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659개 병의원 중 26.7%, 18일 휴진
고양 휴진율, 전국 평균 14.9%보다 높아 종합병원은 휴진 등 특별변동 없어 암센터 등 공공의료기관에 환자 몰려 3개 보건소, 야간진료 구급상황 대처
[고양신문] “저희 동네 소아과들 다 휴진했어요. 오전만 진료하고 휴진한 곳도 있고요.” -맘카페 '일산아지매' 게시글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휴진을 강행한 18일, 고양시는 659개 병의원 중 26.7%(176개)가 휴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덕양보건소 의약관리팀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개별 병의원마다 유선으로 확인한 결과 의원급 병원 30% 미만이 이날 휴원한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종합병원은 휴진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18일 덕양보건소를 방문해 "휴진율이 30% 넘을 경우 채증을 나가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의 26.7%휴진율은 전국 휴진율(14.9%), 경기도 휴진율(17.3%)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전국 총 3만5059개 의원급 기관 중 5379개소가 휴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양시 휴진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원흥·지축 등 택지개발로 인해 신규진입 의원들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심욱섭 고양시의사회장은 “고양시 의사들이 비교적 젊은 편이다. 무엇보다 현재의 문제에 대한 공감이 큰 것이 아니겠느냐”며 “그러나 대부분 오전만 휴진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으나 고양시 종합병원들은 아직 휴진이나 특별한 변동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덕양보건소 의약관리팀은 “다행히 종합병원급은 한 군데도 휴진 일정이 확인되지 않았다. 덕양구에서는 최근 더자인병원이 종합병원으로 승격돼 환자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며 “소방서나 권역응급센터 등과 계속 소통해 위급 환자 발생 문제 등에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병원 진료가 어려워지면서 국립암센터나 일산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으로 서울에서도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국립암센터 홍보실 측은 “의료파업이나 휴진 관련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암센터는 이미 이전부터 477개 병동이 꽉 차서 운영되는 실정이어서 추가 진료가 가능하지 않다. 응급실로 암환자가 아닌 분들이 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암센터는 암전문 의료기관이라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일산백병원은 최근 백중앙의료원이 운영손실이 커진다는 이유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의무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일산백병원 노조는 의사 파업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일반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병원내 게시판에 ‘주 4일제 시범운영, 급여 이연지금, 조기 퇴직’ 등의 사측 정책을 ‘절대 수용불가’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내걸기도 했다. 일산백병원 홍보실 측은 “추가 휴진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전공의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진료나 수술 지연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내원환자 변동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의료파업, 휴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불안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환자나 보호자들의 경우 정부와 의료계 모두를 향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입원했을 때 병원에 전공의분들이 안 계셔서 썰렁했는데 오늘은 담당교수님도 휴진이 잡혔다고 갑자기 문자가 와서 당황스러웠어요. 저같은 경우는 계속 검사와 시술 예정이 되어 있어 너무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중환자의 보호자인데 갑자기 응급실 가야할 상황 생길까 매일 진짜 피가 마릅니다. 의사는 병원과 환자를 지켜야죠. 환자 목숨 담보로 파업하는 의사는 직업 버려야합니다.”
“소아과나 어르신들 많이 가는 병원이 휴진이라니요. 국민들이 의사들 상대로 고소해야 할 판이에요.” “정부 탓도 해야되지 않을까요? 이 상황이 몇달째인데 해결을 못하고 있으니.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데 그냥 밀어붙이면 되는 건가요?”
이에 대해 심욱섭 고양시의사회장은 “의사들이 누구보다 환자들에게 미안하고, 지금의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도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1, 2, 3차 의료기관을 구분하는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를 오히려 보건복지부가 중단시키고, 수도권, 대형병원 중심의 의료시스템을 강화한 상황에서 의사 증원은 의료서비스를 오히려 저하시킬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말도 안되는 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시 3개 보건소는 휴진, 의료파업에 대비해 야간 진료를 실시하고 '문 여는 의료기관 및 약국', 구급상황관리 센터 안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