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생명력 '무궁화',
시민에 더 가까워지도록 가꿀 것

[마을과 함께하는 이웃] 고양시 무궁화사랑봉사단 작년 봄 창단해, 40여 명 활동 나무 전정작업·주변 환경정화 활동 "고양시에 무궁화동산 생겼으면"

2024-12-19     한진수 기자

[고양신문] 본격적으로 겨울 문턱을 넘어선 이달 3일 고양시 주엽동 강선공원에서 특별한 활동이 있었다. 고양특례시 무궁화사랑 봉사단(회장 진기철)이 (사)무궁화연대 송희섭 회장과 정영희 상임이사, 우리무궁화연구소 이춘강 소장 등 무궁화 전문가들을 초대해 무궁화나무 전정 작업과 관련된 실무 교육을 진행한 것이다.

지난 3일 강선공원에서 무궁화사랑 봉사단이 전문가에게 무궁화나무 전정작업을 배우고 있다.

이 자리에는 봉사단원뿐만 아니라 일산서구 서병하 구청장, 고양시공원관리사업소, 송포동 행정복지센터, 고양시자원봉사센터, 김완규·심홍순 도의원 등 여러 단체와 인사들이 참여해 무궁화 전정 작업(곁가지를 자르고 다듬는 일)에 함께했다. 겨울철 전정으로 무궁화나무가 더 건강하고 꽃이 많이 필 수 있도록 돕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진기철 회장이 전정작업을 하고 있다. 무궁화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진기철 무궁화사랑 봉사단 회장은 “이번 교육은 봉사단이 무궁화나무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책이나 매체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이었다. 특히, 관리방법을 전문가에게 직접 배우는 방식이 참가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일산서구 장월평천 등에 있는 무궁화. 관리가 안돼 넝쿨과 잡초가 무궁화를 뒤덮었다.

무궁화사랑 봉사단은 2023년 봄,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소소하게 출발했다. 고양시에 봉사단을 설립하자는 (사)무궁화연대 제안에 몇몇 시민들이 모여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현재 회원은 약 40명으로, 단체가 설립된 지 1년 반 정도밖에 안됐지만 무궁화 관리와 보급을 위한 단원들의 열정은 남다르다. 특히 창단 전부터 회원들이 지역 곳곳에 무궁화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며 의기투합했다. 지역 곳곳을 다니며 눈으로 본 무궁화는 관리가 필요해 보였고, 방치된 무궁화를 보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회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무궁화사랑 봉사단이 무궁화나무 주위의 잡초와 온갖 풀들을 걷어내고 있다.

임하정 무궁화사랑 봉사단 사무국장은 “무궁화관리지도사 자격증 과정을 통해 전반적인 교육을 받았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며, “적은 지식이지만 고양시에 하나하나 적용해 무궁화를 널리 알리고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활동가 공부를 이어가겠다. 그 중심에는 우리 봉사단이 있을 테니 많은 시민의 참여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장월평천에서 봉사를 하는 봉사단원들.

무궁화사랑 봉사단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된다. 평생회비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자체 재원을 마련해 운영되고 있다. 오랜 역사는 아니지만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올해 4월, 고양시 컨벤션뷰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자체사업으로 킨텍스에 7종류의 무궁화나무 400여 주를 심었다. 이후 거름주기와 제초 작업, 전문가 조언을 받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지역사회에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킨텍스에 무궁화 나무를 심고 있는 무궁화사랑 봉사단.

그동안 주요 활동 지역은 일산서구 장월평천과 강선공원, 킨텍스 무궁화동산이었다. 이곳에서 전정작업을 하고 인근의 환경정화 활동을 꾸준히 펼치며 무궁화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무궁화를 한번 더 들여다보고 보살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고양시 전역에 우리의 꽃 무궁화를 알리고 관리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나경표 라경건설 대표의 후원으로 포크레인과 물차 등도 지원돼 나무심기 작업을 같이 했다.

강선공원 전정 작업에 동참한 정윤채 송포동장은 “무궁화나무는 봄 전에 전정해야 건강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무궁화사랑 봉사단과 함께 누구나 고양시 곳곳에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무궁화가 눈에 자주 보일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라며 “나무 관리와 주변 환경정화 활동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킨텍스에 활짝 핀 무궁화. 관심을 갖는다면 앞으로 더 큰 나무로 성장하고 풍성하게 꽃이 피어 있을 것이다.

무궁화는 대한민국의 국화로, 끈질긴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새로 피어나는 모습은 ‘끝이 없다’는 뜻의 ‘무궁(無窮)’과 닮아있다. 전국적으로 227개의 무궁화동산이 조성되어 있지만, 여전히 무궁화의 종류와 위치를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 이에 무궁화사랑봉사단은 고양시에도 무궁화동산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왼쪽부터)정윤채 송포동장, 서병하 일산서구청장, 김완규·심홍순 도의원도 무궁화 나무 관리에 관심이 많다.

진기철 회장은 “무궁화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 고양시에도 경기도 안산·전남 장성 무궁화동산 등과 같은 무궁화공원이 조성된다면 시민들에게도 휴식처가 되고 또한 무궁화를 제대로 알려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킨텍스 무궁화동산에 함께한 단원들.

무궁화사랑 봉사단은 2025년에 단체 정관을 마련해 임원을 선출하며 조직 체계를 강화하고, 지금까지 해오던 관리 등의 활동을 유지하며, 무궁화의 다양한 활용 방법과 그 가치를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무궁화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정신과 정체성을 상징한다. 고양시에서 무궁화사랑 봉사단이 펼치는 활동은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8월 24일, 제15회 안산나라꽃무궁화축제에서 진기철 회장이 안산시장 표창장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