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뜨거운 감자’ 추정분담금, 계획서에 명시해야   

국토부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지침’에서 의무화 

2025-02-21     이병우 기자

최근 치솟는 공사비로 추정분담금도 따라 오를 듯 
추정 분담금 과도할 경우, 주민들 재건축 회의감 가져 
공사비·일반 분양가 조정해 추정분담금 정정하기도 
1기  신도시 중 기준용적률 가장 낮은 일산, 우려 커


[고양신문] 노후계획도시의 특별정비계획을 수립할 때, 집주인들이 부담해야 할 추정 분담금을 계획서에 명시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재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담금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일산을 비롯한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에 가장 먼저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지침’ 제정안을 지난 14일부터 3월 4일까지 행정예고 후 고시한다고 밝혔다.

추정 분담금이란 정비사업에 소요되는 총 사업비용을 조합원별로 배분한 금액으로, 한국부동산원과 민간 신탁사 등에서 산출한다. 그동안 1기 신도시 재건축과 관련한 여러 계획이 나오기는 했지만, 집주인들이 재건축으로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 짐작만 할 뿐 정확한 액수는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지침으로 정확한 부담 금액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추정분담금은 용적률 적용 범위와 평형 등에 따라 분담금 차이를 보인다. 또한 공사비가 증가하면 추정분담금도 따라서 오르는데, 최근 공사비 급증함에 따라 일산보다 먼저 재건축에 뛰어든 서울의 경우 추정 분담금이 10억원을 훌쩍 넘겨버린 곳도 나타나고 있다. 공사비 급증 문제로 시공사가 공사 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경우 조합과 심각한 갈등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재건축을 통해 일반분양으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추정분담금이 과도할 경우 주민들은 재건축에 대한 회의감이 커질 수도 있다. 이미 1기 신도시 중 일부 재건축 추진 구역에서 추정분담금을 책정한 곳도 있는데, 분담금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분양가와 공사비를 조정해 결국 일정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고 정정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분당 양지마을 분담금 관련 설명회에서는 용적률 400%를 적용하는 경우 전용면적 133㎡(48평형) 소유자가 150㎡(54평형)은 약 7억100만원의 분담금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주민들이 과도한 분담금에 반발하자 양지마을 통합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분양가를 높이고 공사비를 조정해 동일 평형으로 이동 시 일정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고 정정했다.

백준 J&K 정비사업 대표는 “추정 분담금에 대한 신뢰 문제는 재건축 시장에서 첨예하게 불거질 수 있는 문제다. 서울시는 추정분담금검증위원회를 설치해 추정분담금에 대한 검증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추정분담금을 인위적으로 책정하는 일면이 있다. 이러한 맹점 때문에 한국부동산원이나 LH에서 컨설팅을 통해 추정분담금이 되도록 정확하게 책정되도록 컨설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나마 사업성이 낫다고 평가받는 분당의 분담금이 수억원으로 추산된다는 점이다. 일산의 경우는 기준 용적률이 300%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낮아 사업성을 우려한 주민들이 용적률 상향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분당보다 재건축 사업성이 낮다고 평가받는 일산은 기준 용적률이 300%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낮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일산 빌라단지 재건축 비상대책위’가 일산동구청 앞에서 연립주택의 기준용적률을 분당 수준(250%)으로 높여달라는 목소리를 내며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선도지구인 백송마을의 재건축 추진 관계자는 “분당의 경우 기준용적률이 326%인데 일산은 겨우 300%다. 이 차이는 사업성과 관련해 엄청난 차이다. 전용 84㎡ 아파트를 재건축할 경우 가구당 3억원 이상의 분담금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단지의 대부분 주민들은 이러한 경제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송마을 인근 공인중개업자는 “선도지구 발표로 주민들이 굉장히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현재는 분담금 문제 등으로 이전보다 기대감이 덜하고 거래도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