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뮤지컬배우로 출근 ‘동네극단 바스락’
가상공간 ‘올모스트메인’에서의 촉촉한 사랑 그린 음악극 31일, 9월 1일 13블럭소극장
[고양신문] “다같이. 사랑스럽게. 지금 아니예요. 다시 한 번 올모스트메인.”
지난 21일 행신동 햇빛마을21단지 관리사무소 지하의 요가실이 시끄럽다. 동네뮤지컬 극단 ‘바스락’ 멤버들이 코앞으로 다가온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31일 오후 3·6시, 9월 1일 백석동 ‘13블럭 소극장’에서 올모스트메인이라는 음악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상의 마을인 올모스트메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인 올모스트메인. 멤버들은 각각 중년부부, 남자 또는 여자친구 역을 맡았다.
“저는 필 역을 맡았습니다. 중년부부가 서로 마음속에 이야기를 안하고 바쁘게 살다가 오해가 생겨 심한 다툼을 하게 됩니다. 바스락을 하면서 삶이 재미있습니다. 전 6년차 됐습니다.” (조경일)
“필의 아내 마르쉐 역이에요. 2012년 창단멤버예요. 출판사에서 일하지만 꿈은 배우였는데 바스락 덕분에 꿈을 이루었습니다.” (김용란)
“오래 사귀던 남자가 청혼을 안 해서 속상해서 헤어지자고 말하는 귀여운 아가씨 역이에요. 바스락은 12년 되었나봐요. 직장생활하고 공연연습하려면 힘들지만 재미있잖아요.”
“직장 때문에 고향을 떠났다가 결국 남자친구 곁으로 돌아오는 호프 역할이에요. 옛 연인을 찾아왔다가 벌어지는 사랑이야기죠. 저도 12년 됐는데 힘들면 살짝 그만두는 척하다가 다시 하고 있어요. 주변에서 제가 뮤지컬 하는 것에 대해 대단하다고 하고, 엄청 부러워해요. 그 맛에 계속 하나봐요.” (남진숙)
“제 별명은 꿀떡입니다. 사랑을 할 수 없는 인공 심장을 가진, 남편과의 작별인사를 하려고 오로라를 보러 온 여자 글로리 역을 맡았어요. 바스락 창단 때부터 같이 했습니다. 제가 뮤지컬을 한다는 게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거죠.(웃음) 제가 교사인데 학생들에게 뮤지컬 한다는 말 절대 안해요.”
“작년에 원당행복학습관에 뮤지컬 수업 들으러갔다가 최지숙 선생님에게 반해서 바스락 같이 하게 됐어요. 회사원이고 회계관련 업무 해요. 연기, 배우가 꿈이었지만 노래를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바스락 덕분에 무대에도 서고, 꿈을 이룬 느낌이에요. 이번 작품에서는 이스트, 렌달 1인 2역 맡았어요.” (전율)
교사, 회사원, 출판사 이사 등 직장생활만으로도 바쁘지만 벌써 12년 넘게 이중생활을 해오고 있는 바스락 멤버들. 매년 정기공연을 계속해왔다. ‘바람처럼 스며드는 즐거움’이란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 주부 뮤지컬단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조경일·전율씨 등 남성 멤버도 함께 하고 있다.
“퇴근후 달려오면서 너무 힘들어서 이걸 왜하나 하죠. 내시경 앞두고 마음졸이다가 정작 해보면 후련한 그 느낌같다고나 할까요. 무대 올라가기 전 두렵다가도 정작 무대를 즐기고, 공연이 끝나고 즐기는 뿌듯함, 그 맛에 계속 하나 봐요.”
남진숙씨는 바스락 활동을 내시경과 비교했다.
뮤지컬 배우였던 최지숙씨가 동네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가르치다고 엄마들이 재미있겠다며 손을 들어 바스락이 만들어졌다. 학교의 뮤지컬 수업과 다양한 예술 강사로 활동 중인 최씨가 연기지도부터 연출, 대본, 조명, 편곡, 안무 등 ‘모든 것의 모든 것’을 맡고 있다.
매번 새로운 작품, 배역을 맡으며 멤버들은 주부, 직장인, 남편, 아내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된다. 이번 작품에서 최지숙씨는 “옴팡지게 사랑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 가상의 공간에서 배우와 관객 모두 마음이 촉촉한 사랑을 해보자”고 전했다.
바스락 극단은 남여 누구나 참여가능하다. 연습 매주 목요일 오후 8~10시. 문의 010-4254-0341(최지숙, 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