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이동 로데오거리, 이젠 이름만 ‘문화의 거리’

[시정질문 ] 신현철 국민의힘 의원

2024-06-06     이병우 기자
신현철 시의원

조성 기본계획도 기금도 없어
대형아울렛 들어서 상권 위축 
‘문화의 거리’ 존폐 여부 결정   

[고양신문] 패션아울렛이 밀집한 일산서구 덕이동 로데오거리가 2011년 ‘문화의 거리’로 지정됐지만, 그 이후 고양시의 아무런 관리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현철(가좌·덕이·송포동) 의원은 4일 고양시의회에서 진행된 시정질문을 통해 “고양시는 덕이동 패션아울렛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지정만 해놓고 단 한번도 ‘문화의 거리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한 적이 없다. 계획이 없으니 기금도 조성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문화의 거리를 지속적으로 육성·관리해가야 할 심의위원회 역시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덕이동 로데오거리가 문화의 거리로 조성되기 전인 2003년 시는 ‘고양시 문화의 거리 조성 및 운영조례’라는 자치법규를 제정했다. 이 조례에 따르면 시는 ‘문화의 거리’를 지정한 후 △주변 도시환경 개선 △문화시설 설치 △관련업종 육성 계획 등을 포함하는 ‘문화의 거리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공고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문화의 거리 조성기금’을 마련해 거리 활성화를 위해 써야 한다. 또한 문화의 거리 육성과 지원을 위해 관련 심의위원회를 두고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덕이동 패션아울렛은 ‘문화의 거리’에 걸맞지 않게 오랜 기간 아무런 관리없이 방치되다 보니 ‘고양시 문화의 거리 조성 및 운영조례’가 무용지물이 되다시피 했다. 2021년 4월 고양시정연구원이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조례는 사실상 사문화되어 현실에 맞게 기존 조례를 폐지하고 ‘상권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조례를 제정하는 방안을 포함한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시에 권고하고 있다. 

덕이동 로데오거리에 있는 안내도는 전혀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채 낡고 변색되어 알아보기도 힘든 지경이다.

신현철 의원은 “경기서북부지역의 최초이자 대표 아울렛으로 성장했던 덕이동의 패션아울렛은 안타깝게도 파주 지역에 대기업이 주도하는 대형아울렛 매장이 들어서며 큰 피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2011년 파주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각각 개점하면서 덕이동의 패션아울렛은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 덕이동 로데오거리가 2011년 ‘문화의 거리’로 지정된 것도 인근의 대형 프리미엄 아울렛 개장으로 위축될 수 있는 상권을 안정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명분에 따른 것이었다. 

고양시에서 ‘문화의 거리’로 지정된 라페스타 문화의 거리(2004년 지정), 화정 문화의 거리(화정 로데오거리, 2015년 지정)에 비해 ‘쇼핑’만을 목적으로 하는 덕이동 패션아울렛은 지역민의 방문빈도가 가장 낮고 체류시간도 가장 짧다.

이렇게 덕이동 로데오거리의 침체된 현황을 지적한 신현철 의원은 “올해에도 여전히 관련 정책과 예산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고양시에서 조례에 규정된 기본적인 사항조차 하나도 지키지 않고 덕이동 일대를 방치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동환 시장은 “덕이동 로데오거리는 특화거리에는 해당하나 문화의 거리가 되기에는 현재로서는 불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른 시일 안에 용역 결과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 문화를 거리를 존속할 것인지, 폐지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현재 덕이동 로데오 거리에서 방치된 낡은 공연용 무대른 이른 시일 안에 정비하고 고양문화재단, 관련 부서와 함께 정기적인 버스킹 공연과 상인회 추진 행사를 적극 홍보하는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