이나 방문했을 정도로 ‘공을 들인 곳’임에도 현 정부를 바라보는 고양시 유권자들의 표심은 냉랭했다.
이는 동별 득표 분석 결과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고양시 44개 동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위를 한 곳은 41개 동인 반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1위를 한 곳은 겨우 2개 동(장항1동·마두2동)뿐이다. 나머지 1개 동인 고봉동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득표수(4316표)가 같았다.
이는 4년 전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27개 동, 미래통합당이 6개 동, 정의당이 6개 동에서 1위를 한 것과 비교된다. 그렇다고 4년이 지난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세가 공고해졌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라는 수도권 전반적 표심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정의당의 참패와 힘빠진 ‘서울편입’
여기에 정의당이 4년 전과 같이 고양시에서 높은 득표를 하지 못했다는 점도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에 힘을 실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정의당이 승리한 동이 단 한 곳도 없다. 4년 전 고양시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1위를 했던 동이 원신동, 흥도동, 성사1동, 성사 2동, 고양동, 화정2동인데, 이곳에서 40%를 웃도는 득표율을 보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심상정 후보가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인 흥도동조차 득표율 30%를 겨우 턱걸이 했다. 결국 심상정 후보의 5선은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이 고양시에서 절대 열세를 보인 이유에는 아무래도 ‘고양시의 서울편입’ 카드가 큰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고양에서는 ‘고양시서울편입추진위원회’를 결성해 바람몰이를 꾀했지만, 대통령과 고양시장과 지역구 국힘 후보들 사이에 생각하는 바가 각기 달라 아무런 공조를 이뤄내지 못했던 점이 패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대통령은 ‘특례시 권한 강화’를 말하고, 고양시장은 ‘수도권 재편론’을 이야기 했다. ‘고양시의 서울편입’ 카드가 고양시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기에는 무뎌질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이러한 혼란이 있었다.
굵직한 지역 이슈 없었던 선거
서울편입 이슈를 제외하고는 이번 총선만큼 굵직한 지역 이슈가 없었던 적도 없었다. 총선 후보자들의 지역공약이 부각되어 표심을 파고들거나 상대후보로부터 헛공약이라고 공격받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동환 시장 취임 이후 덕양구 주민들의 최대 이슈였던 시청사의 백석 이전 문제는 이번 총선에서는 다소 ‘한풀 꺾인’ 이슈가 됐다. 여야할 것이 목소리가 크든 작든 덕양구 후보자들은 모두 시청사의 이전을 반대함으로써 큰 쟁점이 되지 못했다. 일산에서도 답보상태인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CJ라이브시티를 개발하겠다는 단골 공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2년 전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표심을 크게 자극했던 재건축·재개발 이슈도 2년 전에 비해 잠잠했다. 재건축과 관련해 정부는 ‘선심성’ 짙은 정책을 발표했지만 후속대책의 진전이 없었고 그 실효성마저 의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 건설사가 나타나지 않은 점도 이슈몰이 불발의 배경이 된다. 이처럼 지역이슈보다는 대통령의 ‘대파 실언’으로 대표되는, 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정부의 태도에 대한 냉소와 비판 정서가 더 강했다.
최대표차 효자동 3864표
최소표차 고봉동, 두 후보 동일득표
고양시 44개 동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득표율이 가장 높은 상위 3개 동은 △효자동(64.9%) △대덕동(64.0%) △화전동(63.1%)으로 모두 고양시을 선거구로 한준호 후보가 우위를 보인 곳이었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득표율이 가장 높은 상위 3개 동은 △장항1동(55.6%) △마두2동(49.6%) △고봉동(49.5%)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의힘 득표수가 더불어민주당 득표수보다 높았던 2개 동이 포함됐다.
고양시 44개 동 선거구 중에서 1위와 2위의 표차가 가장 크게 났던 동은 고양시을 선거구의 효자동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후보가 7860표(64.9%)를 획득한 데 비해 국민의힘 장석환 후보는 3996표(33.0%) 얻는 데 그쳐 두 후보의 표차는 3864표였다.
이에 반해 1위와 2위의 표차가 가장 적었던 동은 고양시병 선거구의 고봉동으로 표차가 0이었다. 즉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후보와 국민의힘 김종혁 후보는 똑같이 4316표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