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사업 반납하고 일본 벤치마킹?

2024-06-14     김진이 전문기자

이동환 시장, 요코하마 등 방문
이해림 의원 “고양·삼송·일산 등  
5개 지역사업 정지해놓고…”
고양동 도비보조금까지 반납 

건설교통위 이해림 의원. 

[고양신문] “고양시가 도시재생공모사업으로 진행 중이던 5개 지역사업에 대해 특별한 이유 없이 용역을 정지시키고, 도비 반납까지 감수하며 재생사업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이동환 시장이 도시재생 활성화 해법을 찾겠다고 일본에 벤치마킹을 간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고양시의회 건설교통위 이해림 의원은 지난 10일 이동환 시장의 일본 벤치마킹과 도시재생 사업의 일방적 중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고양시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동환 시장이 9일부터 12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가나가와현청, 요코하마국립대학 등을 방문해 ‘민간주도 도시재생 정책’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일본 방문은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차원의 방문으로 신상진 성남시장 등 소속 단체장 12명이 동행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동환 시장 등은 ‘가나가와현 현영 주택 단지재생’ 관련 사례발표를 듣고, 요코하마 국립대학교 등 일본의 민간주도형 도시재생‧도시개발, 상권 활성화 등의 도시재생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는 대표적 장소를 방문했고, 그 결과 시민들을 위한 정책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내용이다.

방문 일정에 포함된 요코하마 아카렌가 창고는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장소로 폐창고를 활용해 문화복합시설로 재탄생한 지역이다. 또한 이 시장의 방문 일정에는 세계적으로 도시재생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록본기 힐스, 세금 안 쓰고도 랜드마크로 거듭난 민관복합형 청사인 토시마구청 등도 포함되어있다. 
보도자료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일본은 2000년대 노후화된 도심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 도심부를 민간주도형 도시재생, 개발 방식을 통해 활성화했다.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용적률과 용도를 완화하고 주차장 등 공공시설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고양시는 이동환 시장 취임 후 화전, 삼송, 일산 등 민간 주도, 또는 민관 협력방식으로 추진해오던 도시재생 사업들을 전면 중단 결정하고 심지어 도비보조금까지 반납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양시가 도시재생계획 수립 도비보조금 7700만원을 반환한 사실이 시의회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고양시는 2019년 당시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을 목표로 고양동 지역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비로 도비 7500만원과 시비 1억7500만원 등 총 2억5000만원으로 추진했다가 이동환 시장 취임 후 2023년 11월 말 해당 용역을 중단했다.  

김해련 건설교통위원장은 “시민이 어렵게 받은 예산을 시장이 바뀌었다고 사업 자체를 안 해버리면 결과적으로 헛돈을 쓰게 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고양동 이외에도 화전 156억원, 삼송 108억원, 일산 120억원 등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투입된 예산의 추가 반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해림 의원은 “주민들이 주도해 추진중인 도시재생 사업을 시가 나서서 반납해놓고 시장이 민간주도형 사례를 보러간다”며 “일본을 가고, 그 내용을 보도자료로 홍보하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부의 도시재생 전문가들 역시 “고양시가 원당도시재생 뉴딜사업부터 시작해 모범적인 사례로 주목받다가 시장이 바뀌면서 시민협의체와 동의도 하지 않고 반납하고 있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시장이 민간주도형 도시재생 벤치마킹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빨간 벽돌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아카렌카’. 100년 전 물류창고로 지어진 이곳이 이제는 문화예술을 위한 전시관, 공연장과 대형 쇼핑몰로 탈바꿈해 요코하마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한편 고양시가 보도자료에서 고양시 도시재생 사례로 언급한 일산농협 소금창고를 활용한 ‘일산문화예술 창작소’는 이동환 시장이 중단시킨 도시재생 사업 중 하나인 일산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일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