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땅' 대곡역세권마저 아파트단지로… 9400세대 미니신도시
국토부,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후속조치 무늬는 지식융합단지, 본질은 택지개발 주택 외 구체적 개발계획 빠진 정부발표
[고양신문] 고양시 최대 교통요충지인 대곡역세권이 결국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5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8·8)’의 후속 조치로 대곡역 주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199만㎡(60만3000평)를 해제해 9400세대 주택단지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신규 택지 후보지로 △고양시 대곡역세권(9400세대) △의왕시 오전·왕곡동(1만4000세대) △의정부시 신곡·용현동 일대(7000세대) △서울 서초구 원지·우면동 일대 서리풀 지구(2만 세대) 등 4곳을 정해 발표했다. 결국 대곡역세권은 서울과 수도권에 약 5만 세대를 공급하기 위한 신규 택지개발지구의 하나로 이용되는 셈이다.
대곡역세권은 올해 말 개통예정인 GTX-A와 교외선을 비롯해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 5개 철도노선이 모이는 곳으로, 고양시가 대곡역환승센터를 중심으로 첨단자족도시로 조성하려 했던 곳이다.
대곡역세권 개발사업은 2016년 3월 한국철도시설공단, 경기도시공사, 고양도시관리공사 등 3자가 공동사업시행자로 나서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업시행 의사를 중도에 철회했다. 공단이 자체적으로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대곡역세권 개발에 대해 사업타당성 용역에서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결과에 따른 것이다. 그 이후 대곡역세권 개발사업은 사업시행자를 찾지 못해 흐지부지되면서 대곡역 주변은 지금까지 허허벌판으로 방치돼왔다.
하지만 이날 발표와 관련, 고양시에서 개발 잠재력이 가장 큰 대곡역세권이 구체적인 개발계획 없이 신규 택지개발지구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최근 창릉신도시에 공원·녹지 비율을 줄이는 대신 2485세대를 추가해 주택물량을 총 3만8073세대 규모로 늘리기로 하면서 ‘자족기능 없는 신도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던 상황이었다. 여기다가 고양시는 경제자유구역 후보지인 JDS지구 17.66㎢(534만평)에 2만8000세대의 주택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춘열 고양시 풀뿌리공동체 정책위원장은 “60만평에 9400세대의 주택규모는 그다지 큰 편은 아니다. 그렇다면 전체적인 대곡역세권 개발계획의 일부로서 주택계획을 발표해야 하는데, 이번 정부의 발표는 주택을 일단 짓고 보자는 식으로 다분히 즉흥적이다”고 지적했다.
물론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곡역세권을 ‘역세권 중심으로 자족·업무시설을 중점 배치해 상업·문화·생활시설이 연계된 지식융합단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고양시도 이날 이동환 시장이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주거 위주의 개발을 최소화하고 역세권 중심의 자족기능을 강화해 지식융합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9400세대 주택단지를 짓는다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지식융합단지를 어떻게 조성하겠다는 언급은 국토부도 고양시도 없었다. 지식융합단지 조성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9400세대 주택단지’에 비해 불분명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구별 개발방향은 입지 특성, 지자체별 특화계획, 주변 지역과 연계개발 효과 등을 고려해 지차체·전문가 등과 논의를 거쳐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수립할 때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만 전했다.
국토부는 이번에 발표한 대곡역세권 등 신규택지에 대해 지구지정 전 보상조사 착수, 지구계획 수립 조기화 등 행정절차를 단축해 2026년 상반기 지구지정,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입주를 목표로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