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독자적 ‘UAM산업 육성 협의체’ 구성해야
제50회 고양경제포럼-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 UAM 상용화 시대, 고양시의 역할 모색
UAM의 핵심이슈는 안전성
상용화 위한 선결과제로
안전성 인증체계 마련돼야
항공대 중심 전문인력 양성 필요
[고양신문] ‘21세기 모빌리티의 혁명’이라 불리는 UAM(도심항공교통)이 상용화되기 위해 어떤 선결과제가 있을까. 또한 각 지자체가 UAM 생태계 구성의 주역이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고양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양신문 주최로 지난 16일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제50회 고양경제포럼(회장 이상헌)은 허희영 한국항공대(KAU) 총장을 초청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법과 견해를 들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안전성 검증할 인증체계 부재
허희영 항공대 총장은 UAM의 핵심이슈는 단연 ‘안전성’이라고 강조했다. 허 총장은 “UAM의 성패는 안전성 확보에서 갈린다. 안전성 입증은 사업화의 전제조건”이라며 “기체의 안전성에 대해 구체적인 기술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기체 인증이 완료되더라도 운항에 대한 안전 증명 등의 절차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허 총장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신기술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파리올림픽 ‘플라잉 택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파리 남서쪽 버티포트에서 베르사유 궁전 옆까지 17㎞를 이동하며 올림픽 축제의 팡파르를 알릴 계획이었던 UAM 시범 서비스는 3년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내비친 자신감과 달리 결과적으로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안전 규정을 포함한 각종 규제와 환경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파리올림픽 ‘플라잉 택시’의 핵심부품이 유럽항공안전청(EASA) 등으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국토부 주관의 K-UAM 실증사업 역시 초점이 안전성에 맞춰져 있다. 청라~계양아라뱃길 구간에서 실증을 진행한 후 킨텍스~김포공항 노선에서 실증을 이어가는 것도 ‘과연 사람이 타는 비행체와 비행 과정에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가’를 시험하는 것이다.
허희영 총장은 이렇게 중요한 안전성을 검증할 인증 체계가 국내에서는 부재하는 점이 UAM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허 총장은 “정부가 밝혀온 대로 2025년 상용화는 기체 자체의 안전성, 완성된 기체의 비행 안전성을 확인하는 인증 체계가 없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희영 총장은 ‘K-UAM’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독자적인 인증체계를 개발하려고 드는 것이 UAM 상용화를 늦춘다고 지적했다. 허 총장은 “상용 부품이 아닌 자체 개발한 부품과 시스템을 만들고 이 부품과 시스템에 맞는 독자적인 인증체계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보다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기준으로 따르고 있는 미국의 연방항공청(FAA)을 적용해 상용부품과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시간을 단축시킨다”고 말했다.
한국항공대 R&D 인력 활용해야
허희영 총장은 이날 고양시가 처한 UAM산업 환경이 어떠한 강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위협과 기회요인이 있는지를 정리한 SWOT 분석 자료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양시의 강점으로는 우선 국토부로부터 UAM 시범운영 지역으로 선정됐다는 점, 배후도시의 풍부한 교통수요가 있다는 점, 한국항공대의 R&D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약점으로는 정부가 경남 사천, 전남 고흥, 대전을 세 축으로 하는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 체제를 구축해 2045년까지 우주산업 규모를 10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이와 연관된 UAM 산업에서 이들 지자체에 비해 후발주자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기회요인으로는 세계 5위권의 국내 기술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국내외 연구기관이 수도권을 선호한다는 점을 꼽았고, 위협요인으로는 UAM산업과 관련한 전국 지자체의 역할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경기도의 UAM산업 정책이 부재하다는 점을 들었다.
허희영 총장은 이어 고양시의 UAM 육성정책의 기본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허 총장은 “고양시는 UAM산업 육성이 왜 절실한 요구인지에 대한 논리를 발굴하고 활용해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정책의지를 표명하고 산·관·학 정책토론회와 세미나를 활성화하며 김포공항, 인천국제공항과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UAM산업 육성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강조됐다. 허 총장은 “대기업, 정부출연기관, 스타트업을 유치해 육성 협의체로 포섭해야 한다. 특히 육성협의체 구성을 위해 한국항공대의 강점을 활용해 정책을 개발하고 한국항공대 중심의 전문인력 양성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