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중반 접어든 고양국제꽃박람회, 동선 짜서 구석구석 알차게 즐기자!

일산호수공원 전체로 축제공간 확장 실내와 야외전시, 공연과 체험도 풍성 봄빛 물오른 수변정원 곳곳이 포토존

2024-05-03     유경종 기자

[고양신문] 지난 26일 개막한 꽃박람회가 어느덧 중반을 넘어섰다.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즐기는 사진들이 지인들의 SNS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올해 꽃박람회는 행사장이 넓어지며 예년에 비해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공간이 넓어진 만큼 각자의 여건에 따라 이동 동선을 미리 잘 구상해야 보다 쾌적하고 즐거운 관람을 할 수 있다. 

가능하면 대중교통 이용

가장 먼저, 고양시민이라면 가급적 차는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자. 곳곳에 임시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찾는 이가 워낙 많아 주차공간이 넉넉할 순 없다. 먼 곳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양보하는 게 좋겠다. 

올해 꽃박람회의 공간은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뉘는데, 호수공원 서쪽(지도 왼쪽)부터 노래하는분수대를 중심으로 하는 지구환경정원, 생태호수의 녹지공간을 활용한 야외전시구역, 그리고 한울광장과 주제광장을 지나 꽃전시관을 중심으로 꾸며진 실내전시구역이 마련됐다.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나들이를 정발산역에서 시작할 것인지, 주엽역에서 시작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팁을 드리자면, 오후 시간에 실내와 야외 전시공간을 차례로 둘러본 후 노래하는분수대 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매일 저녁 펼쳐지는 특별공연을 관람하며 일정을 마무리하고 싶다면 정발산역에서 출발하는 게 좋고, 반대로 지구환경정원에서 출발해 야외전시를 거쳐 주제광장과 한울광장 주변에 마련된 노천카페와 푸드코트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주엽역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실내전시장에 전시된 신품종 꽃들을 관람하는 방문객들. 

부스마다 이색적인 꽃들 가득 

기자는 화훼교류관과 화훼산업관이 마련된 실내전시를 먼저 찾기로 했다. 꽃박람회 하면 떠오르는 꽃인 각양각색 튤립이 반겨주는 정원을 지나 꽃전시관으로 들어서니 부스마다 이색적인 꽃들과 식물들이 가득하다. 시원한 실내공간을 여유롭게 거닐며 화사한 꽃들을 연신 카메라에 담아본다. 

실내공간으로 이어진 화훼산업관으로 발길을 옮기니 화훼장식대회가 열리고 있다. 참가자들이 머릿속에 구상한 작품을 꽃으로 표현하느라 온갖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꽃과 식물 자체가 예쁘고 멋지지만, 다양한 형태의 꽃들을 배치하고 장식하는 솜씨 또한 볼거리다.     

게이트를 나와 수변으로 발길을 옮기니 꽃장식을 머리에 얹은 수상꽃자전거들이 수면 위를 가득 채우고 있다. 꽃박람회 시즌에만 볼 수 있는 느긋한 풍경이다.

고양국제꽃박람회의 시그니처 풍경 중 하나인 꽃자전거.

축제의 흥이 이어지는 한울광장

다시 주제광장으로 돌아와 야외전시공간이 시작되는 2번 게이트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하지만 게이트에 도착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반 개방지역인 주제광장과 한울광장 구간에도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플라워마켓에서는 고양시 화훼농가가 참여하는 특판장과 이색소품, 지역특산품 등을 만나볼 수 있고, 한울광장 주변에 마련된 카페와 푸드코트에서는 호수를 바라보며 음식과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수변 잔디밭에 파라솔 테이블을 넓게 펼쳐놓았다. 광장 곳곳을 느린 속도로 왕복하는 미니열차는 경적과 함께 비눗방울을 연신 내뿜으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광장을 오가며 축제의 흥을 더하는 꽃장식 미니열차.

호수의 자연과 어우러진 야외전시  

휴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야외전시구간 관람을 시작했다. 이곳이야말로 올해 꽃박람회의 하이라이트다. 달맞이섬과 가까운 호수공원 중심부에는 한국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작가들이 각각 개성있게 꾸민 ‘세계작가정원’을 시작으로 꽃만개정원, 순환정원, 분재정원, 장미원이 연이어 꾸며졌다. 

이어지는 전시공간은 꽃의 도시 고양의 개성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고양시 화훼농가가 참여해 꾸민 고양로컬가든을 시작으로 고양시 대표 선인장을 모티브로 한 선인장 다육정원, 호수공원의 상설 명소인 텃밭정원과 한국정원이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봄날 오후햇살에 반짝이는 호수를 바라보며 느긋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수변정원. 

기자가 뽑은 올해 꽃박람회의 베스트존은 수변정원이다. 봄빛이 한창 올라온 버드나무와 갈대 부들과 같은 수생식물들이 잔잔한 호수에 발을 담그고 있는 풍경을 배경으로 각종 꽃들이 줄지어 장식된 풍경은 동화 속에 걸어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큼 환상적이다. 군데군데 놓여있는 벤치와 선베드에 몸을 기댄 이들이 그 풍경을 마음 가득 채워 넣고 있다. 

생태호수의 서쪽 끝에 자리한 작은동물원 주변에서는 지구환경과 기후위기를 생각해보는 체험공간인 ‘이상한 계절의 아이들’이 진행되고 있고, 자연학습원에서는 한국의 자생화로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화단이 꾸며졌다. 

공공예술체험 프로그램.

체험프로그램과 특설무대 공연 

마지막 구간인 노래하는분수대 광장으로 들어서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서너 시간 가까이 꽃박람회 행사장 구석구석을 돌았더니 몸이 휴식과 수분을 요청한다. 오후 5시에 시작하는 특별공연을 기다리려면 시간이 좀 남았다. 파라솔 노천카페에 앉아 노래하는분수대를 바라보며 음료 한잔으로 갈증을 달랜다. 

공연 관람이 끝나면 주변 원마운트나 가로수길 맛집에서 저녁을 먹어야겠다. 꽃박람회와 함께 보낸 봄날 하루가 즐겁고 알차다.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나무배 포토존.
고양의 특산품인 선인장을 모티프로 꾸민 선인장정원. 
아프리카의 감성이 전해지는 세계작가정원 중 한 코너. 
유니세프 포토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