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구강 건강의 연관성
김창기 사과나무의료재단 건강검진센터장의 건강칼럼
[고양신문]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형태의 질환으로, 한국 노인 치매 환자의 약 71.3%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다. 이 질환은 서서히 발병해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을 점진적으로 악화시키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현재 치매의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으므로 조기 진단과 선제적 관리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환자의 약 20%는 완치 가능하며 30~40%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50%는 중증으로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조기 검진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구강 건강이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치주염을 유발하는 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 gingivalis)는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 구강 내 염증이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해 뇌에서도 염증을 일으키고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원인 중 하나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진지발리스가 혈류를 통해 뇌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되면서 구강 건강관리가 치매 예방에서 단순한 구강 위생을 넘어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연구에서 보듯이 치매와 구강 건강은 그 연관성이 높으므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강과 전신 건강을 포괄하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항염증 및 신경 보호 효과가 입증된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D, 그리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혈류 순환을 개선하고 뇌의 신경 가소성을 촉진하면서 인지 기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셋째, 양질의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뇌세포를 회복하고 염증을 억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금연과 절주는 전신 염증과 치주염의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관리를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알츠온 검사’는 혈액 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화(올리고머화) 정도를 측정해 치매 발병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다. 평균 약 85%의 높은 정확도와 저위험, 경계단계, 고위험으로 검사결과를 분류해 개인 맞춤형 관리와 예방 계획도 세울 수 있다. 검사는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진행되기에 CT나 MRI 같은 뇌 영상 검사보다 경제적이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맞기 위한 핵심적 요소는 질병을 예방하고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해서는 전신 건강뿐만 아니라 구강 건강이 중요함을 꼭 인식해야 한다. 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가능하면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김창기 사과나무의료재단 건강검진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