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인증 체계 없이 내년 UAM 상용화 “쉽지 않다” 

K-UAM 실증사업 어디까지 왔나

2024-10-19     이병우 기자

1단계 고흥 실증사업 종료돼야  
2단계 킨텍스~김포공항 실증
1단계 종료, 올 12월에서 연장
안전성 인증 체계 확립 ‘난관’ 

[고양신문] UAM(도심항공교통)이 미래 도심 운송체계로 각광받고 있다. 내연기관이 아닌 연료전지와 배터리로 전기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인 UAM이 각광받는 이유는 도심 내 교통체증과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높은 교통혼잡비용을 부담하고 있고, 국내 총 탄소배출량 중 교통분야가 약 21%를 차지하기 때문에 UAM에 대한 기대가 특별하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2020년부터 UAM 상용화를 위한 법 제정과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또한 내년 UAM 초기 상용화 시점으로 보고 현재 ‘K-UAM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UAM 상용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이 확보된 기체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인데, 아직 기체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안전성을 검증할 인증 절차에 통과한 기체 확보가 안됐기 때문이다. 

원인은 이 안전성을 검증할 만한 인증 체계 자체가 없다는 점에 있다. 인증 체계란 기존 항공기 인증 절차를 UAM 전용 기체의 기술적·형태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인증 절차로 수정하는 것이다. 즉 기체의 설계-생산-운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안전성을 위한 요구사항을 적합하게 충족했는지 기술적으로 판단·평가하는 일련의 체계를 말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정부가 밝혀온 대로 2025년 상용화는 기체 자체의 안전성, 완성된 기체의 비행 안전성을 확인하는 인증 체계가 없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UAM용 안전 인증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국내도 자체적인 ‘한국형’ 인증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토부가 내년 고양시 킨텍스에서 김포공항까지 14㎞ 구간에 대한 K-UAM 실증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UAM 기체를 확보하고 이후 UAM 기체의 규격과 하중에 맞는 버티포트를 건설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고양시 드론산업팀 담당자는 “가장 빠른 버티포트 착공시기를 올해 11월로 예상할 수 있지만, 이때는 이미 땅이 얼기 시작해 땅파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본격적인 착공은 내년 언 땅이 녹을 무렵이 되어야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안전성을 검증하는 인증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현재는 안전성을 검증하는 인증 체계가 없는 상태에서 K-UAM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K-UAM 실증사업은 전남 고흥 개활지에서 진행되는 1단계와 수도권 도심에서 진행되는 2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조종사 탑승이 선택 사황이지만 2단계는 조종사 탑승이 필수사항으로 더 까다로운 안전성에 대한 인증 체계를 요하고 있다. K-UAM 실증사업 2단계는 △아라뱃길(드론인증센터~계양) △한강(고양 킨텍스~김포공항~여의도) △탄천(송파구잠실헬기장~수서역) 노선이 있다.

국토부 주관 K-UAM 2단계 실증노선. 아라뱃길(드론인증센터~계양), 한강(고양 킨텍스~김포공항~여의도), 탄천(송파구잠실헬기장~수서역) 노선에 대해 순차적으로 실증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K-UAM 실증사업 1단계는 전남 고흥 개활지에서 작년 8월 착수됐다. 당초 올해 12월까지 실증사업 1단계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실증기간이 늘어나게 됐다. 

국토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 관계자는 “1단계 실증사업에 참여한 일부 컨소시엄이 변경되는 바람에 실증기간이 늘어지게 됐다. K-UAM 1단계 실증사업이 끝나야지만 킨텍스에서 김포공항까지 14㎞ 구간이 속한 2단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증기간이 종료되지 않고 늘어지는 근원적인 이유는 정성을 검증하는 인증 체계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인증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기체 제조사의 안전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비행 시뮬레이션 훈련 장치 적합성을 점검해야 하며, 기체 조종사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하는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배재성 한국항공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UAM용 인증 제도를 만들고 기체 제작사들이 인증을 받기까진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