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천금 같았던 30분, 계엄군 진입 막아”
국회의원 긴급 인터뷰_김성회 고양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가결까지 숨가빴던 2시간 30분. 이 시간이 누구보다 길게 느껴졌던 건 다름 아닌 국회 본회의장 안에 있었던 국회의원들이었다. 당시 고양시 국회의원 4명은 각자 어디에 있었으며 어떤 심정이었을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열흘 넘게 국회 안에서 비상대기를 이어가고 있는 김성회, 한준호, 이기헌, 김영환 의원(더불어민주당, 갑을병정 순)을 지난 11일 국회 현장에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고양신문]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에서 자려고 누웠던 상황이었어요. 제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의정활동을 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데 기자회견 내용을 듣는데 갑자기 반국가단체 이야기가 나오는 거에요. 심상치 않다 싶어서 급히 옷을 갈아입었는데 의원 단톡방에서는 당장 국회로 모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혹시 제 차량으로 가면 검거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급히 택시를 타고 이동했죠.”
국회 인근에 내린 김성회 의원은 다소 경비가 허술해 보이는 담장을 찾아 넘어갔다. 이미 국회 내부는 진입을 시도하는 시민, 보좌관, 국회의원들과 이를 막는 경찰들 간의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인 상황이었다.
“급한대로 일단 (제가 운영하는)유튜브 생중계를 켰어요. 만약 국회 내부가 계엄군에 장악된 상태라면 바로 연행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 영상기록이라도 남겨야겠다 싶어서요.”
다행히 본회의장에 무사히 도착한 김 의원은 일단 계엄해제 결의안 통과를 위한 정족수 확보를 위해 동료 의원들에게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벌써 와 있는 의원도 있었고 상당수가 5~10분 만에 일사분란하게 본회의장으로 모이고 있었다”며 “좀 멀리 떨어져 있던 의원들도 1시간 안에 다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정족수를 넘길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성회 의원은 돌이켜보면 아찔한 순간이 많았다고 했다. 계엄군을 태운 헬기가 조금이라도 일찍 국회에 도착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을 거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원래 여의도가 비행금지구역이 아니었는데 대통령 관저가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겨가면서 여의도도 금지구역으로 설정됐다”며 “덕분에 특전사 헬기가 이동하던 중 공군의 허가를 받는 시간이 필요했고 여기에 소요됐던 30분 덕분에 상당수의 국회의원이 본회의장 안에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계엄해제 요구안 통과를 지연시켰던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에 대한 분노도 표출했다. 김 의원은 “한시가 급박했던 상황에서 정작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국회 밖 당사로 집결시키고 국회의장에게는 본회의를 30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기만행위를 했다”며 “나중에 밝혀졌지만 이 과정에서 윤석열이 직접 특전사에 전화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왔는데 빨리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했었던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마지막으로 위급했던 당시 국회 앞으로 달려와 준 고양시민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김성회 의원은 “탄핵을 통해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현 대통령의 직무를 중단시키고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이번 내란사태와 관련된 사안을 철저히 파헤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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