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동물을 자식처럼 키워요

박사장 새와 동물농장 대표

2024-05-16     박영선 기자
박사장 대표가 태어난 지 1개월 남짓한 아기염소를 안고 있다.

[고양신문] 박사장 '새와 동물농장' 대표는 “새와 동물들을 워낙 좋아해 20여 년간 하던 토목 관련 일을 접고 25년째 새와 동물들을 키우는 농장을 운영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10살 무렵 새끼새 한 마리를 얻은 적이 있다. 우렁이를 잡아 껍질을 까서 속살만 잘게 썰어 입을 벌리고 넣어주었다. 몇 개월 정성을 다해 키우다가 어느 정도 자라 산으로 날렸보냈다. 하지만 헤어지기 싫은지 그 새는 돌아와서 계속 지붕 위에 앉아있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얼마 후 자연으로 돌아갔다.

새를 키웠던 일은 토목 일을 하면서도 계속 마음 한켠에 남아있었다. 25년 전 그 마음으로 덕양구 지축동에 농장을 마련했다. 지축동이 개발되면서 선유동을 거쳐 7년 전 지금의 내유동 한적한 곳으로 옮겨왔다. 지축동과 선유동에 있을 때는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박 대표는 “아이들의 호기심이 지나쳐 새 망을 두드리고 찢거나 소리를 질러 새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무정란을 낳곤 했다”라며 “알을 낳고 부화단계를 거쳐 번식을 해야 하는데 말 못하는 새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한다. 지금 내유동 이곳에서는 체험학습을 중단하고, 새를 키우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

농장에는 공작, 원앙, 기러기, 백한(꿩과 조류), 금계, 백칠면조, 거위, 공작비둘기, 호로조, 꿩, 백꿩, 실크, 오골계, 재래닭, 금수남과은수남(관상용 닭), 청둥오리 등 30종의 조류와 흑염소, 애완견, 토끼, 풍산개 등의 소형동물 20종류를 키우고 있다.
박 대표는 “대형마트의 채소부산물인 겉잎과 영양 보충을 위해 전용사료를 주는데, 자식처럼 하나씩 살피면서 먹이를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키운 조류는 고객 볼거리를 위해 대형음식점에서 공급받거나 개인농장으로 나간다. 

그는 농장의 새와 동물들 외에도 동물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처음 이곳으로 옮겨와 울타리를 치려는데 고라니가 풀숲에 낳아둔 새끼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파주에 있는 밭으로 일하러 갈 때도 차에 태워 데리고 갔다가 일이 끝나면 데리고 오곤 했다. 5개월쯤 키워 어미 고라리가 있을 법한 앞산으로 돌려보냈는데, 며칠 동안 박 대표 주변을 맴돌다 산으로 갔다. 뱀에게 어미를 잃은 새끼 애완견을 분유를 먹여 8개월간 키운 적도 있고, 어미 염소 새끼를 분유를 먹여 키우기도 했다. 

박 대표는 새와 동물들이 건강하도록 백신 접종 등을 철저히 하고 특히 11월~3월 조류독감 발생위험 기간에는 외부인 출입도 막고 있다. 사육장 외부에는 노랑매화, 연산홍, 붓꽃, 봄망초, 벌개미취 등의 꽃들이 한가득 피어나고, 사과대추, 자두, 포도 등의 유실수들도 자라 자연친화적인 농장이다.
박사장 대표는 “새와 동물들을 더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30종류의 조류 알을 직접 부화시키는 부화장
머리에 왕관 쓴 모양을 하고 있는 왕관공작의 우아한 자태
화려함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공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