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젊은층 관점 이야기 많이 찾아주길"

[독자에게 길을 묻다] 전향숙 독자

2024-08-06     김진이 전문기자

 

전향숙 독자는 "주장보다는 진실을 담는 신문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고양시와 시민의 멋짐을 더 지켜주고 알려주는 역할"도 당부했다.

[고양신문] “언제부터 고양신문 독자였는지 잘 모르겠다”는 전향숙씨. 동화작가인 전씨는 전 고양파주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를 지냈고 지금은 남편인 고광석 원장과 함께 대명한의원에서 일하고 있다. 회원만 2000명이었던 고양파주노사모 대표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뉴스를 보지 않는다. 매주 오는 고양신문만 유일하게 읽는다. 

고양시에는 언제부터 사셨나요.
부모님이 황해도에서 피난 와서 고양시에 터를 잡으셨어요. 토박이라고 할 수 있죠. 중간에 서울로 갔다가 남편이 고양시에 개원을 하면서 1993년 다시 고양시민이 됐습니다. 부모님이 사시던 장항동은 예전에 실향민들에게 내준 땅이라고 들었어요. 비가 오면 항상 잠기는 그런 동네여서 어린 기억으로 저는 지금도 비가 오면 걱정을 해요. 1990년도 큰 홍수가 났을 때 남편이 양평에 있었는데 저는 고양시에서 고립이 됐던 적이 있어요. 그런 기억이 나네요. 저는 고양, 사람이야기 좋아하는 그냥 수수한 독자입니다. 

고양파주노사모 대표를 맡았었다. 당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는데. 
제일 한가하고, 야망이 없는 사람을 찾은 것 아닐까요. 의원시절 노무현을 처음 TV에서 봤을 때는 거칠고, 격한 느낌에 별 호감을 갖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토론회 하는 걸 봤는데 그 솔직함에 반했어요. 정치에는 지금이나 그때나 여전히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농사짓는 부모밑에서 평범하게 대학다니고 살아온 제가 학생운동, 민주화운동에 대한 빚진 마음은 있었어요. 노사모와 노무현은 비주류사람들이 주류로 가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정말 열심히 했지만 겪어보니 역시 정치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뉴스도 보지 않아요. 종이신문이든 인터넷매체든 전부 다요. 

고양신문은 어떤 신문인가요.
고양신문은 참 기특한 신문입니다. 이 어려운 시절까지 종이신문을 발행하고, 현안에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는 게 그래요. 요즘엔 사람들이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뉴스, 매체만 보는 경향이 더 심한 것 같아요. 저도 인터넷으로 뉴스를 봤다면 고양신문을 계속 보고 있을까 싶어요. 언론사들이 객관적인 것처럼 포장을 하면서도 오히려 주장, 강요를 한다고 느껴요. 그런 면에서 고양신문은 중심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걸 알겠어요. 

어떤 분야의 기사를 선호하는지.
습지활동하는 사람들이라거나, 오래된 점포 이야기처럼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게 좋아요. 저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거기서 위로를 받는 사람이니까. ‘고양사람들’ 꼭지가 가장 재미있어요. 다른 현안들은 찬반이 있을 수 있잖아요. 가보지 못했던 곳, 문화·공연 정보, 지역 역사이야기도 재미있어요. 저는 일산에 사니까 고양동, 벽제동 이런 곳은 잘 모르는데 그런 소식도 재미있어요. 

고양신문을 통해 연결되는 사람, 관계가 있나요.
신문에서 아는 사람들 이야기를 접하기도 하지만, 우리 한의원을 찾는 이들 중에도 고양신문 독자들이 많아요. 남편이 쓴 시론에 평을 해주기도 하고, 이런저런 소식보면서 말을 걸어오기도 해요. 그런 것도 지역신문 보는 맛이에요.

쓴소리, 바람이 있다면.
신문은 주장보다는 진실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언론이 사회를 각자의 입장에 따라 끌고 가려고 하다보니 오히려 너무 많은 갈등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지금까지 고양신문이 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이어왔다는 걸 알아요. 주장보다는 팩트, 진실을 알리고, 고양시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언론이 되면 좋겠습니다.  
고양신문이 더 발전하고, 독자수도 늘어나고, 다양한 정보도 더 많이 전달줬으면 합니다. 뉴스 보면 고양시 집값, 개발만 이야기하는데 사람이 멋있는 도시가 됐으면 해요. 저는 고양시에 문화예술인들, 제가 좋아하는 멋진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좋아요. 그런 멋짐을 고양신문이 더 지켜주고, 알렸으면 합니다.  
또 하나. 요즘엔 여성들의 힘이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소각장이나 지역의 주요 현안은 사실 여성들이 더 잘 알고, 예민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고양신문 역사가 길다보니 독자들이 고령자층이 많겠지만 여성, 젊은 층들을 위한 기사,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기 신도시에 들어왔던 사람들이 많이 떠나기도 했는데 왜 그랬는지, 고양시에서 터 잡고 살아갈 사람들이 관심있고,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많이 발굴하고, 다뤄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