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청수칡냉면 전통 잇는 바로 그 맛
반남면옥

맛있는 외출_ 칡냉면전문점

2024-06-24     김찬미 객원기자
30년 청수칡냉면의 전통 잇는 바로 그 맛.

[고양신문] “차가워 너무나~ 속이 시려 너무나~ 냉면 냉면 냉면~” 명카드라이브가 부른 노래 가사처럼 여름철 별미, 시원한 냉면 한 그릇 생각 절로 나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살얼음 동동 띄운 고기 육수에 새콤달콤 양념장, 노릇한 계란과 아삭한 오이 고명을 얹어 냉면발을 휘휘 감는 장면은 보기만 해도 초여름 이른 더위를 가시게 한다. 

‘면플레이션’(면+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해마다 오르는 고물가 시대에도 세월의 맛과 분위기를 좇아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이 있다. 백석동 13블럭에서 대를 이으며 30년 전통 청수칡냉면의 맛을 지키는 반남면옥이 그곳이다. 

반남면옥은 백석동 13블럭에서 대를 이으며 30년 전통 청수칡냉면의 맛을 지키고 있다.

‘청수칡냉면’은 1996년 문을 열어 일산을 대표하는 냉면 집으로 사랑받으며, 30년 가까이 한자리를 지켜오다 주인장이 연로해지면서 2021년 아쉽게 문을 닫았다. 칡 특유의 쌉쌀함과 쫄깃함이 더해진 까무잡잡 탱글한 면발, 새콤달콤 푸짐한 양념에 깨를 얹어 고소한 맛이 일품인 청수칡냉면. 그 맛의 비법을 그대로 이어받아 지난 3월 문을 연 반남면옥은 ‘냉면 한 그릇’의 의미를 넘어 가족과 함께했던 추억의 맛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기억하는 이들에게 반가움을 선사하고, 길 잃은 단골 객들의 발걸음을 이어가게 했다.

반남면옥을 이끄는 박윤서 대표는 신선한 식재료와 면발로 맛의 원칙을 지켜낸다.

“세월 안에 스며든 정겨운 맛을 냉면 한 그릇 속에 고스란히 담았다.”라고 자부하는 박윤서 반남면옥 대표는 ‘청수칡냉면’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일부 집기와 그릇은 기존에 쓰던 것을 그대로 가져 왔다고 했다. “국물까지 싹 비우고 나면 간혹 그릇 밑면에 적힌 청수칡냉면이 새겨진 글자를 볼 수 있는데, 복불복이지만 글자 찾는 재미가 더해지며 단골손님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 괜스레 흐뭇해집니다.”

반남면옥의 상호는 박윤서 대표의 성, 반남 박씨에서 따왔다. 대학에서 호텔조리과를 전공하고 한식, 양식 오가며 이른 나이로 셰프의 길을 걸어온 박 대표는 신선한 식재료와 면발을 고수하며 오픈된 주방에서 정직하고 청결한 맛의 원칙을 지켜낸다.

반남면옥의 대표메뉴 물냉면, 비빔냉면과 시그니처 메뉴인 반남왕갈비탕.

2대째 전통의 맛을 계승한 냉면 집답게 ‘살얼음 냉면’이라 해도 무색할 시원한 물냉면과 마성의 양념장이 더해진 비빔냉면, 새콤달콤 가오리를 얹은 회냉면이 반남면옥의 대표 메뉴이다. “사진 찍는 것은 사치이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적기의 ‘골든 타임’이 존재한다는 까무잡잡 칡 물냉면은 육수 위에 양념장을 한가득 뿌려 내는데 맵지 않으면서 달짝지근한 것이 여느 냉면집에서는 맛볼 수 없는 별미다. 특색있는 메뉴로는 큼직한 갈빗대가 무려 두 대, 야들야들 살이 꽉꽉 붙어있는 반남왕갈비탕과 반남왕삼계갈비탕이 있다. 그 외에도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속이 꽉 찬 왕만두와 부드럽고 육즙 가득한 수육, 바삭바삭 녹두빈대떡을 선보이며 골라 먹는 재미를 부여한다. 

‘살얼음 냉면’이라 해도 무색할 시원한 물냉면과 마성의 양념장이 더해진 비빔냉면.

 “고춧가루는 예나 지금이나 안동 고춧가루만 사용합니다. 김치도 직접 담그고 있고요. 음식과 재료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준비하는 만큼 한결같은 맛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청수칡냉면에서부터 반남면옥에 이르기까지 변함없는 맛의 비결은 양념장의 근간이 되는 고춧가루와 국내산 육우, 양지 부위를 10시간 동안 푹 우려내 만든 구수한 육수에 있다고 귀띔했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으로 프랜차이즈화를 꿈꾸는 박 대표는 “30년 전통의 맛을 이어받은 만큼, 오신 손님들 역시 대를 이어 가족들 모두가 찾을 수 있는 맛의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주소: 백석동 1413-7, 1층 
전화: 0507-1483-2085
시간: 10:30- 21:00 /브레이크타임 15:30- 16:30
휴무: 매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