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가려움, 발열… 우리 몸의 증상이 곧 치료다

<건강넷 월요시민강좌> 조기성 약사 강연 자연치유력에 대한 이해·신뢰 바탕으로 내 몸의 원리에 순응하는 생활습관 강조

2024-04-24     유경종 기자
건강넷 월요시민강좌에 초청돼 '우리 몸은 자연치유력을 가졌다'는 주제로 강의를 펼친 조기성 약사. 

[고양신문] 고양시약사회 감사를 맡고 있는 조기성 약사가 건강넷·고양신문·사과나무의료재단이 함께 마련한 <몸과 마음을 돌보는 월요시민강좌> 4월 강사로 초청돼 흥미진진한 강의를 펼쳤다. ‘우리 몸은 자연치유력을 가졌다’는 주제로 강의를 펼친 조기성 약사는 지난해까지 원당시장 앞에서 33년 동안 약국을 경영했던 ‘우리동네 약사’다. 최근에는 백석동에 새롭게 상담 전문약국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약사로서는 드물게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이어오고 있는 조기성 약사는 『감기는 굶어야 낫는다』, 『병을 이기는 건강법은 따로 있다』 등의 저서를 펴냈고,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고양신문에 약을 주제로 한 칼럼을 연재해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강의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고혈압·당뇨약, 치료제 아닌 완화제

현대인은 누구나 질병이 발견되면 당연히 약을 먹는다. 고혈압 치료제를 먹고, 당뇨병 치료제를 먹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약들은 증상을 완화하거나 늦추는 역할을 할 뿐, 엄밀히 말해 치료제가 아니다. 대부분 평생을 먹어야 하고, 부작용을 덜기 위해 약의 숫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질병과 약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우리 몸에 대한 질문들은 젊은 시절부터 시작됐다. 감기에 걸리면 왜 열이 날까. 피부는 왜 가렵나. 코피는 왜 날까 등, 누구나 생각해볼 만한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그 질문들이 30년이 넘는 약사생활 내내 이어진 우리 몸 공부의 출발점이 됐다. 

의약분업이 체계화되기 이전, 약사의 임의조제가 허용되던 시절에는 공부를 통해 깨닫게 된 사실들을 바탕으로 나만의 처방을 내려 효과를 보았던 사례들도 많았다. 딸아이에게 심한 아토피가 발견됐을 때는 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양약을 쓰지 않았고, 다행히 딸아이의 증세가 가라앉았던 경험도 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얻은 결론은 ‘증상이 곧 치료다’라는 깨달음이다. 쉽게 말해, 우리 몸이 어떤 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질병을 스스로 이겨내기 위한 우리 몸의 치료행위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억지로 이 증상을 억제하거나 없애려고 하면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콧물도 가려움도 내 몸의 치료행위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의 많은 부분은 ‘열’과 관련 있다. 특히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심인성 발열을 잘 다스려야 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몸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열이 머리 위로 올라가다가 혈관이 연약한 콧속에서 터져 나오는 게 바로 코피다. 쓸데없는 열을 코피를 통해 빼 주기 위한 우리 몸의 치유책인 것이다. 그러니 코피는 멈출 때까지 그냥 흐르도록 두는 게 좋다.

콧물은 어떨까. 감기에 걸리면 몸속의 냉기를 배출하기 위해 콧물이 나는 건데, 약으로 이걸 멈추게 하면 증세는 사라지지만 감기 자체는 오래 갈 수밖에 없다. 피부가 가려운 것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부위의 혈액순환을 높여주기 위해 가려움이라는 증상을 통해 자극을 유도하는 것이다. 감기에 걸리면 오한이 나는 것도 열을 발생해 면역력을 높이려는 우리 몸의 치료행위다.

문제는 우리 몸이 비상상황을 맞으면 증상도 과도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혈액 속에 칼슘이 부족하면 심장이 멈추기 때문에 뼈에서 칼슘을 뺏어오게 되는데, 이게 너무 과도하게 작용하면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고혈압도 당뇨도 ‘인체의 과도한 증상 치료의 부작용’이라는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비상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한데, 아침 저녁으로 모관운동(누워서 팔다리를 들고 규칙적으로 털어주는 운동)을 해 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입안이 헐거나 다래끼, 종기가 자주 나는 사람은 홍삼이나 꿀, 닭고기, 술 등 열이 많은 음식을 줄이는 게 좋다. 자신의 체질을 잘 파악하고 ‘양(陽)적인 음식’과 ‘음(陰)적인 음식’을 잘 구분해서 섭취해야 한다. ▲양의 기운이 강한 음식으로는 인삼, 녹용, 홍삼, 꿀, 화분, 로얄젤리, 프로폴리스, 클로렐라, 노니, 강황 등이 있고 ▲음의 기운이 강한 음식으로는 비타민C, 크릴오일, 칼슘, 마그네슘, 알로에, 밀크시슬, 콜라겐, 여주, 미네랄, 항산화제 등이다.

조기성 약사의 저서들.

약부터 찾지 말고 운동·식생활 개선부터

노년에 질환이 생기면 약은 언제부터 먹어야 할까. 가능하면 늦추는 게 좋다. 모든 약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수치가 병원에서 약을 권하는 단계가 되면, 우선 한 달간 운동습관과 식생활을 개선해보길 권한다. 그렇게 해서 수치가 낮아지면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생활습관 개선을 시도해 볼 기회가 있는데도 너무 성급히 약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가 안타까울 때가 많다.

요즘 치매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이유 역시 역시 당뇨나 혈압약을 오랫동안 복용하는 데서 오는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아침 저녁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예방이 가능해진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 몸이 나타내는 증상은 그 자체로 치료행위다. 그 원리를 잘 깨닫고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쪽으로 생활습관을 바꿔나가야 건강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