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는 사람도 행복한 센터 만들 것”

인터뷰 – 봉미숙 살림데이케어센터장

2024-07-11     김진이 전문기자

2012년 창립멤버, 전업 활동가로 새로운 도약준비

[고양신문] "지역에서 공동육아를 하며 마을살이를 하는 주민이었어요. 직장도 다니고요. 안성에 있는 의료사협 이야기를 듣고 부러워하던 참에 여성주의 의료사협을 제안받았고, 지역 주민들이 반기며 일이 시작됐습니다.”

간호사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 운영하는 데이케어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봉미숙 센터장은 2012년 의료사회적협동조합을 처음 만들 때부터 함께 했다. 이사이자 조합원으로 다양한 돌봄사업 확장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다가 센터장으로는 7개월 전에 합류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일터를 옮긴 것이다. 

“데이케어센터만 알아서도 안 되고, 서로돌봄, 우리 조합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죠. 저도 이제는 남은 날들을 여기서 보내야겠다는 결심이 있었고요.”

살림데이케이센터는 현재 35명 정원에 32명의 노인들을 12명의 직원들이 돌보고 있다. 전문적인 재활작업치료사도 따로 있어 노인들의 재활을 돕고 있다. 조합원들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에서 데이케어센터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밥엔찬’이라는 요리 소모임에서는 피클을 만들어오고, 훌라 모임에서는 생일 잔치에 훌라 공연을 선보이기도 한다. 

“조합이 얼마나 운영이 잘 되는가는 조합원들의 활동이 얼마나 활성화됐는지, 다양한 활동에 어떻게 유기적으로 참여하는지가 중요한 지표가 되어야죠. 데이케어센터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조합원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2019년 지금의 건물을 구입하면서 데이케어센터를 하자는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도 조합원들의 돌봄을 자기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처음 출발할 때 육아를 고민하던 젊은 세대들이 어느덧 나이가 들어 부모, 혹은 본인의 돌봄, 노후를 걱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살림데이케어센터의 장점은 병원, 한의원 등 의료기관이 연계돼있다는 것이다. 또한 활발한 지역 네트워크 강점을 활용해 일주일에 한 번 도서관에 가서 그림일기를 쓰고, 동네 산책을 가는 등 풍성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봉미숙 센터장은 돌봄을 받는 이들과 함께 돌보는 이들도 돌아보는 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열악한 요양보호사들의 처우를 원칙적인 운영과 존중을 통해 지켜내려 한다. 이윤을 남기지 않는 사회적협동조합이기에 가능하다. 

 

“우리 조합은 협동조합 7원칙에 ‘약자 우선과 다양성 존중’, ‘적정 의료와 건강증진 활동’, ‘호혜적 돌봄’을 추가해 지역사회와 공동체 안에서 순환하는 생태계를 추구하려고 했어요. 원칙도 촘촘했지만 운영도 그렇게 했어요. 이사회가 12시 전에 끝난 적이 없어요. 다들 직장이 있었지만 그렇게 헌신하고, 고민한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도 엘리베이터의 조직도를 보면서 빠진 부서, 사람들이 있다며 설명을 이어가는 봉미숙 센터장. 끝도 없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천, 헌신에 기반한 에너지가 오늘의 살림의사협이 있는 마을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