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접경의 섬 ‘쓰시마’
일본인 없고 한국인 북적
부산서 50km, 배 타고 1간30분 소요 제주도 40% 면적에 2만8천명 거주 코로나 전 한국관광객 연 50만명 찾아 낚시, 자전거, 트레킹 동호인 줄지어
[고양신문] 코로나19로 주춤해진 한일 접경의 섬 쓰시마(대마도)에 낚시와 자전거 타기, 트레킹을 즐기려는 한국인 관광객이 줄잇고 있다.
지난달 30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해 쓰시마 히타카츠항까지 오가는 440명 정원의 니나호에는 한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오전 9시10분 부산항을 떠난 쾌속선은 49.5㎞를 1시간 30분 만에 운항해 오전 10시40분께 히타카츠항에 도착했다. 쓰시마는 한반도와 일본 규슈 중간에 있는 섬으로, 132㎞ 떨어진 규슈보다 한국에 훨씬 가깝다. 맑은 날이면 섬 북단의 ‘한국전망소’에서 부산의 고층빌딩들을 조망할 수 있다.
한국인 관광객에 기대는 쓰시마 경제
제주도의 40% 크기인 쓰시마는 섬 전체 면적의 88%가 산지로 삼나무, 편백 원시림이 울창하게 뒤덮여 있으며 1968년 섬 전역이 국가지정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경관이 아름답고 역사, 문화, 생태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일본 본토와 많이 떨어진 변두리인데다 경작지와 일자리가 적고,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1960년대 7만 명에 달했던 쓰시마 인구는 현재 2만8000명에 불과하며, 경제의 상당 부분을 한국인 관광객에 기대고 있다.
지난 1일, 쓰시마섬의 최대도시 이즈하라와 히타카츠 시내에는 일본인들은 거의 볼 수 없고 거리와 쇼핑센터, 관광지에는 한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삼삼오오 무리지어 자전거를 타고 섬 곳곳을 누비거나 낚시와 트레킹을 즐기는 동호인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쓰시마 여행이 인기를 끈 것은 들이는 시간과 비용 대비 관광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 때문이다.
쓰시마 현지 전문여행사인 ㈜발해투어 황대통 소장은 “부산에서 당일치기나 1박2일 여행이 가능해 쓰시마를 찾는 관광객의 90% 이상이 한국인이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한국인 관광객이 연간 50만 명에 이를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부산-쓰시마를 오가는 최초의 여행상품은 1997년 발해투어 창업자로 황 소장의 부친인 황백현(2022년 별세) 전 대표가 개척했다. 당시에는 부산에서 출발한 여객선이 후쿠오카를 거쳐 21시간 만에 쓰시마 이즈하라항에 취항했다. 이후 1999년 부산-쓰시마 직항 노선이 개설돼 현재는 정기여객선이 하루 세 차례 운항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섬에 역사적 흔적 빼곡
지리적으로 한국과 인접한 쓰시마는 일본과의 역사적인 관계 때문에 ‘가깝고도 먼 섬' 취급을 받고 있다. 예부터 유라시아 대륙과 일본 열도 사이를 잇는 문화, 경제 교류의 창구가 되어온 이 섬은 특히 한국과 일본 사이의 징검다리 구실을 했다. 조선통신사가 한양을 떠나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 쓰시마다. 조선통신사는 조선이 1413년부터 1811년까지 400여 년간 20회에 걸쳐 일본에 파견한 공식 외교사절단이다.
임진왜란 당시 쓰시마는 일본 수군의 전초기지 구실을 했으며, 앞서 고려와 조선은 1389년(창왕 2년)과 1419년(세종 1년) 수백년간 한반도에서 노략질을 해오던 왜구의 본거지인 쓰시마를 정벌한 바 있다.
쓰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미우다 해변 앞 바다는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러시아 발트 함대를 격파한 곳이다. 쓰시마 해전에서 승리한 일본은 휴전조약을 통해 대한제국을 지배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행사 대표단, 기자단과 함께 쓰시마 팸투어를 진행한 (사)한국관광클럽 이광현 회장은 “쓰시마는 잘 보전된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우리나라와 연관된 많은 역사적 흔적을 간직한 매력적인 관광지로 꼭 한번 가볼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