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자족기능 대곡역세권 한곳으로 흡수될 수도  

대곡역세권 신규택지 지정 여파 창릉신도시·일산테크노밸리 

2024-11-08     이병우 기자

창릉신도시·일산테크노밸리 놓고
저울질 기업들, 대곡으로 쏠려 
기업수요 비해 자족용지 과잉
이제 창릉도 미분양 걱정할 판 

[고양신문] 대곡역세권의 개발이 창릉신도시와 일산테크노밸리의 기업유치 등 자족기능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양시 최대 교통요충지에 9400세대의 주택이 공급되는 것도 문제지만, 현시점에서 대곡역세권 개발은 창릉신도시와 일산테크노밸리에 유입되어야 할 자족기능이 대곡역세권으로 쏠리게 만든다는 문제를 낳는다는 지적이다. 

고양시에서 기업유치 등 자족기능 확보를 위해 벌여놓은 사업이 일산테크노밸리, 고양방송영상밸리, 창릉신도시에다 민선8기 들어와 추진하고 있는, JDS지구 총 17.66㎢(534만평)을 대상으로 한 경제자유구도 있다. 여기에다 대곡역세권까지 개발이 가세하게 된 셈이다.

사실 고양시는 기업 수요에 비해 자족용지가 과잉인 상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산테크노밸리 전체 용지 85만385㎡(26만평) 중에서 상업시설용지와 도로‧공원·주차장시설을 제외한 자족용지는 약 36만8125만㎡(11만평)에 이른다. 고양방송영상밸리 역시 70만2030㎡(21만평) 중에서 3669세대가 들어설 주택건설용지, 상업시설용지 등을 제외한 자족용지는 30만2916㎡(9만평) 규모다. 창릉신도시 789만㎡(239만평) 중에서 자족용지는 약 135만㎡(약 41만평) 규모다. 고양시가 이렇게 많은 자족용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기업유치 등 실속은 얼마나 챙길지 미지수로 남아있다. 

대부분이 논밭으로 이뤄진 대곡역세권 개발 대상지. 사진제공 = 고양시

자족기능 끌어당기는 ‘블랙홀’
대곡역세권 개발 자체만 놓고 보면 긍정적이지만, 창릉신도시와 일산테크노밸리 등 기존에 진행되던 개발사업 동력을 대곡역세권 개발이 상당부분 흡수한다는 점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홍열 시의원은 “당장 올해말 토지분양이 계획되어 있던 일산테크노밸리에 입주의향이 있던 기업들이 저울질 끝에 또 다른 선택지가 된 대곡역세권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면서 “현시점에서 대곡역세권 개발은 최악의 경우 고양시의 자족기능을 흡수하는 블랙홀이 될 것이다. 창릉신도시는 물론 일산테크노밸리 마저 외곽으로 취급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을 우려해서 고양시는 당초 대곡역세권의 개발을 마지막 순위에 두었다. 8493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일산테크노밸리 사업에 고양시·고양도시개발공사는 참여율 35%를 가지고 있어 약 3000억원 예산을 분담해야 한다. 또한 약 12조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창릉신도시 조성사업에 고양시·고양도시개발공사는 참여율 10%를 가지고 있어 약 1조2000억원의 예산을 분담해야 한다. 대곡역세권의 개발은 일산테크노밸리, 창릉신도시 조성사업으로 고양시가 거둔 개발이익금을 활용한다는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따라서 고양시 토지이용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대곡역세권 개발 발표시점이 지금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임홍열 시의원은 “민선 7기 고양시는 일산테크노밸리를 먼저 개발하고, 창릉신도시 주택과 자족시설을 조성한 다음, 그 개발이익으로 대곡역세권 개발을 추진하려던 장기적 로드맵이 있었다. 마지막 카드로 빼내야할 대곡역세권 개발이 정부에 의해 현재 당장 추진됨으로써 고양시가 세운 장기적 로드맵이 흐트러졌다”고 말했다

주택공급지로 고양시 이용 반복  
사실 고양시는 일산서북부의 기업수요는 한정적이어서 기업유치가 불확실한 곳이다. 그런데 정책적으로 주택공급이 필요할 때마다 정부가 용이하게 활용하는 곳 또한 고양시다. 

실제로 2만6000세대의 삼송지구, 9800세대의 향동지구, 8600세대의 원흥지구, 9100세대의 지축지구, 4800세대의 덕은지구가 입주를 마쳤으며 3만8000가구 규모의 창릉신도시와 1만1800세대의 장항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에 있다. 여기에다 경제자유구역이 추진되는 JDS지구 2만8000세대, 대곡역세권 9400세대까지 더한다면 ‘공급폭탄’이라는 말이 과장된 수식어는 아니다. 

특히 서울과 가까운 창릉신도시는 미분양이 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었는데, 이번 대곡역세권에 9400세대의 주택공급이 이뤄짐으로써 그런 전망도 흐려지게 됐다. 창릉신도시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입지가 워낙 좋은 곳이어서 미분양은 생각지 않고 있었는데, 대곡역세권 개발이 변수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