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한일 과거사 청산’ 전시회 열려
고양시민회, 민족문제연구소 고파지부 주최 어울림누리 미술관 개최, 18명 작가 참여
[고양신문]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고양시에서 역사와 사회를 기록하는 작가 18명이 모여 전시를 기획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회 <3.1 운동에서 빛의 혁명으로>는 오는 2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 미술관에서 개최된다. 고양시민회와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가 주최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작가모임’이 주관한 전시회로 고경일, 김사리, 김서경, 김수빈, 김영미, 김운성, 김화순, 레오다브, 민정진, 박서연, 박성완, 백영욱, 이구영, 이정헌, 이하, 임대니, 조아진, 황은관 18명의 작가가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사회 변화를 꿈꾸며 예술로 실천하고 연구하는 작가들이다.
전시에 참가하는 작가들은 모두 ‘역사를 기록하는 작가모임’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2023년에는 대일항쟁기에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년을 맞이해 일본작가들과 연대하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 철거 위기에 있는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앞서 작년 8월 28일 고양시민단체 주관으로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가 개최된 바 있다. 이 행사는 평화의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한 김운성·김서경 조각가 부부가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패소 결정에 대한 대응의 의미도 담고 있었다. 지난 2023년 11월 대법원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상이 일본인을 모델로 만들어졌다'는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후원의 밤 행사로 전시장 대관료를 마련했으며 운반비와 도록 제작비용, 전국 투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펀딩을 시작했다. 펀딩은 2월 7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펀딩 시작 하루 만에 63명이 참여해 300만원의 후원금을 넘겼다. 목표 금액 달성 시 2월 18일부터 결제가 진행되며 선물1(18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UV프린터로 처리한 스티커를 붙인 A5 크라프트 무지 노트 ‘60p’ 18권), 선물2(18명의 작가들의 작품으로 인쇄한 스티커 붙인 보조배터리), 선물3(광복군의 문장을 새긴 열쇠고리) 중에서 선택해 증정한다.
펀딩 커뮤니티 텀블벅(https://link.tumblbug.com/AWG1M9oyTQb)에 접속해 펀딩을 할수 있다. 선물 세트는 전시장에서 직접 구입이 가능하다
참여작가 김서경씨는 “2025년은 일본이 대한제국의 국가 내정을 장악하기 시작했던 을사늑약 120년, 일본제국주의로부터 광복 80주년, 한일과거사 청산의 걸림돌이 된 1965년 한일협정 60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30년 동안 이루어 온, 정의회복의 역사를 10억 엔에 팔아버린 2015년은 한·일합의 10년이 되는 해다. 이에 역사를 기록하는 작가들이 모여 2025년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날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대니 임(임동은) 작가는 ‘조선의 오누이’ 작품을 선보인다. 임 작가는 그림을 설명하며 “36년간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치고 나라가 없어 끌려간 소년과 소녀다. 그들이 있어 지금의 우리가 있다. 을사늑약이 있은 지 120년이 흘렀고 광복을 맞은 지 8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완전한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들 조선의 오누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잊지 말아야 할 이유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조선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했으며 1994년 제7회 광주직할시 미술대전 대상을 받았다. 순수 작업과 삽화, 앨범커버 작업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LEODAV 작가는 ‘백범 flow’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의 이름은 Leonardo Da Vinchi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다빈치의 이름을 줄여서 LEO-DA-V=LEODAV 라는 Tagname을 만들게 됐고 한국 그래피티 문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작품에 대해 작가는 “백범 김구 선생님의 시그니처 표정인 환한 웃음을 배경으로 이미지를 제작했다. 문화의 힘을 강조하던 모습을 다채로운 색과 문양 단어들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1998년 그래피티를 시작해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삼청동의 독립운동가 그리피티 시리즈와 <LOVE CAMO> 시리즈가 있다. HYBE, YG, SM, JYP 엔터테이먼트와 협업을 했고, GD X 태양의 첫 번째 싱글 앨범 <GOOD BOY>의 앨범 아트웍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유퀴즈 온더 블럭['의 로고와 티져 영상 그래피티 작업을 했으며 HBAF, BMW, GUCCI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김화순 작가는 <하제 팽나무 아래서 평화를 궁리하다> 작품을 선보인다. 김 작가는 작품을 설명하며 “군산에는 거대한 미군 부대가 있다. 지도에도 없고, 센프란시스코 주소지를 한 미군부대는 군산공항까지 소유하고 있다. 그 넓은 땅을 빼앗아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2000년 하제마을과 접해 있는 울타리 옆에 탄약고를 짓고 안전거리를 설정해 주민들을 쫓아냈다. 하제마을은 600여 가구가 이주하고 이제 두 집만 남았다. 군사적 목적으로 하제마을의 평화는 일순간 무너진 것이다. 이것은 현재 우리 나라에서 진행 중인 사건이다. 집들을 철거한 마을 터에 오랫동안 그 마을과 함께 한 600년 팽나무가 드러났다. 사람들이 모여 팽나무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 궁리를 한다”고 전했다. 팽나무 앞에서는 매달 한 번씩 ‘팽팽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자하미술관, 오월미술관, 무등갤러리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역사의식이 담긴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참여 작가인 김서경씨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강연에서 이야기한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문장을 언급하며 “우리는 2025년 과거의 역사가 미래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며 다시 만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