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데이터센터 문제에 왜 고양주민 배제하나"

주민 반발로 데이터센터 토론회 파행

2024-11-19     이로운 기자

고양 5곳 데이터센터 건립 관련
당초 고양주민 패널로 계획했다가
서울 주민으로 교체된 데 강력 항의
"강의 말고 토론 자리 가져야"

[고양신문] 고양시에 지어지는 데이터센터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하는 토론회에서 정작 고양 주민들의 목소리가 묵살돼 큰 반발을 샀다. 18일 고양연구원과 경기일보가 주최한 ‘데이터센터 건립, 합리적 방안은?’ 토론회의 주민 패널은 당초 고양시 문봉동, 사리현동 주민으로 계획됐었다. 그러나 토론회 당일 고양 주민 대신 서울시 목동 주민이 패널로 참여하자 토론회장에 있던 고양 주민들은 토론회를 중단시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게 무슨 토론회냐"라며 토론회 패널들 앞을 가로 막은 주민들.

이날 토론회는 고양시 5곳(덕이·문봉·식사·사리현·향동)에서 진행되는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이 전자파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진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데이터센터로부터 나오는 전자파가 사실상 인체에 그다지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알림으로써 주민들을 설득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하지만 당초 패널로 참여하기로 했던 고양 주민 대신 타 지역 주민이 패널로 나선 데 대해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토론회는 시작조차 못하고 무산됐다. 패널 교체와 관련해 고양연구원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 목동 주민을 참여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이날 토론회 인사말을 마친 후 곧바로 토론장을 떠났다.

앞서 이동환 고양시장, 김운남 고양시의장, 김현호 고양연구원장, 이용성 경기일보 편집이사는 인사말과 개회사에서 데이터센터의 시대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영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황태욱 전자파안전정보센터장, 홍승철 인제대 교수는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자파 영향, 입지조건, 기대효과 등을 주제로 발제를 했다. 
인사말과 발제가 2시간가량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주민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토론회를 기다렸다. 이날 토론회 계획(안)에 따르면 토론자 패널로 교수진으로 구성된 전문가와 함께 주민대표 패널로 ‘문봉·사리현동 주민대표 2인’이 참석하기로 했던 것. 

고덕희 고양시의원은 주민 대표 자리에 앉은 패널에게 "어느 지역 사람인지"를 물었고 이에 "목동 시민"이라고 답변하자 청중석에 있던 고양 주민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강력하게 항의했다.

토론회 청중석에 있던 주민들은 “고양시 문제에 왜 다른 지역 사람을 주민대표로 세웠냐“라며 “이동환 시장은 갑자기 사라지고 왜 전부 타 지역 사람들만 남아있냐”라며 성토했다. 

향동동 한 주민은 “우리는 데이터센터가 지어지는 동안 어떤 건물인지조차 몰랐고, 데이터센터가 가동 될 때까지 주민 설명회는 단 한 번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식사동의 한 주민은 “식사동은 가장 큰 데이터센터가 들어온다는데 애초에 오늘 자리에 우리를 부르지도 않았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문봉동 주민은 “우리가 학생이냐. 우린 강의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니라 우리 입장을 말하려고 온 것인데 이게 어떻게 토론회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민들은 거센 항의 후 토론회장을 떠났고 주최 측은 "주민들의 뜻을 이동환 시장에게 잘 전달하겠다"는 말로 토론회를 마쳤다.

각 지역 주민들은 번갈아 발언을 마친 후 일제히 퇴장했다. 이에 주최 측은 "이동환 시장님에게 내용을 잘 전달하겠다"라며 토론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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