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곳 고양시 지식산업센터 입주율 겨우 56%

최근 준공 3곳은 고작 5~10% 추가 준공 지산센터 6곳이나 각광받던 시설이 이젠 과잉공급 “입주업종 확대·세제혜택 함께”  

2025-02-14     이병우 기자
덕양구 향동동에 있는 지시산업센터. 부동산시장이 비교적 호황이었던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는 규제 완화 바람을 타고 각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지식산업센터를 신축할 정도로 각광을 받았던 지식산업센터가 이제는 입주율 저조와 맞물려 공급과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손동숙 시의원

[고양신문] 수도권 규제에 막혀 산업기반이 부족한 고양시로서는 지식산업센터가 기업 유치의 중요한 시설임에도 이제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실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 고양시에서 준공되어 운영되는 지식산업센터는 총 25곳(덕양구 20곳·일산동구 5곳)으로, 입주한 기업수는 4320여개다. 지식산업센터마다 가지고 있는 호실 수는 적은 곳은 9개인 반면 많은 곳은 1000개가 넘는 곳도 있어 천차만별이다. 25곳 지식산업센터의 전체 호실수를 합산하면 1만1443호인데, 이 중 입주는 6404호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호실수 기준으로 따졌을 때 입주율은 56% 수준에 머무는 셈이다. 

공실 문제는 최근 준공된 지식산업센터일수록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준공됐던 고양시 내 지식산업센터 7곳 모두 입주율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7곳 중에서도 작년 4월 이후 준공된 3곳의 입주율은 겨우 5~10%로 특히 저조했다. 

이 같은 현황은 손동숙·장예선 시의원이 고양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지난 14일 열린 고양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자유발언에 나선 손동숙 의원은 “평일 오전 시간대에 근무자들의 차량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주차장조차 텅 비어 있는 모습을 보면, 실질적인 이용률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문제는 운영 중인 지식산업센터 25곳 외에 추가적으로 6곳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중 4곳은 올해 준공이 예정되어 있다. 지금의 입주율 추세를 보면 추가적으로 준공되는 지식산업센터는 텅 빌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처럼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부동산시장의 변화가 그 바탕에 있다. 부동산시장이 비교적 호황이었던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는 규제 완화 바람을 타고 각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지식산업센터를 신축할 정도로 각광을 받았다. 일반 공장과 달리 수도권 공장총량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해 투자수요가 크게 몰린 탓이다. 이렇다 할 산업단지가 없는 고양시로서는 지식산업센터가 산단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와 함께 지역경제활성화의 한 축으로 여겼다. 

하지만 2022년 이후 고금리와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신규 분양은 물론 거래도 드물어졌다. 위기상황으로 내몰린 지식산업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기존 분양자, 임대·임차인 모두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지식산업센터와 관련해 기초지자체가 할 수 있는 업무는 한정돼 있다. 설립과 계획, 분양은 민간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시가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설립절차에 따른 인허가, 설립 후 매년 3년에 걸친 실사 점검과 계도, 문제시 고발조치 정도다. 

장예선 시의원은 지난 14일 5분자유발언을 통해 “지식산업센터와 관련해 시에 주어진 권한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해, 공실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면 국회나 정부부처에 공식적으로 건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나름대로 작년부터 지식산업센터 업종 규제를 완화해 입주업종을 97개에서 126개로 확대했지만, 단순히 업종 확대가 공실률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 있는 업종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기업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일 때에는 가능했다. 지금처럼 내수경제가 심각하게 침체된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업종 확대와 함께 입주기업에 과감한 세제혜택도 동반되어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