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으로 소아암 아이 돌보며…"
‘우리동네 서로돌봄 마당’ 특강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저자 신성아
[고양신문] “워킹맘으로 아픈 아이를 돌보면서 국립암센터에서 2년여 투병했는데 병원에서 만난 보호자의 72%가 여성이에요. 아내, 딸, 아니면 여성 간병인 순입니다. 소아암 환자들의 경우도 엄마가 주 돌봄자이고 아빠가 하는 경우는 엄마가 임신을 하거나 불가피한 경우에만 하죠. 엄마는 돌봄을 하면서도 혹시 나 때문에 아이가 아픈지를 염려하지만 아빠들은 어쩌다 와도 칭찬을 받아요.”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의 저자, 전 국회의원 보좌관인 신성아 작가의 말이다. ‘우리동네 서로돌봄 마당’이 주최하고 여성환경연대가 지원하는 ‘성평등한 서로돌봄의 조건을 묻다’ 강의가 지난달 30일 동녘교회(덕양구 토당동)에서 열렸다.
국회 보좌관으로 일하던 신 작가는 2022년 갑작스럽게 아이가 급성 백혈병이라는 소식을 듣는다. 누구보다 바쁘게 지내던 그는 아픈 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역할을 감당하며 한국사회에서 돌봄, 희생을 고민하게 됐다.
“한국사회에서 돌봄은 특정 성별의 희생과 노고가 많이 투입되는 것이 현실이에요. 특정 성별의 희생에 기대지 않고, 각자 조건과 관계없이 모두가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생각거리와 필요한 정책을 고민하고 나누는 자리로 성평등한 서로돌봄, 상상만 해도 좋지 않나요.”
신 작가가 주최 측에 제안한 제목과 설명글이다. 그는 국립암센터에서 아이를 간병하며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그렇게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이 책으로 나왔다. “돌봄자는 완전히 개인성이 삭제돼 개인 일상과 개인 취향이 하나도 보존되지 않는 그런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돌봄에 있어선 역사가 여전히 반복되는 느낌이에요.”
신성아 작가는 1999년 4월 미국 컬럼비아 고등학교의 졸업반 학생 두 명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같은 학교 학생과 교사 13명을 죽이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자살했던 가해자의 엄마 수 클리보드가 펴낸 책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책을 인용했다. “총기 난사 사건 범죄자의 엄마나 난치병 아이의 엄마나 죄의식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불과 18세기 때도 아이가 기형으로 태어나면 어머니의 욕망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조현병은 최근까지도 부모의 무의식적 정서가 영향을 미쳤고, 자녀의 자폐증은 엄마가 육아 과정에 냉정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했죠.”
“돌봄을 아름답게 하느냐 아름답지 않게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돌봄을 함께 나눠야 되는데 특정 성별에 편중돼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신 작가는 “돌봄의 성별이 문제가 아니라 대상과의 관계에서 좀 더 생각을 좀 자유롭게 많이 발전을 시켜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도입한 필리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된장찌개 정식이 1만원이 넘는 나라에서 일을 하라고 하면서 필리핀 물가를 말하는 건 말이 안됩니다. 돌봄과 가사가 여성에 편중된 이 상황에 대한 고민이 하나도 없이 자국의 여성이 기피했던 같은 이유로 다른 나라 여성들에게 그 업무를 떠넘기는 건 문제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