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는 내 몸이 건강해진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지속할 수 있어요”
『맨발 걷기 처방전』 펴낸 유용우 한의사의 건강특강
우리 몸속 여전한 원시인 유전자
발바닥으로 우주 만물 기운 흡수
활성산소 제거하고 생체리듬 회복
새로운 기운 만들며 자생력 키워
3일에 한 번은 맨발로 걸어보자
[고양신문] “맨발 걷기의 가장 큰 준비는 마음입니다. 어떠한 마음으로 맨발 걷기를 시작하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맨발 걷기를 시작하는가’를 정하는 것입니다. 목표가 정해지면 그다음은 어느 정도의 강도와 얼마간의 시간을, 어디에서 걸을지가 저절로 결정됩니다.” - 『유용우 한의사의 맨발 걷기 처방전』, p.198
일산 호수공원에 생긴 맨발 걷기 마당을 접하면서 1997년부터 맨발 걷기를 시작해 지금까지 맨발 걷기를 실천해온 유용우 한의사가 지난 5월 『유용우 한의사의 맨발 걷기 처방전』이라는 책을 펴냈다.
2011년 발간된 『발로 뛰어 찾은 한방 명의 20』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는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약 처방뿐 아니라 평소 일상생활 관리, 특히 맨발 걷기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왔다.
그런 그가 진료실을 벗어나 시민들을 직접 찾아 왜 맨발로 걸어야 하는지, 또 맨발 걷기의 원리는 무엇이고 구체적인 방법론은 무엇인지를 전하고자 건강특강에도 나섰다. 우리 몸과 자연의 연관성에 대한 한의학적 원리를 이해하면서 건강한 삶을 만들기 위한 처방전 중 하나로 맨발 걷기가 생활 속에 제대로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소망 때문이다.
10일 오전 한양문고 주엽점에는 약 30명의 시민이, 이어서 오후에 덕양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특강에는 강의실을 가득 채운 100여 명의 어르신이 귀를 쫑긋 세우고 강연을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진행된 특강의 핵심내용을 요약했다.
맨발 걷기는 곧 인류의 역사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땅 위에서 서고 걷고 잤다. 땅과 더불어 살아가고 땅에서 생산된 음식을 취하며 생활했다. 그 음식을 통해, 호흡을 통해, 또 발바닥을 통해 땅의 에너지를 취하며 살아온 것이다. 따라서 맨발 걷기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직립보행으로 사냥을 통해 단백질을 획득하게 돼 두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인간은 침팬지와 갈라서게 됐다. 수백만 년을 맨발로 살아온 인류가 지금과 같은 문명 생활을 하게 된 시간은 그저 ‘찰나’에 불과하다. 맨발로 태어난 우리 몸은 지금도 여전히 원시인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30여 년 전 일산 호수공원에서 혼자 맨발로 걸을 때는 참 뻘쭘했었다. 그런데 2010년 땅과 접촉해 치유한다는 『어싱(Earthing)』이라는 책이 번역돼 나오더니 최근엔 국내에서도 맨발 걷기 열풍이 부는 걸 보면서 사람들에게 맨발 걷기의 원리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 책도 쓰게 됐다.
꾸준히 걸으면 내 몸의 순환 완성
요즘 사람들이 맨발 걷기를 왜 하는 걸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쉽다는 것이다. 누구나 어디에서건 자연과 함께할 수 있으며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숨을 가쁘지 않게 해도 건강 증진에 효과가 좋다. 맨발 걷기를 꾸준히 했더니 심지어 불치병이 치료됐다고 증언하는 사람까지 있다. 왜일까.
먼저 한의학적으로 손과 발의 역할을 살펴보자. 한의학에서는 두뇌를 위한 ‘공장’ 역할을 하는 몸통과 두뇌가 사용하는 ‘도구’ 역할을 하는 팔다리는 모두 각종 경락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고 본다. 인간은 발을 통해 정(精)의 생성을 보조하면서 장부 세포의 ‘구조’를 튼튼히 하고, 손은 기의 순환을 보조하며 ‘기능’을 활발히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럼 맨발로 걸을 때 우리 몸의 기운은 어떠한 변화와 흐름으로 나타날까. 우리의 손바닥과 발바닥은 서로 연결돼 끊임없이 소통한다. 발바닥을 통해 땅의 새로운 기능이 생성돼 발과 종아리, 허벅지와 등줄기 등을 거쳐 머리로 올라가고, 안 좋은 기운은 다시 목과 가슴, 다리를 거쳐 발을 통해 배출된다. 발 고린내가 심하다고 놀림 받는 사람이야말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맨발로 걸을 때 이마에 땀이 나고 손이 붓고 열나는 느낌이 있다면 제대로 걷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순간부터는 내 몸의 순환을 완성할 수 있게 된다.
발바닥의 경맥은 장부와 연결되어 있기에 발바닥을 통해 만물의 기운이 우리 몸에 스며들어 자생력을 길러준다. 엄지발가락은 간·비장과, 검지발가락은 소장·췌장과, 중지발가락은 부신과, 그리고 약지발가락은 신장·방광·혈액과 연결돼 있어 각 장부에 새로운 기운이 생성되는 통로가 된다.
수승화강(水昇火降)으로 혈액순환 좋아져
땅을 딛는 맨발 걷기는 어떠한 효과가 있는 걸까. 땅은 흙, 물, 모래, 돌, 유기물, 무기물, 세균, 바이러스 등 만물의 생명력과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 땅을 맨발로 걸으면 평소 우리가 신발을 신었을 때는 접촉하지 못한 부위가 땅과 접촉하며 자극을 받는다. 특히 발의 아치 부분과 엄지발가락이 자극돼 비장과 간의 기능을 높여준다. 비장은 우리 몸의 재활용 공장이기에 비장이 튼튼하면 혈구도 튼튼해진다. 종국적으로는 수승화강(水昇火降) 원리가 완성돼 머리가 맑아지고 다리는 따뜻해진다. 그러면 혈액순환이 더 잘되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지구에 있는 자유전자가 유입과 순환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고 지구 전자기장과 동조로 생체리듬도 회복된다. 사실 earth라는 단어는 지구, 땅이라는 뜻 외에도 ‘(전기 장치에 전선으로) 접지하다’라는 뜻도 있다. 따라서 어싱(earthing)은 지구와 몸을 연결한다는 의미로, 음전하가 풍부한 지표면을 맨발로 걸으면 양전하를 띠는 활성산소가 줄어든다.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우울증, 두통 등 일상질환은 물론 심지어 암, 뇌졸중, 뇌종양 등 중증질환까지 나아졌다는 체험 후기들이 나오는 이유다.
맨발 걷기는 발 근육도 강화해준다. 신발을 신고 걸으면 사용하는 근육만 사용하게 되므로 발가락 사이, 발 등, 발 날 등에 있는 근육은 쓸 일이 거의 없는데, 맨발로 걷게 되면 이 근육들이 중심을 잡기 위해 움직이면서 근육이 강화되고 발의 감각도 증가한다.
가장 적당한 맨발 걷기는 매일 약 70분 정도의 시간 동안 하는 것이다. 어렵다면 최소 3일에 한 번씩은 해보자. 맨발 걷기를 하면 내 몸이 건강해진다는 믿음과 확신만 있다면 얼마든지 ‘작심삼일’ 정도는 반복해서 할 수 있지 않겠나. 손바닥이 붓고 열이 나다가 사라질 때까지 걷다 보면 어느 순간 온몸이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게 될 텐데, 내 몸 전체가 자극을 받아 전율이 일어나면서 내 몸과 의식이 땅의 기운과 합일에 도달한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가까운 공원 찾아 맨발로 걷자
맨발 걷기는 어디에서 하면 가장 좋을까. 가장 이상적 장소는 해안가 백사장, 강가 자갈밭, 비가 온 후의 등산로 등이다. 전류가 흐르기 쉬운 정도를 나타내는 도전율은 물을 통해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런 길을 찾아 걷기는 쉽지 않다. 놀이터 모래밭, 암반길, 야자 매트길, 메타세콰이어길이나 요즘 각 지차체에서 활발하게 만들고 있는 황톳길 등 내가 사는 주변의 가까운 곳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고양시에서도 맨발 걷기에 좋은 곳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일산 쪽에는 호수공원, 정발산, 법원공무원교육원 옆 청평지 솔내음길이, 덕양 쪽에는 지도공원, 화수공원, 은빛공원, 옥빛공원이 맨발 걷기에 좋다.
하지만 추운 겨울, 불볕더위가 기승인 한 여름, 장마철 등을 제외하고 나면 실외에서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날은 1년 중에서 몇 개월여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땅을 표징할 수 있는 자갈이나 옥, 수정 그리고 핑크 소금과 어싱코드, 접지봉을 활용해 실내 맨발 걷기를 꾸준히 해줄 필요가 있다. 어싱매트 등을 활용해도 좋다.
어싱패치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몸 특정 부위에 어싱패치나 심전도패치를 붙이고 어싱코드를 연결하는 것인데, 어싱패치를 부착한 후 30분 이상 유지하면 통증이나 붓기가 줄어들고, 경혈점 치료 목적이라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